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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9

초여름엔... 한시, 계절의 노래(64) 초여름(初夏) 송(宋) 주숙진(朱淑眞) / 김영문 選譯評 맑은 대 그늘 흔들리며그윽한 창 내리 덮고, 쌍쌍이 노는 철새석양에 지저귀네 해당화도 다 지고버들 솜도 잦아든 때 노곤한 날씨에해는 처음 길어지네 竹搖淸影罩幽窗, 兩兩時禽噪夕陽. 謝却海棠飛盡絮, 困人天氣日初長. 초여름은 아직 봄 여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계절이다. 화사한 봄꽃이 진 자리에는 초록빛 신록이 점차 푸르름을 더해간다. 아직 더위와 장마가 오지 않아 밤에는 다소 한기까지 느껴진다. 이 계절 저녁이면 새로 모낸 논에 개구리 울음이 지천이고, 앞산 뒷산에 소쩍새 울음 또한 온 산천을 가득 채운다. 아직은 천둥 번개도, 폭우도 잦지 않아 저녁 적막이 사람 심신을 정갈하게 다독여준다. 자연의 기틀에 귀 기울이기 좋은 .. 2018. 6. 7.
동자가 말하기를 스승님은 약초캐려 가셨다고 하네 아미산에 올랐다. 이태백이 이 산을 오르면서 떠오르는 상념을 노래한 명편이 있다. 태백 특유의 뻥이 아닐까 싶었지만, 막상 올라보니, 천하의 이 뻥쟁이도 아미산을 제대로 노래하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 절로 했다. 해발에 따라 수시로 풍광이 바뀌었으니, 같은 해발 같은 장소라 해도, 창창한 하늘이 펼쳐지는가 싶더니 돌아서면 다시 짙은 연무였다.(김태식) 한시, 계절의 노래(63) 은자를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다(尋隱者不遇) 당(唐) 가도(賈島) / 김영문 選譯評 소나무 아래에서동자에게 물으니 스승님은 약초 캐러가셨다 하네 이 산 속에계실 터이나 구름 깊어 계신 곳모른다 하네 松下問童子, 言師采藥去.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 이보다 더 쉬운 한자로 쓴 한시가 있을까? 모든 명시가 그런 것처럼 이 시도 평범하기.. 2018. 6. 6.
볏잎 구르는 빗방울 이맘쯤 비가 내리면 아버지는 삽자루 들고는 갓빠 같은 우의 걸치고 논으로 행차했으니, 물을 보고는 물꼬를 텄고 도랑을 팠으니, 물이 넘쳐 나락을 망칠까 해서였다. 그땐 이렇다 할 의미가 없는 장면이었으나, 갈수록 그 장면이 오버랩한다.(김태식) 한시, 계절의 노래(62) 저물녘 논밭 사이를 거닐며 두 수(暮行田間二首) 중 첫째 송(宋) 양만리(楊萬里) / 김영문 選譯評 뻐꾸기 울음 속에해님 발길 거둘 때 지팡이가 나를 불러서쪽 논둑 가보게 하네 진주 이슬 푸른 벼 잎에도르르 구르다가 잎 끝까지 가지 않고머물러 쉬려 하네 布穀聲中日脚收, 瘦藤叫我看西疇. 露珠走上靑秧葉, 不到梢頭便肯休. 뻐꾸기를 중국에서는 ‘布穀(포곡·bugu뿌꾸)’라고 한다. 우리와 같은 소리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각수(日脚.. 2018. 6. 6.
합격은 다 좋아, 째지는 기분 한시, 계절의 노래(61) 과거 급제 후(登科後) 당(唐) 맹교(孟郊) / 김영문 選譯評 지난날 비루한 삶내세울 게 없었는데 오늘 아침 팔자 펴서생각 또한 거침 없네 봄바람속 득의만만말발굽 치달리며 장안 모든 꽃을하루만에 다 보았네. 昔日齷齪不足誇, 今朝放蕩思無涯. 春風得意馬蹄疾, 一日看盡長安花. 중국 송(宋)나라 문호 소식(蘇軾)은 중당(中唐) 시인 맹교와 가도(賈島)의 시를 평하여 “맹교는 춥고 가도는 야위었다(郊寒島瘦)”라고 했다. 두 시인 모두 고통스러울 정도로 시어를 깎고 다듬는 것으로 유명했고, 처지 또한 불우했다. 하지만 이 시를 읽어보면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과거에 급제하여 기뻐 날뛰는 모습이 날 것 그대로 드러나 있다. 하긴 후세에 시성(詩聖)이라 불린 두보도 끝내 과거에 급제.. 2018. 6. 5.
한밤중까지 계속하는 도리깨질 한시, 계절의 노래(60) 농가(農家) 송(宋) 오림(吳琳) / 김영문 選譯評 들판에 불 피우고보리타작 하는 밭에 고개 드니 북두성 돌고달님 낮게 드리웠네 옛날부터 농촌 살이즐겁다고 말하지만 한 밤중에 잠 못 잘 줄그 누가 알겠는가 野火相連打麥田, 仰看斗轉月低弦. 古來但說農家樂, 夜半誰知未得眠. 옛날에는 망종(芒種) 무렵에 보리를 벴다. 베어낸 보리는 작은 단으로 묶어 지게를 이용해 인근 빈터나 자기 집 마당으로 져날랐다. 거기에 보리를 둥그렇게 차곡차곡 쟁여 쌓아 작은 탑 모양 가리를 만들었다.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 보리가 잘 마르면 타작을 했다. 도리깨를 이용하다가 점차 기계 타작으로 바뀌었다. 도리깨는 손잡이 장대 부분과 장대 끝에 꼭지로 연결한 도리깨 열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도리깨질이 .. 2018. 6. 5.
비갠 후 새들의 오케스트라 한시, 계절의 노래(59) 관음사에 묵다 절구 세 수(宿觀音寺三絕) 중 둘째 송(宋) 이지의(李之儀) / 김영문 選譯評 비 갠 틈에 까막까치시끄럽게 울어대고 지빠귀 새 노래에제비 날개 가볍네 꼬꼬 우는 자고새는뻐꾸기를 재촉하고 소쩍소쩍 소쩍새는꾀꼬리를 부르네 烏啼鵲噪趁初晴, 百舌新調燕羽輕. 滑滑竹雞催布穀, 聲聲鶗鴂喚流鶯. 한시에도 새 소리가 나올까? 물론이다. 중국 문학의 비조로 알려진 《시경》을 펼치면 첫머리에서부터 새 소리가 나온다. 「관저(關雎)」 편 “관관저구(關關雎鳩), 재하지주(在河之洲)”의 “관관(關關)”이 바로 “저구(雎鳩)” 새의 울음소리다. “저구” 새가 무슨 새인지는 다소 논란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물수리로 번역하지만, “꽌꽌”하고 우는 울음소리에 비춰보면 가마우지(Phalac.. 2018.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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