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역사문화 이모저모 1712

[무령왕릉이 봉착한 최대 난제 둘] (4)  미완성으로 끝난 죽음 그렇다면 왜 무령왕릉은 개봉 당시 부부 위치가 바뀌었고, 머리는 북쪽이 아닌 남쪽으로 두었는가? 이 의문은 실은 역발상으로 간단히 풀리는데, 그것이 죽음의 경우는 반대지만, 살아있는 모습이라는 사실이다. 간단히 말해 무령왕과 그의 왕비 모두 살아있는 모습으로 출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찌하여 저 부부는 살아있는 모습으로 형상화했는가? 그 해답은 빈殯에 있다. 더 간단히 말해 빈소 그대로의 모습인 까닭이다. 앞서 나는 동아시아 전통 장송 관념에 의하면, 모든 사람은 군주건 나발이건 두 번의 죽음을 맞이하며 이 두 번의 죽음을 거쳐야 비로소 죽음이 완성한다는 말을 했다. 예서 관건이 빈殯이다. 이 빈이란 더 간단히 말하면 생물학적 죽음과 상징으로서의 죽음이 걸치는 기간을 말한다. 완전한 죽음은 저 두.. 2024. 3. 27.
Ladby ship, 무덤방으로 쓴 바이킹선 이 배를 그 발견 덴마크 마을 이름을 따서 Ladby ship 이라 부른다는데 저 Ladby를 덴마크 현지에서는 어찌 발음하는지 아무리 들어봐도 내 귀엔 로비 정도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혹 롣비 인가 다시 확인해도 로비에 가깝지만 다만 어찌 들으면 로우비에 더 가깝다. 편의상 철자를 중시해서 라드비선船이라 부르기로 한다. 길이 22m, 너비 3m인 저 선박은 10세기 바이킹 배로, 뜻밖에도 저걸 바이킹 왕의 주검을 장식하는 집으로 썼다 한다. 이른바 ship burial 인 셈인데, 서기 925년 바이킹 왕이 죽자 말 열한 마리, 개 네 마리, 그리고 다른 껴묻거리랑 함께 묻혔다고 한다. 현재까지 덴마크에서 나온 유일한 무덤 바이킹선이라는데 그런 희귀성 때문인지 저 선박은 발견지점 그곳에 그대로 보존되어.. 2024. 3. 27.
백년전 선교사 애니 베어드 창작 소설 DAYBREAK IN KOREA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소장 기독교 자료 을 소개합니다. 오늘 소개할 유물은 바로 조선시대 12살 소녀 보배의 이야기를 담은 입니다. 은 1909년 작으로, 애니 베어드 선교사의 작품입니다. 창작 소설 의 저자인 애니 베어드 선교사는 평양 숭실의 교과서를 편찬하며 숭실의 근대 교육 발전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애니 베어드 선교사는 조선의 여성에게도 큰 관심과 애정을 보였습니다. 그런 애정이 바로 그녀의 창작 소설인 에 잘 나타나있습니다. 조선 여성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는 『DAYBREAK IN KOREA』을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에서 만나보세요! #숭실대학교 #숭실대박물관 #한국기독교박물관 #기독교 #조선 #여성 #애니베어드 #기독교 2024. 3. 26.
반포아파트, 강남시대의 서막 Beginning of Gangnam, Banpo Apartment 72~138㎡(22~42평) 3천786 가구로 구성된 반포아파트는 1973년 처음으로 한강 남쪽에 건설된 대단지 아파트였다. 반포 아파트 건설은 55만여㎡ 부지에 242억 원을 들인 당시 최대 규모의 공사로 '남서울 건설사업' 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반포1 단지를 설계한 주택공사는 주택 내부에 처음으로 복층 설계를 도입했다. 1, 2층 연결주택이라고 불린 이 설계는 1호당 2개 층을 사용했다. 그 때문에 아파트는 6층 높이지만 1, 3, 5층에만 현관이 있었고 내부에 계단을 놓아 2, 4, 6층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105㎡(32평 C형) 주택형에는 아래층에 부부침실과 식당을 겸한 13평의 넓은 거실을 뒀고 손님을 위한 화장실도 별도로.. 2024. 3. 26.
뽀뽀하고 포옹하는 발다로의 연인들 Lovers of Valdaro 이른바 “발다로의 연인들 Lovers of Valdaro” 이라 일컫는 신석기시대 이 젊은 남녀 부둥켜 뽀뽀 해골은 2007년 이태리 롬바르디 북부 지역 만투아 Mantua 라는 데서 발굴 공개되어 화제를 뿌렸다. 그 폼새가 묘했으니 서로 눈길을 바라보며 껴안은 모습인 까닭이다. 이를 “연인들의 포옹 lovers’ embrace”이라 묘사하기도 했다. 고고학도 마리아 메노티 Maria Menotti 가 이끄는 조사팀은 발다노 Valdaro 라는 마을에서 발굴을 하다가 이 신석기시대 합장묘 하나 a double burial 를 찾았으니 20세 전후 남녀로 드러났다. 신석기시대 합장묘가 아주 없지는 않지마는 아주 드문데다 저런 모습이었으니 흥분할 수밖에. 저때도 로미오 앤 줄리엣이 있지 말란 법 있는가? 키.. 2024. 3. 26.
[무령왕릉이 봉착한 최대 난제 둘] (3) 빈殯, 죽음으로 가는 마지막 문턱 동아시아 군주는 두 번 죽고, 동아시아 군주는 두 번 즉위한다. 生과 死가 정확히 서로를 투사透寫하는 버전이다. 죽음은 예고가 없다. 최고 권력자라 해서 예외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어느날 느닷없이 죽는다. 이 죽음과 더불어 새로운 권력이 탄생한다. 새로운 군주는 先王의 관뚜껑 앞에서 바로 즉위한다. 지존의 자리는 한 순간도 비울 수 없다는 논리 때문이다. 이것이 이른바 현대 국민국가에서는 국군통수권으로 발현한다. 기존 왕의 죽음과 새로운 왕의 즉위 사이, 곧 궐위闕位 기간이 길수록 반란과 음모와 쿠데타가 춤을 춘다. 이것이 1차 즉위라, 이는 준비가 없이 이뤄진 권력교체라 다 재미없어 한다. 진짜 즉위는 그 이듬해 정월이나 2월쯤에 이뤄진다. 그해 앞선 왕이 죽었다 해도 죽은 그해는 그 죽은 왕의 시.. 2024. 3. 2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