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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2291

과서 약으로 쓴 두더지 서울역사박물관이 개최 중인 임인식 사진전에 선보인 장면 중 하나가 이것이라, 설명에 의하면 1954년 한국전쟁 직후 포착한 청계천 판자촌 한 장면이라 한다. 이 판자촌은 놀랍게도 이명박 서울시장에 의한 청계천 복원 직전까지 그 모습을 유지했다. 이 개발사업으로 판자촌은 지금은 어디에서도 흔적조차 찾을 수 없고, 오직 청계천박물관 인근 청계천 변에 복원한 몇 채가 남았을 뿐이지만, 그만큼 그 내력은 질겨서 얼마전까지도 서울의 일상과 함께했다. 저 안내판을 어찌 읽어야 할지 실은 아리송한 대목이 있다. 윗부분을 가로로 읽어 명산약名山藥이라 하고, 그 아래로 그 세목으로 구렁이 살모사 두더지를 나열한 것인 듯한데 약구렁이, 산살모사, 명두더지로 읽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 장면을 지나는 사람들 반응이 나로서는.. 2023. 12. 26.
말송보화末松保和 스에마쓰 야스카즈가 말하는 임나와 마한 “(임나任那는) 지리적으로 말하면 여러 한국의 하나인 구야한국狗耶韓國=임나가라任那加羅에서 기원하고, 백제·신라의 통일권에 들어가지 않는 모든 한국을 포함하는 지역의 총칭이며, 정치적으로 말하면 더욱 광대한 기구 가운데 일부 곧 임나가라를 중심으로 하는 여러 한국을 직접 지배하는 체계이고, 더욱이 그것만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외곽에 간접 지배하는 백제·신라를 복속시켜, 임나·백제·신라의 3자가 하나로 합해져 고구려에 대항하는 것”(末松保和, 임나흥망사任那興亡史 , 길천홍문관吉川弘文館, 1949, 69~70쪽) 이 친구가 말하는 임나는 요컨대 왜국 혹은 일본 중심 하나의 통일권인데, 내가 볼 때는 두 가지 층위가 있다. 첫째 광의로써 임나 말고도 백제·신라까지 포섭하는 하나의 정치동맹으로, 이 경우 임나.. 2023. 12. 25.
절차탁마한 두보, 나오는 대로 지껄인 이백 정확한 인용인지는 자신이 없다. 두보는 시를 쓰려면 만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 그의 작품을 보면 이런 절차탁마의 온축이 그대로 드러난다. 내 보건대 두보는 시를 짖고도 그 이후에 끊임없이 수정했다. 그 옛날 지식인들이 이른바 전고를 동원하는 원천은 기억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기억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언제건 오류의 위험성에 노출한다. 이런 위험성을 내 보기엔 두보는 사후 검열로 바로잡았다. 이를 검서檢書라 하는데, 두보 시에 이 말이 보인다. 이는 뱉으면 그대로 시가 되었다는 이백과 뚜렷이 대비한다. 두 사람 시를 비교하면 두보시가 어렵고 이백시가 편한 까닭은 이에서 말미암는다. (2013. 12. 23) *** 당(唐)나라 두보(杜甫)의 시 〈봉증위좌승장 이십이운(奉贈韋左丞丈二十二韻).. 2023. 12. 24.
[로물루스·레무스 형제 spinoff] (1) 언덕으로 올라가는 도시, 그리고 두 개의 city wall 앞선 이야기에서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어디를 터 잡고 도시를 만드느냐 하는 문제로 결국 존속살인 사건으로 발전했다는 말을 하면서 로물루스는 팔라티노 언덕을, 동생 레무스는 아벤티노 언덕을 선호했다 했으니, 이는 결국 권력투쟁에 다름 아니다. 비단 로마만이 아니라 언덕 hill은 인간 생활조건, 특히 도시 발달에서 매우 긴요한데, 내가 늘 말하듯이 사람의 일상 거주공간이 평야지대로 내려온 것은 근대 이후다. 무엇보다 평야지대는 충적지라, 걸핏하면 강물이 범람하는 지역인 까닭에 치수治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인간이 일상으로 거주할 곳이 못 되는 저주받은 땅이다. 그래서 인간은 본능으로 높은 곳으로 기어올라가게 되어 있다. 하지만 무한정 높은 곳으로 갈 수는 없으니, 적당한 높이로 올라가야 한다.. 2023. 12. 24.
[로물루스·레무스 형제] (2) 동생을 살해하고 왕이 된 쌍둥이형 로마 신화에서 로물루스 Romulus 와 레무스 Remus 는 쌍둥이 형제다. 그에 의하면 형 로물루스가 동생 레무스를 죽이고는 로마시와 로마 왕국을 건국한다. 이 건국신화를 그대로 실제 사건으로 받아들인다면 이 사건은 기원전 753년 무렵 로마가 건국되기 전에 성립이 되어 있어야 하지만, 신화는 신화일 뿐. 다만, 이 이야기는 기원전 3세기 후반 기록에는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 확실히 신화로 자리잡은 것만은 확실하다.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로마 근처 고대 라틴 도시 중 하나인 알바롱가 Alba Longa 라는 데서 태어난다. 그들의 어머니 레아 실비아 Rhea Silvia는 베스타 신녀 Vestal Virgin다. 아버지는 누미토르 Numitor라는 왕이다. 하지만 그는 동생 아물리우스 Amul.. 2023. 12. 24.
[로물루스·레무스 형제] (1) 육감화가 니콜라 미냐르 앞 그림은 아비뇽의 미냐르 Mignard d'Avignon 라고도 일컫는 17세기 프랑스 화가 니콜라 미냐르 Nicolas Mignard (1606~1668) 작품으로, 종교화와 신화화에 특출난 재능을 보인 그답게 로마 왕정 탄생을 이야기하는 한 장면을 참말로 생동감 있으면서 육감적으로 구상화했다. 1654년 작인 이 그림은 양치기 파우스툴루스 Faustulus 가 테베르 강가에서 늑대 젖을 먹고 있는 로물루스 Romulus와 레무스 Remus 쌍둥이 형제를 발견하고는 그들을 안고서 집으로 데려와서는 그의 부인한테 넘기는 장면을 극화한다. 어느 쪽이 마누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아이를 잡으려는 쪽이 마누라 아닐까 싶고 그 옆 큰 가슴통을 내어놓은 여인은 처제인가? 암튼 망토에 싸서 안고 온 아이 둘이 .. 2023.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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