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探古의 일필휘지516 고려시대의 탐관오리 요즘이라고 없겠는가 2021. 2. 9. 《율곡전서》 탄생의 지난한 과정 광해군대에 나온 《율곡선생문집》 초간본을 볼 기회가 있었다. 판을 새긴지 30년 정도 뒤에 찍은 것 같았는데, 장서인을 보니 '설당雪堂' '권상봉權尙奉'이라는 사람이 갖고 있던 것이었다. 누구인지는 모르겠는데 혹 한수재寒水齋 권상하權尙夏의 친족일지? 그런데 이 분은 책을 아주 꼼꼼히 읽었고, 그 흔적을 책 곳곳에 남겼다. 특히 율곡이 우계 성혼과 의견을 나눈 '퇴계ㅡ고봉 사단칠정논쟁'에 대해서는 《퇴계집》과 《우계집》을 서로 비교해 읽어가며 교차검증하고 교정을 하기까지 했다. 한 예로 퇴계 글이 달린 메모를 보면... 《우계집》을 살펴 상고해 보니 '종인생수형' 이하 글은 별지로서, 이는 곧 우계의 설이지 퇴계의 설이 아닌데 지금 이렇게 퇴계의 원래 논의에 연결하여 적어놓았으니, 오류일 듯하다. 이러한 .. 2021. 2. 5. 취준생 이규보 취업을 못해서 이곳저곳 찾아다니는 우리의 백운거사, 지금 이력서 넣고 면접보느라 고생고생하는 사회 초년생과 겹쳐지지 않으시는가? 2021. 1. 31. 그대 고을의 사기그릇은 좋아, 아주 좋아 조선의 '도통'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책이 점필재 김종직이 지은 이다. 거기 보면 그 아버지 김숙자가 고령 고을을 다스릴 때의 에피소드 하나가 있다. 북방의 호랑이 김종서가 경상도 각 고을을 감찰하러 다니다가 고령에 들렀다. 김숙자가 대접을 하는데, 김종서가 잔칫상보담도 거기 놓인 그릇에 감탄한 나머지 "그대 고을의 사기는 아주 좋구먼, 아주 좋아! [貴縣砂器 甚善甚善]" 근데 김숙자는 눈치가 없었던 건지 알고도 짐짓 그랬던 건지, "하나 드리지요."란 말은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 점필재는 김종서의 사람됨을 비판하고 아버지의 지조를 높이려는 뜻으로 이를 기록했을텐데, 오늘날은 한국 도자사의 중요한 사료로 주목을 받고 있으니 사료의 쓰임새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여담인데, 조선 초 백.. 2021. 1. 29. 무호無號 이한복李漢福(1897-1944)의 글씨 아마 근대의 화가 중에서 글씨 잘 쓰기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들지 않을까? ㅡ 무호 이한복(1897-1944), *** 석수만년石壽萬年이란 돌 같이 만년을 누리라는 뜻이다. 2021. 1. 28. 소나무 아래 달빛으로 만났다가 남북으로 영영 갈린 김기창과 정종여 해방 전 어느 날, 이당以堂 김은호金殷鎬(1892-1979) 문하인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1913-2001)과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1897-1972) 제자인 청계靑谿 정종여鄭鍾汝(1914-1984)가 한 자리에 모였다. 스승은 달랐지만 그래도 퍽 가깝게 지냈던 듯싶다. 그 둘이 무슨 연유로 같이 만난 것이다. 이 시절엔 글 좀 하고 그림 그린다 하는 이들이 모이면 합작으로 작품을 만들어서 좌장이나 자리를 주선한 이에게 선사하는 것이 일종의 관례였다. 그들 앞에 종이가 놓이자, 청계가 먼저 소나무 두 그루를 심었다. 거친 듯 유연한 나무의 둥치가 멋스러운데, 아래 공간이 비어 있다. 거기 운보가 신선과 동자를 세웠다. 누런 옷의 노인은 저 멀리를 바라보는데, 청의동자는 화폭 바깥을 흘깃 쳐다본다. 다 되.. 2021. 1. 21. 이전 1 ··· 75 76 77 78 79 80 81 ··· 8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