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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부8

물경 3회에 걸쳐 다룬 김훈 최질 막부정권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드라마라는 특성상 사초에 적힌 기록대로 따라갈 수는 없고 이른바 작가적 상상력을 덧보태기 마련이라, 예서 그 드라마 승패는 결정난다. 이 드라마를 지탱하는 3대 실록 축은 조선전기에 정리된 고려 쪽 기록으로 고려사와 고려사절요가 있고, 거란 쪽 기록으로는 원나라 지정至正 연간에 완성된 요사遼史가 있다. 이를 축으로 그 얼개를 엮어간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또 하나의 실록이다. 드라마는 이 과정에서 문제 또한 적지 않게 노출한다. 그를 논하기 전에 이 드라마가 불러낸 공로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정중부에 의한 무신정권 수립 100년 전에 이미 두 차례나 더 고려에는 막부정권이 있었음을 확실히 각인한 그것은 인정해야 한다. 물론 이 강조의 정변과 김훈 최질 막부정권.. 2024. 2. 26.
[제3차 고려 막부정권] (6) 서경 행차 빙자해 막부를 타도한 현종 1014년 11월 1일 출범한 김훈 막부정권은 존속기간이 아주 짧아 불과 4개월 만에 막을 내리고 만다. 그 사이 민심은 흉흉해져 쿠데타가 발발한 11월에는 난데없이 수도 개경에서 승려들이 군사를 일으켰다는 헛소문이 돌아 비상계엄이 발동되었는가 하면, 이듬해 1월에는 압록강을 끼고 다리를 건설하고는 그 동·서쪽에 성을 쌓을 거란을 징벌하고자 군대를 보내 시설을 파괴하고 했지만 이기지 못했다. 그런 거란이 1월 22일 계묘에 흥화진興化鎭을 포위하자 고려에서는 장군將軍 고적여高積餘와 조익趙弋이 맞서 물리치기도 했지만 거란의 공세는 계속되어 통주通州를 공격한 일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3월이 되자 현종은 서경 행차를 단행한다. 이것이 거란과 계속 부닥치는 서북면 일대 민심 안정화를 위한 것이었겠지만 이는 명분.. 2024. 2. 9.
[제3차 고려 막부정권] (4) 쿠데타 이틀 만에 막부를 만든 김훈과 최질 상장군 김훈金訓과 최질崔質이 주도한 쿠데타 군은 개떼처럼 궁궐로 들이닥쳐 덕석 말이를 해서 흠씬 두들겨 팬 황보유의黃甫兪義와 장연우張延祐를 현종 앞에 던지며 이 놈들을 내쫓으라 요구한다. 앞선 왕 목종이 어떻게 최후를 맞았는지를 생생히 기억하는 현종으로서는 아이고 나도 형님따라 가는구나 하고 자포자기했겠지만, 그네들 요구사항을 들어보니 순진하기 짝이 없어 가슴을 쓸어내렸다. 저들이 왕을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이 위기를 벗어나야 했다. 그들을 요구를 거부하면? 그 자리서 쫓겨나거나 목이 달아나기 때문이었다. 이 대목 고려사절요 기술은 다음과 같다. 왕은 여러 사람(쿠데타 주역들) 뜻을 거스르기가 조심스러웠으므로 일단 그들의 청을 따라 마침내 〈장연.. 2024. 2. 8.
[제3차 고려 막부정권] (2) 영업전이 당긴 반란의 씨앗 고려사를 통괄할 때 건국기를 막부정권 1기라 명명한다면, 강조가 목종을 시해하고 권력을 잡은 시기를 2차 막부정권이라 해야 한다. 그리고 대략 백년 시간이 흘러 정중부에 의한 우리가 아는 그 막부정권이 본격 개막한다. 종래 막부정권이라 하면 정중부 이래 최씨 집권기에 전성을 이루는 시기만을 특정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생각보다 더 다채롭고 생각보다 더 복잡했으며 생각보다 더 많았다. 당장 강조 정권이 막을 올린 고려 현종시대만 해도 강조 말고도 또 한 차례 막부정권이 있었으니, 이 자리에서는 그 이야기를 정리해 보려 한다. 이를 그 주모자 이름을 따서 김훈·최질 막부정권이라 해야 할 성 싶은데, 때는 현종 5년(1014) 11월. 작금 방영 중인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막 이 시기로 돌입하는 듯하거니와,.. 2024. 2. 7.
조정 안의 작은 조정, 막부幕府를 개창 개부開府한 김유신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에는 당과 더불어 고구려를 정벌한 직후 계림으로 귀환하는 도중에 남한주에 실시한 포상에서 문무왕이 김유신을 태대서발한太大舒發翰이라는 직위를 제수하고 식읍 5백 호를 내렸다 하거니와 그에 따른 부수 조치로 그를 보좌하는 이들에게도 각각 직위를 한 급씩 올려 주었다. [其諸察佐, 各賜位一級.] 는 대목을 실로 무심하게 지나쳤으니(삼국사기 원문 察는 정문연 교감대로 寮의 오타다.) 이것이 무엇을 말함인가? 주인을 포상했으니 그를 보좌하는 사람들도 한 등급씩 승진을 시켜줬다는 것인데 간단히 말해 부이사관은 이사관으로, 사무관은 이사관으로, 과장은 국장으로, 국장은 실장으로 한 등급씩 올려줬다는 말이다. 주인 잘 만나야 한다. 김유신을 보좌하는 관료들은 공무원이었다. 개인적으로 고용한 비서들이.. 2024. 1. 12.
라말여초의 "호족"과 일본사의 "무사단" 우리나라 라말여초에는 "호족"이란 세력이 있어 신라의 지배가 끝나자 한반도 전역에 호족의 세상이 펼쳐졌다. 한국사 라말여초의 "호족"에 상응하는 일본사의 세력은 누구일까? 바로 일본사에서 무가로 발전하게 되는 "무사단"이다. 무사단은 헤이안 시대 말기에 발생하는데 당초에는 귀족들의 보디가드로 출발했지만, 이내 귀족들을 무력으로 압도하고 무가정권을 수립한다. 가마쿠라, 무로마치, 에도 막부로 이어지는 사무라이 정권의 기원이 바로 이 무사단에 있다. 이 무사단은 그냥 몰려다니는 군사조직이 아니다. 무사단 자체가 땅을 차지한 봉건영주가 된다. 헤이안시대 말기에는 지방 영지를 점유하고 중앙의 통제(소위 율령체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무사단이 출현하기 시작하였다. 각지에 성립한 무사단이 서로 이합집산하며 싸우기 .. 2023.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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