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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치3

칡 모노가타리 칠게이 꽃이다. 이 칡이 가난의 탈출구이기도 한 적이 있다. 내가 중학교에 다닐 무렵이었다고 기억하는데 그 무렵 우리 동네에 누가 차렸는지는 알지 못하는 칡공장이란 괴물이 등장했다. 여기선 동네 사람들이 캐어다 나른 칡을 분쇄해선 즙을 만들고 칡가루를 생산했다. 킬로그람당 얼마씩 받았다고 기억하거니와 당시 시세로 봐도 칡캐느라 들인 공력에 견주어 값은 형편없었다고 기억하지만 이걸로 쏠쏠한 벌이가 됐음도 부인할 수 없다. 칡은 주로 겨울철에 캤다. 꽝꽝 언 땅을, 그것도 가시덤불 천지인 온산, 그리고 벼랑을 뒤져가며 칡을 캤다. 손발이 부러텄다. 그 무거운 칡은 먼산, 높은 산에선 지게로 져다 신작로로 내려와선 리아카나 경운기에 실다 공장에 갔다줬다. 우리 집엔 경운기가 없었다. 한 바리 싣고가서 돈 몇푼.. 2020. 7. 23.
백발과 무알콜, 저주받은 인생 나는 평균의 사람들에 견주어 땀을 많이 흘린다. 여름이면 더욱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체질이다. 하늘 혹은 부모님이 나에게 준 것이니 이건 내가 노력한대서 어찌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방에선 체질 개선 무슨 처방이 있는 모양이나, 모르겠다. 나는 또 알콜 분해효소를 생산하지 못한다. 그러니 술을 전연 하지 못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 중학교 때 새치가 생기기 시작했다. 새치는 스트레스였다. 술을 못 마시는 것이야 나로선 이로 인한 무수한 패가망신의 기회비용을 날려버리게 했으니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에 따른 고통은 적지 않았으니 하필 내가 나고 자란 곳은 술권하는 사회였다. 개중에도 악명높은 기자사회였다. 이게 여간 고통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은 또한 나에겐 저주받은 삶을 선물했다. 고.. 2020. 7. 22.
서리내린 코밑 흰수염이 공적이로다 한시, 계절의 노래(264) 족집게로 새치를 뽑다[鑷白] [宋] 양만리(楊萬里, 1127 ~ 1206) / 김영문 選譯評 오십에도 어떻게젊은이라 하리요 아이 불러 새치 뽑으며마음을 못 추스리네 새해 돼도 아무 공을못 세웠다 말하지만 서리 내린 코밑수염예순 가닥 길러냈네 五十如何是後生, 呼兒拔白未忘情. 新年只道無功業, 也有霜髭六十莖. 늙음을 알려주는 가장 대표적인 신체 현상이 흰 머리다. 백발은 몇 살부터 생길까? 사람마다 다르다. 전설에 의하면 도가(道家) 철학 개창자 노자(老子)는 태어날 때부터 백발이었다고 한다. 우리 집 첫 아이도 어려서부터 왼쪽 귀 바로 위쪽에 몇 가닥 흰 머리가 있었다. 걱정이 되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은 백반증일지 모르므로 약을 발라보라고 했다. 다행이 지금.. 2019.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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