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探古의 일필휘지515 이규보, 박연폭포의 전설을 읊다 피리 소리에 반한 용녀 선생께 시집오니 / 龍娘感笛嫁先生 오랜 세월 그 정열 즐겁기만 하였겠지 / 百載同歡便適情 그래도 임공의 새 과부 탁문군이가 / 猶勝臨邛新寡婦 거문고 소리 듣고 실신한 것보단 나으리 / 失身都爲聽琴聲 《동국이상국집》 권14, 고율시, '박연폭포를 읊다' - 이 시 제목에는 다음과 같은 주注가 있다. "옛날 박 진사朴進士란 사람이 못가에서 피리를 부니, 용녀龍女가 그 피리 소리에 반하여 저의 본 남편을 죽이고 박 진사에게 시집갔으므로, 이 못을 박연이라 이름했다 한다." 2021. 3. 11. 요시다 상, 《에혼타이코기繪本太閤記회본태합기》를 베끼다 도요토미 히데요시(1536-1598)를 좋아하는 한국인이 있을까? 한국인으로서는 7년 전쟁을 이끈 왜구 두목 이상의 평가를 주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일본인이 보기에 도요토미는 오다 노부나가(1534-1582), 도쿠가와 이에야스(1542-1616)과 더불어 전국시대의 삼걸三傑로 꼽히는 무장이자 흙수저 성공신화를 이룬 경세가다. 그 인기는 도요토미 정권을 끝낸 에도 바쿠후 시절에도 식지 않았다. 바쿠후는 도요토미와 관련된 서적을 금서로 지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만, 그럼에도 일본 서민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는 여전했다. 때는 분세이 6년(1823), 후루시마古島邑라는 곳에 요시다 아무개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제법 글자를 알았던 그는 어느 날 소설을 읽고 싶다는 욕망에 사무쳤다. 하지만 소설을 살 돈.. 2021. 3. 1. 근원 김용준(1904-1967)의 병풍 속에서 그의 붓이 지나면 가지의 감은 어느새 익고 팔백 년 전 청자가 나툰다 거기에 꿈틀대는 게 한 마리 어디선가 기어온다 2021. 2. 21. 나손 김동욱(1922-1990) 선생의 글 창의創意가 없는 글은 쓰지 마라 정묘丁卯 원일元日 라손羅孫 당연한 듯 싶으면서도 참 어려운 목표 2021. 2. 20. 고청 윤경렬(1916-1999)의 손길 "마지막 신라인"이라 지금까지도 칭송받는 경주의 큰 어른 고청 윤경렬 선생, 그는 누구 못지않게 빼어난 공예가였다. 젊은 시절 토우 만드는 기술을 배우러 일본에 갈 정도로 흙 굽는 일을 천직으로 여긴 그는 일제 말과 해방 전후 혼란기에도, 전통을 도외시하던 1950년대 이후에도 우리의 문화와 역사 풍속을 담은 인형을 흙으로 빚어 구워내곤 했다. 그것은 물론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그만큼 '불타오르는' 예술혼을 갖고 있었다는 얘기도 되겠다. 그의 회고록 을 보면 토우를 제작하며 만난 이들과 겪은에피소드가 여럿 보인다. 한 예로 그가 경주에 내려오고서 곧 경주박물관에 무상으로 드나들게 되는데 그 계기가 토우 제작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오래 산 만큼 작품이 많이 남.. 2021. 2. 20. 명도 선생의 교훈, 겐또는 처음 끌린 게 맞다! 북송의 성리학자 정호가 어느 날 창고에 앉아 있었는데, 심심풀이로 뒤채 행랑의 기둥 수를 세어 두었다. 그런데 다시 세어보니 맞지 않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다른 사람을 불러다 소리내가며 세게 했더니 처음 센 게 맞았다. 이에 정호는 '집착할수록 안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시험 칠 때 처음 찍은 게 맞는다는 것을 900여년 전에 알아차리신 위대한 명도 선생이시여. 2021. 2. 19. 이전 1 ··· 73 74 75 76 77 78 79 ··· 8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