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118 60-80년대 한국의 경제개발 : 일본과 비교하면? 흔히 60-80년대 한국 경제개발을 일본을 그대로 따라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한국 경제개발은 일본과 같은 방식이 아니다. 간단히 몇 개 써보면, 1. 일본은 경공업과 중공업을 동시에 발전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경제개발도 메이지 시기에서 20세기 전반까지 완만하게 진행되어 산업화 속도도 우리보다 훨씬 느렸다. 한국의 경우 60-80년대에 각종 경공업 중공업 투자에 사회간접자본까지 일거에 이루어져 일본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할 수 있다. 2. 일본은 산업화 도중 필요한 자본 조달이 우리만큼 절박하지는 않았다. 우선 마른 걸레 쥐어짜듯이 일본 국내 자본을 쥐어짰고, 청일전쟁 승리로 받은 배상금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일본의 경제 개발은 기본적으로 외자 차입에.. 2023. 4. 15. 미친 경부고속도로 1960-1970년대 한국 경제발전은 제정신으로는 시도할 수 없는 프로젝트가 많았다. 아마 백년 후 후손들은 이 시기를 전설적인 시대로 기억할 것이다. 마치 일본에서 메이지시대를 추억하듯이. 예전에 티비에서 일본 다큐를 하나 본 적이 있는데, 나고야 근방에서 오사카를 거쳐 효고현까지 이어지는 메이신 고속도로(名神高速道路) 건설에 얽힌 이야기였다. 이 고속도로는 1963년 동경올림픽 개막 1년 전에 개통한 것으로 일본 최초의 고속도로였다. 총연장은 190킬로 정도. 다큐를 보면 이 고속도로 최초 건설에 얽힌 온갖 난관과 이를 극복하는 엔지니어의 투지를 촛점에 맞추고 있었는데. 그 다큐 보면서 나는 웃었다. 일본이 1963년에 190킬로 짜리 고속도로 만드는 게 뭐가 대단해!!! 416킬로짜리 경부고속도로를.. 2023. 4. 15. 연구실 새 논문: 화장실고고학과 고고기생충학 https://www.jstage.jst.go.jp/article/asj/advpub/0/advpub_230217/_article/-char/ja トイレ考古学と考古寄生虫学© 2023 一般社団法人日本人類学会www.jstage.jst.go.jp 연구실 새 논문이 나왔습니다. 이번 논문은 일본어로 썼습니다. 경희대 홍종하, 도시샤대 후지타 교수와 함께 썼습니다. 내용은 일본에서 발전한 화장실고고학과 미국-유럽의 고고기생충학이 어떻게 비슷한듯 다른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가 하는 이야기 입니다. 최근 일본어 논문을 꽤 투고하고 있습니다만, 영어 논문 쓰기보다 훨씬 힘듭니다. 하반기에는 "계간고고학" 편집을 위해 일본어 논문을 작성 검토 중입니다만, 시간이 영어논문 때보다 배는 더 걸리는 것 같습니다. 내.. 2023. 4. 15.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에 대하여-2 전술한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야 말로 콜럼버스 달걀 같은 것이어서 애매한 부분이 있다. "알고 있어도 아는 것이 아닌 경우"가 꽤 있기 때문이다. 전술한 직지를 보자. 직지가 금속활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건 직지 내용을 통독하면 당연히 알았을 것이다. 직지가 프랑스에 있다는 것도 몰랐을 당시 국내 학자들을 제외하면, 프랑스 도서관의 사서들은 당연히 알았겠지. 통독하면 마지막에 써 있지 않나. 책 말미에 써 있잖나. 청주목 외 흥덕사 주자 인시 淸州牧外興德寺鑄字印施 라고. 그러니 이게 활자, 특히 주자라는 걸 금속을 부어 만든다는 뜻이라면 당연히 금속활자일수 있다는건 당연히 짐작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20세기 초반 프랑스에서 이미 이것이 세계최초의 금속활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는건 아마 딱.. 2023. 4. 15. 개항 당시 조선의 상황과 일본의 그것, 그리고 난학蘭學 나라 밖 세상 돌아가는 것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백 명 만 있었어도 아마 조선은 식민지화를 면하고 자주적 근대화를 모색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1876년 개항 이후 망국까지 34년. 길다면 길다고 짧다면 짧다고도 할 수 있는 기간이긴 한데, 나라밖 세상을 전혀 모르고 개항한 나라에게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하겠다. 왜 한국은 실패하고 일본은 성공하였는가. 일본은 서구와 비슷한 역사를 걸었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도 옛날에는 횡행했지만, 결국은 조선후기에는 없던 에도시대 난학의 존재가 양자의 차이를 결정했다고 본다. 해방 후 70년간 한국이 걸어온 경로와 성취를 본다면, 아마 개항 이후 한국이 메이지시대 일본처럼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아는 사람들이 조종간을 잡고 있었다면, 전혀 다른 역사가 전개되었으.. 2023. 4. 15. 학계에서 소위 "원래 다 알던 이야기"라는 소리 필자는 연구 주제가 워낙 오타쿠 스러운지라 발표를 하면 "원래 다 알던 이야기"라는 소리 들어본 적이 몇 번 없다. 듣는 쪽도 처음 듣는 소리거든. 그런데 필자가 이런 오타쿠 스러운 이야기만 한 건 아니고, 가끔 다른 주제로 논문을 쓰다 보면 돌아오는 이야기 하나가, "이건 원래 다 알던 이야기"라는 것이다. 알긴 뭘 알아? 관련해서 나온 논문 하나 없던데. 검색해도 논문 한 편 없는데 그럼 알면서 지금까지 학계에서 이야기도 안 했다는 소리임? 이것이 큰 병폐인데, 간단히 써보면, 첫째는 발표된 논문 한 편 없는 주제를 가지고 "이건 다 알던 이야기"라고 우기는 것. 두 번째는 소위 말하는 학계 주류가 아니면 아무리 일찍 그 주장을 하더라도 없는 것으로 씹고 인용도 안 하는 것. 학계라는 건 公器다. 처.. 2023. 4. 14. 이전 1 ··· 262 263 264 265 266 267 268 ··· 35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