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로 잘 알려진 ‘뮤지엄 산’에 다녀왔었다. ‘처음 부터 다 보여주면 재미없지!’ 라고 말하듯 본관으로 들어갈 때까지 보일 듯 말 듯 하여 감질났던 기억이 있다. 물론 코너를 돌아 눈 앞에 본관을 보았을 때, ‘ 우와....’ 했던 기억도 있다.
제주도에 있는 ‘본태박물관’도 같은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이다. 심지어, 안도 타다오가 한국에서 설계한 최초의 박물관 이라고 한다.
타다오가 한국에서 설계한 최초의 건축물인지는 알아봐야 하겠다.
본태 박물관은 ‘제주도 대지에 순응하는 전통과 현대’를 컨셉으로 설계하였다고 한다. 그대로 노출된 콘크리트며 반듯 반듯한 직선, 건물과 함께하는 잔잔한 물, 의외성의 공간들. 인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을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아! 혹시?’ 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쯤에서, 다시 본태박물관으로 돌아가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본태本態’ 즉, ‘본래의 형태’가 맞다. 박물관 소개는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소개로 대신하겠다.
본태박물관은 전통과 현대의 공예품을 통해 인류 공통의 아름다움을 탐색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타다오가 설계한 본태박물관은 대리석을 연상케 하는 건축가 고유의 노출콘크리트와 건축 요소로 차용된 빛과 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안도 타다오 건축의 뛰어난 수준을 보여줍니다.
과거와 현재를 통해 새로운 미래가치를 발견하는 목적을 위해 전시 뿐 아니라 교육, 세미나,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제주도민에게는 수준 높은 한국 전통문화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고, 내외국 관광객들에게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 아름다운 공예품으로 빚어낸 전시, 제주도의 수려한 풍경 3박자가 어우러진 빼어난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시실은 총 5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1전시실은 한국인의 전통공예실,
•2전시실은 현대미술실로 백남준을 비롯한 근현대 작가의 작가 작품실
•3전시실은 쿠사마 야요이 전시실
•4전시실은 전통 상례실
•5전시실은 불교기획전시실 및 ‘제임스 터렐’ 감상실
로 구성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1전시실부터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5전시실부터 내림차순으로 관람한다는 것이다.
제임스 터렐은 미국 출신 작가로, 1960년대 발생한 ‘빛과 공간 미술운동’의 선두 주자로 잘 알려있다. 터렐의 작품은 공간, 색, 지각과 관련한 감각적 경험을 기반으로 빛을 구축하는 것과 빛으로 그리는 것 사이의 대화에 포커스를 맞춘다.
본태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작품 ‘Orca, Blue’는 그의 초기 작업으로 터렐의 예술적 커리어에서 빛의 발견을 탐구하기 시작했을 때 만들어진 프로젝션 시리즈라고 한다. ‘orca’는 스페인어로 ‘범고래’라 한다. 뒤에 ‘blue’와 같이 있으니 바다가 연상된다. 제임스 터렐 전시는 직접 가서 보시기로!
제주도는 바람이 참 많이 분다. 바람 때문이지, 구름의 이동도 빠르고, 그 때문에 햇볕도 비췄다 가렸다 하였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박물관에 전시된 컨텐츠보다도, 건물 자체에서 주는 감동이 컸다. 걷기만 하여도 자연의 선물을 받는 기분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건물 자체도 박물관의 대단한 컨텐츠인 것이다!
설계자가 숨겨 놓은 공간들을 찾는 마음으로 전시를 본다면, 박물관을 보는 게 좀 더 설레고 재밌지 않을까 싶다.
네이버를 통해 사전예약을 하면 편하게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박물관 홈페이지를 참고 바란다.
본태박물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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