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역사문화 이모저모 2917 없어졌어야 하는 훈민정음, 그것이 살아남은 기적의 이야기 기록에 의하면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어 표기 수단이 공식 발명되기는 1443년, 세종 25년이며, 그것이 공식 반시되기는 3년 뒤인 1446년, 세종 28년이다. 이 시점이 왜 중요한가?온갖 반대를 무릅쓰고서 저 사업을 밀어부친 세종 이도는 반시 기준으로 불과 4년 뒤인 1450년에 훅 가버리기 때문이다. 권력층 어느 누구도 흔쾌히 찬성했다고는 볼 수 없는(실제 이를 열렬히 찬성한 사람은 쉬 눈에 띠지 않는다.) 이런 사업은 그것을 밀어부친 최고 권력자가 훅 가버리면 이내 없던 일로 흐지부지하고 만다. 이 점에서 저 훈민정음은 놀랍기 짝이 없는데, 그런 가운데서도 저 결정적인 핸디캡, 곧 그 절대의 사업추진자가 훅 가버렸음에도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더 요상한 점은 반시와 더불어 국가적 사업으로 세종.. 2025. 9. 15. 불교, 해동 요순海東堯舜 세종의 유일한 흠결 세종 32년 경오(1450) 2월 17일(임진일)에 이도李裪가 숨을 거두니 이가 훗날 성군이라 추앙받는 조선 4대 왕 세종이다. 그가 마지막 숨을 거둔 데는 궁궐이 아니라 아들 영응대군永膺大君(1434~1467) 집 별서였다. 그의 죽음을 전하는 세종실록 해당 날짜 기사다. 임금이 영응 대군永膺大君 집 동별궁東別宮에서 훙薨하였다.이 소식을 전하면서 사관은 왜 궁궐이 아닌 영응대군 집이었는지를 알릴 만한 이유가 있다 생각했음인지 다음과 같은 협주狹注를 적었다.처음에 영응 대군 집을 지을 때, 명하여 한 궁을 따로 집 동편에 세워서 옮겨 거처할 곳을 준비하였다.적자로서는 여덟째 아들인 영응대군은 봉작 명칭 변화가 많다. 태어나자 영흥대군永興大君이라 했다가 1447년, 세종 29년에 역양대군歷陽大君이라 고쳤다.. 2025. 9. 14. 삼각형 구도를 구사했다는 후쿠사이, 여차하면 인상파 역삼각형? 국립청주박물관 특별전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9월 16일부터 2주간 소개되는 작품 중 하나인이 '갑주 석반택甲州石班澤'야마나시 현을 흐르는 후지강은 일본 3대 급류 중 하나이며, 이 작품은 후지강에 접한 가지카자와鰍沢 부근을 그린 것이다.강을 향해 뻣은 바위, 투망을 건져 올리는 어부, 그리고 투망 줄이 삼각형 구도를 만들어 멀리 솟아 있는 후지산과 같은 형상을 보여준다. 자세히 보면 후쿠사이는 이 형상를 만들기 위해 어부 뒷쪽에 아이를 일부러 그려 넣었고, 아이가 당기는 그물 역시 후지산과 같은 모습을 만들기 위해 정확히 구도를 맞추고 있다. 어부 자세도 두 다리를 모아 엉덩이를 쭉빼고 숙여 그물을 힘껏 당기기 직전 모습으로 표현했는데 후지산 정상 구도에 맞추었음을 알 수 있다.빠른 물살을 표현한.. 2025. 9. 13. 자기 작품 팔아먹겠다고 홍보에 안간힘을 쓴 후쿠사이 국립청주박물관 특별전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9월 15일부터 2주간 전시되는 호쿠사이 작품 중 내가 생각하는 눈여겨 볼만한 작품은 '本所立川'이다.당시 에도(도쿄)에서는 불이 잦았고, 빠른 재건을 위해 강 동쪽에 목재를 비축해 두었다고 한다.세로로 길쭉하게 뻣은 목재 사이로 우측 가장자리에 후지산이 표현되어 있다. 특별할 것 없는 것 같지만 재미있는 것은 우측 하단에 적힌 글이다.목재상 간판에는 니시무라 창고西村置場, 그 바로 왼쪽에는 에이쥬도에서 구입永寿堂仕入이라 적어 놓았다. 이 우키요에 '후지 36경'을 판매한 출판사는 니시무라에이쥬도西村永寿堂로, 이렇게 깨알 같이 홍보를 한 것이다.가장 왼쪽에는 신판 36 불이(후지) 구입新板三十六不二仕入이라 적혀 있으며, 가장 오른쪽 글은 馬喰丁弐丁目角인데.. 2025. 9. 13. 걸핏하면 타임슬립해서 가는 조선시대,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 사회 이 몸 삼기실 제 님을 조차 삼기시니, ᄒᆞᆫ 緣연分분이며 하ᄂᆞᆯ 모ᄅᆞᆯ 일이런가나 ᄒᆞ나 졈어 잇고 님 ᄒᆞ나 날 괴시니, 이 ᄆᆞ음 이 ᄉᆞ랑 견졸 노여 없다.平평生에 願원하요 ᄒᆞᆫ 녜쟈 ᄒᆞ얏더니, 늙거야 므ᄉᆞ 일로 외오 두고 글이ᄂᆞᆫ고.엇그제 님을 뫼셔 廣광寒한殿뎐의 올낫더니, 그 더 엇디하야 下하界계예 ᄂᆞ려오니,올 적의 비슨 머리 얼킈연 디 三삼年년이라.臙연脂지粉분 잇마ᄂᆞᆫ 눌 위ᄒᆞ야 고이 ᄒᆞᆯ고ᄆᆞ음의 친 실음 疊텹疊텹이 혀 이셔,짓ᄂᆞ니 한숨이오 디ᄂᆞ니 눈믈이라.人인生은 有유限한ᄒᆞᆫ 시ᄅᆞᆷ도 그지업다無무心심ᄒᆞᆫ 歲셰月월은 믈 흐ᄅᆞᄃᆞᆺ ᄒᆞᄂᆞᆫ고야.炎염涼량이 ᄅᆞᆯ 아라 가ᄂᆞᆫ ᄃᆞᆺ 고텨 오니,듯거니 보거니 늣길 일도 하도 할샤. 정철 사.. 2025. 9. 11. 연극은 3~4회차, 책은 2쇄, 목판은 10회를 넘겨야! 연극쟁이들 하는 말을 들으면 새로운 공연이 오를 때는 대개 몇 회 이상 한 다음에 가야 가장 안정된 공연을 본다 한다. 아무래도 처음 올려서 몇 번 돌려 봐야 배우끼리 호흡도 맞고 여타 음향 장비며 하는 것들이 제대로 구동되기 시작하기 때문일 것이다. 책도 마찬가지라서 가장 안정된 판본은 대개 2쇄 이후다. 초판 1쇄는 아무리 내가 오타 비문 등을 바로 잡는다 해도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돌발하기 마련이라 저자가 가장 애정을 기울여서 교정하는 쇄가 2쇄다. 2쇄를 넘어가면? 모든 저자가 마찬가지일 텐데, 거개 책이 나오면 하도 진을 빼 버려서 쳐다보기도 싫다. 그래도 2쇄에 들어간다면 나름 정심성의껏 오류를 바로잡아 2쇄에 반영하는데 3쇄 이후는?건성건성이다. 너 같으면 그거 다시 쳐다 보고 싶겠니? 그렇다.. 2025. 9. 11. 이전 1 2 3 4 5 6 7 ··· 48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