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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61

반년을 피고지는 백일홍 한시, 계절의 노래(120) 대청 앞 자미화에 이슬이 맺혀...두 수 중(凝露堂前紫薇花兩株每自五月盛開九月乃衰二首) 둘째 송 양만리 / 김영문 選譯評 멍하니 도취할 듯약하고도 고운 모습 이슬 무게와 바람 힘에심하게 기울었네 백일 붉은 꽃 없다고그 누가 말했는가 자미화는 오래오래반 년 동안 피어 있네 似癡如醉弱還佳, 露壓風欺分外斜. 誰道花無紅百日, 紫薇長放半年花. 배롱나무의 계절이다. 한자로는 자미화(紫薇花, 紫微花), 양양화(痒痒花), 백일홍(百日紅) 등으로 불린다. ‘자미(紫薇)’는 배롱나무의 대표적인 꽃 색깔(紫)과 자잘한(微, 薇) 꽃 모양을 형용한 이름이다. ‘양양(痒痒)’은 ‘간지럽히다’는 뜻인데 배롱나무 표피를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우리말로도 ‘간지럼나무’라고 한.. 2018. 7. 18.
석양과 어울린 능소화 한시, 계절의 노래(119) 능소화(凌霄花) 명 탕진(湯珍) / 김영문 選譯評 백 척이나 높은 덩굴나무 끝에 매달려 주황 꽃 화려하게푸른 연기 엮고 있네 석양도 더불어색깔 자랑 하려는 듯 붉은 노을 찬란하게먼 하늘 곱게 물들이네 百尺高藤樹杪懸, 朱英燁燁綴靑煙. 夕陽似與矜顔色, 爛著丹霞媚遠天. 색채감이 너무나 선명하다. 옛 시골 마을에는 저녁 무렵 푸르스름한 연기가 감돌았다. 저녁밥을 짓고 쇠죽을 끓이는 등 나무 땔감을 땠기 때문이다. 먼 하늘엔 곱디 고운 노을빛이 은은하게 물들고, 그 노을빛에 물든 것처럼 주황색 능소화가 소담한 꽃을 피웠다. 능소(凌霄)라는 말은 하늘을 타고 넘는다는 뜻이다. 이름처럼 능소화는 높다란 나무에 기대거나 담장을 기어 올라 꽃을 피우는 덩굴 식물이다. 꽃 색깔이 황금빛이기 때.. 2018. 7. 18.
폭염에 농부 맘 불타는데 왕손은 부채질만 한시, 계절의 노래(118) 붉은 태양 이글이글 불처럼 타오르자(赤日炎炎似火燒) 『수호전(水滸傳)』 제16회에서 / 김영문 選譯評 붉은 태양 이글이글불처럼 타오르자 들판 논에 가득한 벼태반은 타죽었네 농부 마음은끓는 물처럼 부글부글 귀공자와 왕손은부채만 흔들흔들 赤日炎炎似火燒, 野田禾稻半枯焦. 農夫心內如湯煮, 公子王孫把扇搖. 음력 6월은 여름 맨 마지막 달이다. 1년 중 가장 무더운 달이므로 더위와 관련된 다양한 별칭으로 불린다. 염천(炎天), 혹서(酷暑), 성하(盛夏), 성염(盛炎), 임열(霖熱), 화중(火中) 등이 모두 음력 6월을 달리 부르는 말이다. 대부분 불꽃, 열기 등과 관련된 어휘다. 이처럼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농부들은 농사를 쉴 수 없다. 쌀(米)을 생산해내기 위해서는 글자 모습 그대로.. 2018. 7. 18.
흘러가는 강물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한시, 계절의 노래(117) 강가에서(江上) 송 범성대(范成大) / 김영문 選譯評 하늘 빛 무정하게담담하고 강물 소리 끝도 없이흘러가네 옛 사람은 근심을 다풀지 못해 후인에게 근심을남겨줬네 天色無情淡, 江聲不斷流. 古人愁不盡, 留與後人愁. 무정하게 그리고 끝도 없이 흐르는 것은 강물이다. 아니 덧없는 세월과 인생이다. 아니 천추만대로 이어지는 근심이다. 나는 한 때 ‘불사재(不舍齋)’란 서재 이름을 쓴 적이 있다. 『논어(論語)』 「자한(子罕)」에서 따왔다. “선생님께서 냇가에서 말씀하셨다. ‘흘러가는 것은 이와 같구나, 밤낮을 쉬지 않나니!’(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 不舍晝夜!’)” 이게 무슨 말인가? 처음에는 아무 의미도 떠오르지 않았다. 정자(程子)가 이 구절을 그럴 듯하게 풀이했다. “쉼 없이 .. 2018. 7. 17.
고목 우거진 산길에 오니 한시, 계절의 노래(116) ♣아침 일찍 길 나서서 다섯 수(早行五首) 중 둘째♣ 송 오불(吳芾) / 김영문 選譯評 이곳은 오로지고목 숲 많아 길가 곳곳 맑은 그늘넉넉하구나 행인은 한 여름에불볕 느끼나 이곳 오니 맑은 바람옷깃에 가득 此地惟多古樹林, 路傍處處足淸陰. 行人九夏熱如火, 到此淸風忽滿襟. 장마가 끝날 무렵부터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너도 나도 더위를 피해 산과 들과 바다로 나선다. 피서철 시작이다. 불볕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는 서늘한 그늘과 시원한 물이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전국의 산, 계곡, 바닷가가 인산인해를 이룬다. 옛날 시골에서는 바람이 잘 통하는 동네 어귀 당나무 그늘에 느긋이 앉아 부채를 흔들거나 가까운 계곡이나 시내로 가서 발을 담갔다. 또 웬만한 마을에는 고목이 숲을 이룬 동쑤가.. 2018. 7. 17.
산에 올라 한시, 계절의 노래(115) 화정봉에 올라(登華頂峰) 송 맹관(孟觀) / 김영문 選譯評 우연히 화정봉에서잠을 자는데 손 뻗으니 별들을딸 수 있을 듯 감히 소리 높여이야기 못 함은 천상 사람 놀랄까두렵기 때문 偶因華頂宿, 擡手摘星辰. 不敢高聲語, 恐驚天上人. 이 시에 나오는 화정봉은 중국 절강성(浙江省) 천태산(天台山) 정상이다. 해발 1098미터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중국 불교 천태종의 조산(祖山)이고 자연 경관도 아름다워 예로부터 수많은 시인묵객의 유람처였다. 중국 천태종 16대 조사 의통(義通) 스님이 고려인이었고, 대각국사 의천(義天)도 천태산에서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는 작자가 천태산 정상에 묵으며 지은 작품이다. 높은 산에 올라 밤이 되면 확실히 하늘에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 2018.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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