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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의 뮤지엄톡톡458

박물관을 생각하시는 예비 관장님께 안녕하세요, 온양민속박물관 여송은입니다. 그날은 제가 경황이 없어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습니다. 잘 들어가셨는지요? 박물관을 만들어 우리 문화를 지키고, 잘 보존하여 널리 알리겠다는 선생님 이야기 잘들었습니다. 박물관까지 찾아오셨는데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제 영역 밖의 일이라 아무 말씀도 드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사립박물관에서 지냈다고, 조금은 보고 들은 것이 있어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박물관을 만드시려면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하셔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직접적으로 말씀드리면,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비용도 생각해주셔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비용으로는 전시실 환경에 대한 비용, 유물 관리에 대한 비용(항온항습기, 유물훈증, 유물 보존 등에서부터 .. 2020. 5. 13.
줄줄이 유물 이야기-날렵, 대나무 파리채 길쭉하고,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이 물건은 어디에 사용하는 물건일까요? 바로, 모기나 파리 등 벌레를 잡거나 쫓는데 사용하였던 채입니다! 일명 대나무 파리채라고 하지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알록달록 플라스틱 파리채하고는 재질도, 형태도, 그래서 물건이 주는 느낌도 다릅니다. 직접 사용해 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생긴 모양으로 보아서는 썩 파리를 잘 잡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또 이렇게 생긴 아이들이 목표물을 정확하게 잡으려나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직접 벌레를 잡을 수도 있었겠지만, 주로 벌레를 쫓는데 사용하지 않았을 까 싶습니다. 윙윙~~~귀찮은 벌레들이 보여들면 훠이훠이~~~하고 쫓는 용도로 말이죠. 벌레를 쫓는 데 사용하였다고 하니, 이와 전혀 상관 없지만 김득신이 그린 그림 .. 2020. 5. 13.
안도 타다오, 그리고 본태박물관 몇 년전,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로 잘 알려진 ‘뮤지엄 산’에 다녀왔었다. ‘처음 부터 다 보여주면 재미없지!’ 라고 말하듯 본관으로 들어갈 때까지 보일 듯 말 듯 하여 감질났던 기억이 있다. 물론 코너를 돌아 눈 앞에 본관을 보았을 때, ‘ 우와....’ 했던 기억도 있다. 제주도에 있는 ‘본태박물관’도 같은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이다. 심지어, 안도 타다오가 한국에서 설계한 최초의 박물관 이라고 한다. 타다오가 한국에서 설계한 최초의 건축물인지는 알아봐야 하겠다. 본태 박물관은 ‘제주도 대지에 순응하는 전통과 현대’를 컨셉으로 설계하였다고 한다. 그대로 노출된 콘크리트며 반듯 반듯한 직선, 건물과 함께하는 잔잔한 물, 의외성의 공간들. 인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을 한 번이라도 보.. 2020. 5. 9.
베지근하다, 몸국 ‘베지근하다’는 제주도 방언으로 ‘고기 따위를 푹 끓인 국물이 구미가 당길 정도로 맛이 있다.’ 라는 뜻이라 한다. 아, 이 표현이 ‘몸국’ 맛을 표현하는 데 정말 찰떡이다. ‘몸’은 ‘모자반’의 제주도 방언으로, 몸국은 돼지고기 삶은 육수에 불린 모자반을 넣어 만든 제주도 지방 음식이다. 주로 혼례와 상례 등 제주의 집안 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만들었던 행사 전용 음식이다.돼지고기만 우려낸 것이 아니라 뼈, 내장 등을 넣고 푹 고와낸 다음 그 안에 겨우내 말려두었던 모자반을 찬물에 뽀득뽀득 빨아 넣고, 푹 끓인다. 한 술 떴을 때, 내장과 순대를 같이 넣고 푹 끓인 돼지고기 육수의 깊고, 진한맛! 기름진 맛?! 이 입안에 퍼지려는 찰나에 모자반의 바다맛이 느끼함을 잡아준다!! 몇 술 뜨다, 밥을 넣고 자.. 2020. 5. 8.
제주민속유물 친정 방문기 온양민속박물관에는 제주도에서 수집해 온 민속 유물이 여러 점 있다. 그 중 박물관 입구에서 올라오다 보면 잘생긴 연자매를 볼 수 있는데, 그것 또한 제주도에서 온 유물이다. 연자매는 둥글고 판판한 돌판 위에 그보다 작고 둥근 돌을 옆으로 세우고, 이를 말과 소가 끌어 돌림으로써 곡식을 찧는 연장이다. 뭐 저렇게까지...할 수 있겠지만 거칠한 보리와 조가 주곡인 제주에서는 연자매가 필수적인 농기구인 것이다. 또한 저 어마무시한 연자매를 장만하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마을에서 공동으로 마련하여 사용하였다. 단순히 곡식을 찧는 기구일 뿐만 아니라 마을 공동체의식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들었슈? 온양댁 장손이 장가간다네, 떡 한다니께 거 연자방아터로 꼭 와유? 또 코빼기도 안보이고 홀랑 떡만 받.. 2020. 5. 8.
어린이날, 어린이 없는 박물관에서 어른들은 무얼 하나요? 어린이날, 어린이 없는 박물관에서는 정리 정돈이 한창이다. 오래된 목활자각을 정리하고 계신 신탁근 고문님. 오래되어 글자가 뭉그러진 것이 많아 하나하나 고르고 계신다. 오늘 처음 본 관람객 어린이. 고문님이 뭐하고 계시는지 궁금해 한다. 할아버지 모드로 돌아가 설명해 주시는 고문님. “고리타분해 보이지만, 우리가 이렇게 하나하나 지켜야 후손들이 볼 수 있어요.” 崗 언덕 강. 나는 그럼 쉬어야겠다....ㅎㅎㅎㅎ 2020.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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