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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6

동문행(東門行) : 2000년 전 생계형 범죄 客이 있어 날 더러 너는 왜 역사를, 특히나 고대사를 공부하느냐 물었다. 내가 客에게 답하여 가로대, “현재에 대한 상대화니라”고 했다. 客이 再問하기를 “그것이 何謂?” 하되, 내가 다시 答曰, “우리가 지금 절대적이라고 믿고 있는 도덕을 비롯한 일체의 것들이 장구한 역사를 보건대 절대가 아닌 상대임을 알려주나니, 예컨대 어머니 아버지 중 하나가 다른 형제와 자매가, 또 조카가 이모나 고모와, 삼촌이 조카와 결혼하는 행태만 해도 지금은 근친상간이며, 패륜이라 하지만 이것이 시대를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가깝게는 고려시대에도, 나아가 더욱 거슬러 올라가면 삼국시대에도 그러했으니, 더구나 그런 근친상간적인 결혼 행태가 하등 이상하게 통용되지 않았으니, 이로써 우리가 믿는 패륜의 추억 또한 장구한 역사의 흐.. 2018. 2. 26.
서문행(西門行) : 2000년 전의 CARPE DIEM 바로 앞서 나는 동문행(東門行)이라는 애절한 악부시(樂府詩)를 소개한 바 있거니와(그 옛날 블로그에 올린 글로서 새로 만든 블로그에 옮겨왔으니 순서가 뒤바뀌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먹고 살 길이 없어 강도 행각에 나설 수밖에 없는 2000년 전 애잔한 어느 평민 가정을 노래한 것이려니와, 이번에 소개하는 서문행(西門行)이라는 또 다른 악부시는 우선 제목에서 앞선 동문행東門行과 對를 이룬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제목만 西門行 ↔ 東門行이 아니요, 그 내용 또한 극한 대척점을 이루고 있다고 할지니, 이 西門行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간단히 낭만주의 시대 유럽에서 유행하는 문예 사조를 빌려 추리자면 CARPE DIEM이다. CARPE DIEM! 흔히 이 말은 Catch(or Seize) th.. 2018. 2. 26.
어쩌다 마주친 옛남편 : 上山采蘼蕪(산에 올라 궁궁이<미무>를 캐다가) 자고로 조강지처 버렸다가 쪽박찬다는 소리 있거니와, 이 시는 애절하기만 하다. 최근 도서출판 소명출판에서 전 3권으로 완역된 권혁석 역 《옥대신영(玉臺新詠)》을 참조하되, 몇 가지를 덧붙이고 간추렸으며, 번역문 또한 약간 손질했다. 나아가 인용문은 별도로 표시했다. 중화서국에서는 중국고전문학기본총서 중 하나로 전 2권짜리 《옥대신영전주(玉臺新詠箋注)》가 나왔거니와 몇 가지 사항은 주석에서 이를 참조해 대폭 보강했다. 출천 : 《옥대신영(玉臺新詠)》 권 제1 고시(古詩) 8수 중 제1시대 : 한대(漢代) 上山采蘼蕪 산에 올라 궁궁이를 따고는 下山逢故夫 산을 내려오다 옛 남편 마주쳤네長跪問故夫 무릎 꿇어 옛 남편께 여쭙기를 新人復何如 “새 사람은 또 어떤지요?”新人雖言好 “새 사람 좋다 하나未若故人姝 옛 사.. 2018. 2. 26.
蘭若生春陽(난약생춘양) : 전쟁같은 사랑 vs 발광한 사랑 중국 대륙에 위진남북조시대가 종말을 고해 가던 무렵, 지금의 장강 일대에 명멸한 남조(南朝)의 마지막 양(梁) 왕조와 진(陳) 왕조는 문학사에서는 연애시의 전성시대였다. 이런 연애시를 당시에는 염가(艶歌)라고 하거니와, 낭만주의 시대 서구 유럽 프랑스에서 베를렌느가 그러했듯이 눈물 질질 짜는(tear-jerking) 감수성 예민한 연애시가 쏟아져 나왔거니와, 대체로 이 시대 이런 염가는 여성을 화자(話者)로 두는 경우가 많았다. 이 시대는 연애시가 흥성하던 전성기일 뿐만 아니라,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그런 연애시만을 모은 연애시 앤쏠로지가 편찬되던 시기이기도 했으니, 이 시대 유신(庾信)과 함께 남조의 염가 시단을 양분한 서릉(徐陵507~583)이 편집한 《옥대신영》(玉臺新詠)이 그것이다. 이 《옥대신영.. 2018. 2. 26.
만리장성에서 온 편지(A Letter from the Great Wall) : 음마장성굴행(飮馬長城窟行) 위진남북조시대 말기 남조의 대표적인 시인인 서릉(徐陵)이 편찬한 연애시 앤쏠로지 (玉臺新詠) 중 권제1에는 작자를 진림(陳琳)이라 했다. 진림에 대해서는 시 아래에 첨부한 그의 행적을 보라. 아래 시를 읽으면 어째 기분이 쏴 하다. 飮馬長城窟行一首 飮馬長城窟 장성굴에서 말에게 물 먹이니水寒傷馬骨 물은 차가워 말이 뼈 속까지 어네往謂長城吏 장성 관리에게 가서 부탁하기를 愼莫稽留太原卒 부디 태원 출신 졸병은 잡아두지 마오官作自有程 관청일이란 정해진 길이 있는 법擧築諧汝聲 달구 들어 네 노랫소리에 맞추어라男兒甯當格鬬死 사내라면 싸우다 죽어야 하거늘何能怫鬱築長城 어찌 찌질하게 장성만 쌓고 있으리오長城何連連 장성은 어찌나 끝없이 이어지는지連連三千里 끝없이 이어져 3천리라네邊城多健少 변경엔 젊고 건장한 사내 많고 .. 2018. 2. 26.
새벽이슬 터는 당신은 누구인가? 심약전(沈約傳)을 겸하여 수레에 몸을 실은 채 새벽길을 가다 한 때 나와 정분을 나눈 여인을 만났다. 그 몰골 보아 하니 영 말이 아니다. 간밤 외출할 때 곱게 찍어 바른 연지 분 자국 이제 얼룩덜룩하다. 기름기가 묻어 나온 까닭이다. 틀림없이 외박하고 돌아가는 길일 터. 어땠을까? 혹여 내가 버렸기 때문에 저 여인 지금과 같은 신세가 되진 않았을까? 남조 유송(劉宋)~양조(梁朝) 교체기를 살다간 연애시의 최고봉 심약(沈約). 그 姓으로 볼진댄 아마도 심봉사~심청이 부녀의 조상쯤 될 듯한데, 그의 입을 빌려 본다. 심약보다 반세기 이상을 뒤에 나타나 심약이 개척한 연애시를 완성한 서릉(徐陵)이란 사람이 편집한 중국 역대 연애시 앤솔로지 《옥대신영》(玉臺新詠) 맨마지막 권 제10에 ‘조행봉고인거중위증早行逢故人車中爲贈’라는 이름으로.. 2018.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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