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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2406

화랑세기 나머지를 쏟아부은 '상장돈장, 또 하나의 화랑세기' 의성조문국박물관과 한국고대사탐구회가 기획한 《의성지역 고분조사 50년과 조문국의 지배세력》 학술대회 성과를 단행본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 학술대회는 같은 제목으로 2012년 12월 7일, 의성군청에서 개최되었고, 나는 그 자리에서 '상장돈장, 또 하나의 화랑세기'를 발표했다. 단행본은 2013년 2월, 경인문화사 간이다. 이에 수록된 발표문 세부목차는 실은 내가 2001년 구상하고 집필하다 중단한 《화랑세기 또 하나의 신라2》에 수록할 가장 중요한 줄기들을 모조리 쑤셔박다시피 했다. 제1장 '전세이왕前世二王의 교敎'는 영일 냉수리비문에 '전세이왕의 교'를 토대로 진이마촌 관련 판결이 나온 점을 근거로, 신라에는 이미 상고기에 왕대별 敎를 집성한 실록이 있었으며, 따라서 진흥왕시대 국사 편찬은 그런 실록의.. 2019. 7. 6.
어느 하나 버릴것 없는 연꽃 꽃으로 본다면 여름은 연꽃이 화왕花王이다. 진흙탕에서 솟아났으면서도 화려함을 자랑하는 연꽃이라면 대뜸 불교나 석가모니 부처님을 떠올리겠고, 개중에는 효녀 심청의 환생을 연상하기도 하겠지만, 불교가 도래하기 전에 이미 연蓮은 동아시아 생활 깊이 곳곳에 침투해 있었다. 불교가 막 상륙할 무렵 중국에서 나온 사전인 《설문해자說文解字》를 보면, 지금의 ‘蓮(련)’이라는 말을 “부거의 열매를 말한다(芙蕖之實也)”고 풀었으니, 엄밀히는 열매만을 지칭한 듯하다. 그 훨씬 전에 나온 또 다른 뜻풀이 사전인 《이아爾雅》에서는 蓮에 해당하는 표제어로 ‘荷하’를 수록하면서 “부거芙渠를 말한다. 그 줄기는 ‘가茄’라 하고, 그 이파리는 ‘하蕸’라고 하며, 그 밑둥은 ‘밀蔤’이라 하고, 그 꽃은 ‘함담菡萏’이라 하며, 그 열매.. 2019. 6. 30.
디드로 《백과사전》 이런 책도 역본으로 접할 수 있다는 게 축복이랄지 아닐지는 모르겠다. 내가 어릴 적 세계사를 배울 적에 디드로 하고 달랑베르가 쿵쿵짝 해서 맹근 《백과사전》이 프랑스혁명의 지적 토양을 제공했다는 식으로 들은 듯 하다. 이 역본은 그들의 백과사전이 수록한 항목 중 디드로가 집필한 '백과사전' 항목을 옮긴 거라 한다. 한데 이 친구가 미쳤는지 그에 자신이 분담한 분량이 단행본 한권을 채울 만큼 많다. 나는 그들의 《백과사전》이 중요하단 말만 골백번을 들었지, 정작 그 《백과사전》이 어케 생긴 요물인지 아직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에 비로소 그 편린이나마 맛본다. 참 세상 많이 바뀌어 이런 책도 구경하니 내 뒷세대는 내가 안 보고 못 본 무수한 것을 보리라 생각하니 미쁘기도 하고 그들보다 일찍 태어난 내가 원통.. 2019. 6. 29.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반평생 바친 김창겸 "민족문화대백과사전 덕분에 한국 학술문화 비약적 성장"송고시간 | 2019-06-28 06:10한중연 36년 생활 마무리하는 '사전 산증인' 김창겸 부단장"열띤 토론으로 표제어 정해…콘텐츠 보강이 장기 과제"가찹게는 김천고등학교 선배인 형을 나는 언제나 애늙은이라 부른다. 나는 그를 대략 20년전쯤, 내가 문화재 학술을 전담하기 시작할 무렵에 조우했다. 남들이야 같은 김천이라 하면 이웃집처럼 다 안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도 펴 봐라, 김천이 얼마나 넓은지. 직지사 사하촌 출신 형을 거창 무풍으로 넘어가는 대덕산 아래 동네 사람인 내가 알 턱이 있겠는가? 그 당시에도 백과사전 편찬업무에 종사하던 형은 같은 김천 출신이라는 인연이 빌미가 되었겠지만, 관계가 돈독해져 나중에는 2003년 무렵인가에는 신라사.. 2019. 6. 28.
전리품으로서의 수급首級 사마씨 천의 《사기史記》 이래 기록을 보면, 적의 수급首級을 베었다는 대목이 자주 나온다. 예서 首는 말할 것도 없이 대가리다. 말 그대로 대가리를 땄다는 말이다. 한데 왜 급수 급級인가? 대가리 하나 따올 때마다 특진을 시켜줬기 때문이다. 지금 기준에서 보면 무식하게 보이지만, 이 수급으로써 특진을 꿈꾸는 자는 많았고, 실제 그리해서 출세한 자가 적지 않다. 이 특진은 강고한 기성 신분제의 탈출 해방구이기도 했다. 물론 이 수급을 통한 특진을 꿈꾼 자들 대다수가 실은 그네 자신의 목이 달아났지만 말이다. 강고한 신분제 사회인 신라에서는 더는 출세 못하겠다고 판단한 설계두薛罽頭는 당唐으로 탈출해 신분상승을 꿈꾸었으니, 그가 채택한 방식이 수급 획득을 통한 출세였다. 당 태종 이세민이가 고구려 정벌군을 일.. 2019. 6. 24.
예멘 난민으로 보는 고대 민족이동과 주류의 교체 요새는 이 문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다. 작년 이맘 때만 해도 제주도로 몰려든 예멘 난민 사태로 그 난민 처우를 둘러싼 논란이 극심했다고 기억한다. 이 사태를 둘러싼 논란 전개 양상을 보면, 여러 성찰을 요구한다고 나는 본다. 그런 성찰들과는 별개로 나는 내가 오래도록 궁금해한 의뭉스러움 중 하나를 풀 단서를 푼다고 본다. 무엇인가? 나는 오래도록 역사에 아주 자주 보이는 민족 이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이번 사태를 보니 고대 민족 이동의 여러 실마리를 풀 수 있다고 나는 본다. 예컨대 민족 이동은 출발지 주체의 관점에서 그것이 발생하는 원인을 생각해야 한다. 예멘에서는 왜 난민이 발생했던가? 둘째 어사일럼asylum 주체의 관점이다. 저들 난민을 대하는 토착사회, 재지在地사회의.. 2019.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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