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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3

蘭若生春陽(난약생춘양) : 전쟁같은 사랑 vs 발광한 사랑 중국 대륙에 위진남북조시대가 종말을 고해 가던 무렵, 지금의 장강 일대에 명멸한 남조(南朝)의 마지막 양(梁) 왕조와 진(陳) 왕조는 문학사에서는 연애시의 전성시대였다. 이런 연애시를 당시에는 염가(艶歌)라고 하거니와, 낭만주의 시대 서구 유럽 프랑스에서 베를렌느가 그러했듯이 눈물 질질 짜는(tear-jerking) 감수성 예민한 연애시가 쏟아져 나왔거니와, 대체로 이 시대 이런 염가는 여성을 화자(話者)로 두는 경우가 많았다. 이 시대는 연애시가 흥성하던 전성기일 뿐만 아니라,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그런 연애시만을 모은 연애시 앤쏠로지가 편찬되던 시기이기도 했으니, 이 시대 유신(庾信)과 함께 남조의 염가 시단을 양분한 서릉(徐陵507~583)이 편집한 《옥대신영》(玉臺新詠)이 그것이다. 이 《옥대신영.. 2018. 2. 26.
만리장성에서 온 편지(A Letter from the Great Wall) : 음마장성굴행(飮馬長城窟行) 위진남북조시대 말기 남조의 대표적인 시인인 서릉(徐陵)이 편찬한 연애시 앤쏠로지 (玉臺新詠) 중 권제1에는 작자를 진림(陳琳)이라 했다. 진림에 대해서는 시 아래에 첨부한 그의 행적을 보라. 아래 시를 읽으면 어째 기분이 쏴 하다. 飮馬長城窟行一首 飮馬長城窟 장성굴에서 말에게 물 먹이니水寒傷馬骨 물은 차가워 말이 뼈 속까지 어네往謂長城吏 장성 관리에게 가서 부탁하기를 愼莫稽留太原卒 부디 태원 출신 졸병은 잡아두지 마오官作自有程 관청일이란 정해진 길이 있는 법擧築諧汝聲 달구 들어 네 노랫소리에 맞추어라男兒甯當格鬬死 사내라면 싸우다 죽어야 하거늘何能怫鬱築長城 어찌 찌질하게 장성만 쌓고 있으리오長城何連連 장성은 어찌나 끝없이 이어지는지連連三千里 끝없이 이어져 3천리라네邊城多健少 변경엔 젊고 건장한 사내 많고 .. 2018. 2. 26.
새벽이슬 터는 당신은 누구인가? 심약전(沈約傳)을 겸하여 수레에 몸을 실은 채 새벽길을 가다 한 때 나와 정분을 나눈 여인을 만났다. 그 몰골 보아 하니 영 말이 아니다. 간밤 외출할 때 곱게 찍어 바른 연지 분 자국 이제 얼룩덜룩하다. 기름기가 묻어 나온 까닭이다. 틀림없이 외박하고 돌아가는 길일 터. 어땠을까? 혹여 내가 버렸기 때문에 저 여인 지금과 같은 신세가 되진 않았을까? 남조 유송(劉宋)~양조(梁朝) 교체기를 살다간 연애시의 최고봉 심약(沈約). 그 姓으로 볼진댄 아마도 심봉사~심청이 부녀의 조상쯤 될 듯한데, 그의 입을 빌려 본다. 심약보다 반세기 이상을 뒤에 나타나 심약이 개척한 연애시를 완성한 서릉(徐陵)이란 사람이 편집한 중국 역대 연애시 앤솔로지 《옥대신영》(玉臺新詠) 맨마지막 권 제10에 ‘조행봉고인거중위증早行逢故人車中爲贈’라는 이름으로.. 2018. 2. 26.
여기 또 뽕나무에 뿅간 여인이 있으니 : 춘사(春思) 이번엔 내가 주로 섭렵하던 위진남북조시대에서 수백 년을 내려온 당대(唐代)이니, 이 무렵에도 중원 왕조는 북방 유목민족 침입에 간단없이 시달렸다. 전쟁은 문학을 번영케 하니, 그런 까닭에 전쟁은 곧 문학의 온상이라 할 만하다. 이 무렵에도 이른바 전쟁 때문에 애간장 녹이는 여인을 소재로 한 노래가 양산이 되었으니, 이 시대 그런 상념과 시대정신을 가장 처절히 구현한 이가 태백(太白) 이백(李白)이라, 태백을 호방하며 남성적이며 진취적인 시인이라고 누가 규정했는지,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태백은 세계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파토스(pathos) 시인 중 한 명이다. 그의 시는 음미하면 가슴 저 밑이 시려온다. 진흙탕 연못을 본 적이 있는가? 그 밑은 뻘일지니, 그 뻘은 앙금이라고도 하거니와, 이태백은 .. 2018. 2. 26.
장간행長干行 : 이태백 파토스 문학의 백미 나는 이태백李太白이야말로 가장 걸출한 파토스pathos의 시인으로 본다. 아래 소개하는 장간행長干行 역시 그의 이런 면모를 잘 보여준다. 장간행長干行 태백太白 이백李白 妾髮初覆額(첩발초복액) 제 머리 처음 이마 덮을 적에 折花門前劇(절화문전극) 꽃 꺾어 문 앞서 놀았지요郎騎竹馬來(낭기죽마래) 님께선 죽마 타고 와서는繞牀弄靑梅(요상농청매) 뱅뱅 침상돌며 매실로 장난쳤지요同居長干里(동거장간리) 같이 장간리에 살며 兩小無嫌猜(양소무혐시) 두 꼬만 스스럼없이 지내다十四爲君婦(십사위군부) 열넷에 당신 아내 되어서는羞顔未嘗開(수안미상개) 부끄러워 얼굴조차 들 수 없었죠低頭向暗壁(저두향암벽) 고개 숙여 어둔 벽만 바라보다千喚不一回(천환불일회) 천 번을 불러도 한 번도 돌아보지 못했지요十五始展眉(십오시전미) 열다섯에 .. 2018. 2. 26.
고마우신 우리 임금님 : 백거이白居易 신악부新樂府 여궁고驪宮高 《악부시집樂府詩集》 卷98 신악부사新樂府辭9에 수록됐다. 백거이 신악부 50수 중 하나다. 우리 천자님이 구중궁월에만 박혀 계시니 이 얼마나 고마우신가? 라고 노래한다. 임금이 싸돌아 댕기면 백성이 피곤한 법인 까닭이다. 임금이 한번 움직이면, 그 기본 행렬 단위는 수천 명이었다. 한데 이들을 부양하는 시스템은 전형적인 약탈형이었다. 약탈형이란 무엇인가? 그들 수행단을 먹여살리는 일을 현지 지방정부에서 했다는 뜻이다. 물론 관련 의복 같은 기초물품이야 그들이 출발전에 미리 서울에서 준비를 했겠지만, 나머지 음식물 같은 것은 그들이 지나는 지방정부 몫이었다. 수천명이 다녀가면, 지방행정은 거덜나기 마련이다. 그들이 먹고 자고 싸는 것만 해도 버티기가 힘이 든 법이다. 화장실도 보자. 수천명이 싸댄다. 그것.. 2018.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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