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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춘동의 도서문화와 세책26

우리동네 유적: 마산의 조창 유춘동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가곡 의 배경지로 유명한 경상남도의 마산(馬山). 현재 창원시와 통합하여 창원 마산합포구가 되었지만, 마산은 그 이름 하나만으로 우리나라 도시 중에서 유서 깊은 곳의 하나로 인식되는 곳이다. 오래된 도시의 연륜 만큼, 도시 곳곳을 거닐다보면 여러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다. 마산 원도심인 남성동, 마산 사람들에게 창동倉洞에 가보면 이곳에 조선시대 조창漕倉이 있었음을 알려주는 표지석이 있다. 표지석은 현재 SC제일 은행 한 구석에 조성되어 있다. 조창은 조선시대 각 지방의 세곡稅穀을 거두어 저장했다가 서울로 운반하는 일을 맡아서 처리하던 곳이다. 마산 창동에 있는 조창은 1760년(영조 36)에 경상도 관찰사였던 조엄趙曮이 임금에게 계를 올린 뒤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이곳의 .. 2020. 4. 11.
우리동네 유적지: 장희빈 우물터 유춘동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연희동 삼거리에 서면 남가좌동 사거리로 가는 대로(大路)를 볼 수 있다. 이 대로를 두고 오른쪽에는 전두환, 왼쪽에는 노태우 전직 대통령이 살고 있다. ‘장희빈 우물터’는 노태우 전 대통령 집 앞에 있는 유적지이다. 이곳은 주말이나 연휴가 되면 의외로 답사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안내판을 보면 세종 때 이 부근에 이궁離宮인 연희궁이 있었고, 이곳에 숙종 때 장희빈張禧嬪이 인현왕후仁顯王后의 복귀로 폐비廢妃가 되었을 때 이곳에 머물며 사용했던 우물터라고 적어 놓았다. 사극이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희빈. 그녀는 조선 왕조를 통틀어 유일하게 궁녀의 신분에서 왕비가 되었던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현재, 그녀의 생가, 폐비 후의 살던 곳은 종로, 불광동, 연희동 등지로 다양하게.. 2020. 4. 1.
90년대 레트로(2): 대입 수험서 유춘동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옛날이나 지금이나 중고등학생들의 최고 목표는 대학진학이다. 90년대를 전후로 중고등학생이었던 현재의 40~50대는 입시를 위해서 10대를 보냈다고 말할 정도로 입시와 관련된 책들을 참 많이도 사서 풀었다. 오늘 레트로의 주제는 '대학입학과 관련된 참고서'이다. 국어 과목의 최고 자습서와 문제지는 《한샘국어》였다. 영어 과목의 수험서는 《성문종합영어》와 《맨투맨》으로 양분되었다. 그리고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서 두 책의 평가는 갈렸다. 수학 과목의 수험서도 《수학의 정석》과 《해법수학》으로 양분되었다. 하지만 수학은 《수학의 정석》이 압도적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이러한 대입 수험서 시장은 91년도에 오면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그 이유는 KBS TV 고교 가정학습(현재 EBS.. 2020. 3. 31.
90년대 레트로(1): 경차(輕車) 티코와 도서대여점 유춘동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선문대학교. 그 주변에 특이한 풍경이 있다. 다름이 아니라 이 대학 동쪽 출입구에 가면 지금은 보기 어려운 경차 티코와 도서대여점이 나란히 서있는 풍경이다. 1991년 당시 기아차 프라이드(Pride)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 대우자동차에서 출시된 경차 티코는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4000여대가 팔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티코를 선전하기 위해서 직접 차를 운전하고 출근하는 모습도 소개되었다. 티코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참으로 곤혹스러운 일이 많았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면 티코보다 조금 큰 차들이 옆으로 와서 경주하자고 빵빵거리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껌이 붙어서 차가 움직이지 못한다, 코너를 돌 때 쓰러진다는.. 2020. 3. 30.
《나무로 읽는 삼국유사》(2019년) 유춘동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삼국유사》와 관련된 책들은 번역본에서부터 일반 대중서에 이르기까지 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새로운 관점에서 원전을 해석하고, 과거와 현재의 소통을 시도한 책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나무로 읽는 삼국유사》(김재웅 저, 마인드큐드, 2019)는 이러한 틀을 깨고 최근에 출간된 연구서이자 대중사로서 의미가 있다. 《삼국유사》를 읽으면서 주목하지 않았던 각종 나무들. 이런 나무들이 해석의 열쇠가 되어 《삼국유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이 책. 《삼국유사》에는 모두 몇 종의 나무가 등장할까? 그리고 그 나무는 이야기들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과거를 기억하는 그 나무들은 현재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이런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삼국유사》가 단순히 옛날 역사/문화.. 2020. 3. 29.
전라도 지역의 문헌수집가 서적상 운당雲堂 이현조 유춘동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현조 선생님을 처음 만났던 것은 2009년이었다. 고려대 법학박사인 선생은 당시 전남대에서 시간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 강사료로 열심히 고문헌을 수집했었다. 이현조 선생은 전라도 전역에서 사라져가던 고서, 그리고 가구류,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두 수집했다. 이로 인해 빚도 많이 지게 되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광주역 주변에서 자신이 모았던 자료를 갖고 고서적상을 운영하고 있다. 이현조 선생님이 제일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일제강점기에서부터 현재까지 광주의 변천을 담은 지역사 자료이며, 그 중에서도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각종 자료들이다. 고서적상도 결국 장사꾼이란 비아냥이 많다. 그러나 그는 버려지고 사라져가는 것들을 .. 2020. 3. 29.
머리가 좋아지는 책(1961년) 유춘동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1961년 당시 출판 시장에서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어, 한국 사회를 ‘머리가 좋아지자는 열풍 운동’을 불러 일으켰던 책이 있었다. 그 책은 바로 《머리가 좋아지는 책》 (와다나베渡邊剛彰 원저, 우천석외 옮김, 지문각, 1961)이다. 신문에 실린 광고를 보면 다음과 같다. 입시 시험을 앞둔 모든 학생들은 이 책을 보십시오. 당신은 천재가 될 것이며 모든 시험에 합격할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 와다나베씨는 단 두 주일의 공부로 고등고시에 합격을 했습니다.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니라 이 책에 설명한 방법을 이용한 것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아주 재미있는 이 책은 지금 일본에서는 초중고 대학을 막론하고 전국학생들의 성전聖典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2020. 3. 22.
하루의 시작과 끝을 책임졌던 cbs 라디오 DJ 김형준 유춘동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알다시피 1979년에 발매된 버글스Buggles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는 TV와 같은 신新 영상매체의 등장으로, 라디오가 조만간 일상에서 없어지리란 우려와 아쉬움을 표현한 노래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만 같던 라디오는 이 시대에도 굳건히, 그리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아 많은 사람에게 삶의 위안과 희망을 주는 친구가 되고 있다. 요즘 텔레비전을 방영 시간에 맞춰 보는 이른바 본방 사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운전을 하다가 라디오를 듣거나, 직업상 24시간 내내 라디오를 켜 놓고 살아가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도 많다. 이를 본다면 라디오는 사라질 매체가 아니라, 계속해서 존속할 우리 곁에 있을 미디어일 것이다. 1970년.. 2020. 3. 18.
세상의 지식과 상식을 담은 세책본 《고담낭전》 유춘동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 얼마전까지 필자는 선문대 소속이었다가 근자 이직했다. 고소설 《고담낭전》은 미천한 신분의 소년 ‘담낭談囊’이, 어른이자 고을 수령인 ‘태수(太守)’와 만나 ‘지혜 겨루기’ 문답問答을 나누고, 문답 내기 끝에 마침내 소년이 승리한다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이본에 따라서 이후에 큰 상이나 관직을 받거나 태수의 딸과 혼인하는 내용이 더 기재된 것도 있다. 고소설에서 이처럼 어른과 어린이의 대결, 어린이의 승리로 끝나는 작품은 《공부자동자문답公夫子童子問答》이 있다. 두 작품은 고소설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아 그동안 이 작품의 형성 과정, 구조와 의미, 문체적 특징 등을 구명究明하는 노력들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속시원히 이 작품의 형성을 해결해줄 만한 단서는 발견되.. 2020. 3. 14.
1910년생 김정자金貞子, 82년생 김지영의 대선배 2016년 10월 발간된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최근 영화로 만들어져, 다시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내용은 간단하게 말한다면 현재 초중년 여성인 ‘1982년생, 여자의 일생/삶/현실’의 이야기이다. 즉, 1982년생인 여주인공이 어렸을 때부터 성장하기까지, 그리고 성인이 된 뒤에도 겪는 각종 편견과 차별, 무엇보다 출산을 한 뒤의 경력 단절 여성의 삶, 일하고 싶은 여성의 뼈저린 아픔과 고민을 그려내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이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것은 “제도적 불평등이 사라진 시대에도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있는 여성에 대한 제약과 차별”의 문제이다. 그러나 이러한 여성의 ‘불평등한 삶’은 비단 현재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이.. 2019. 11. 15.
1930년대 <월간매신月刊每申>이 제시한 취직就職 입학入學의 성공 비결 유춘동 선문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관심사의 하나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사람 사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서 학생들이 보는 입학시험, 그리고 취직 시험은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였다. 이러한 사람들의 민감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일제강점기 잡지 중의 하나가 이다. 은 조선총독부의 국문판 기관지인 부록으로 1934년 2월에 창간된 대중잡지다. (최덕교, , 현암사, 2004). 의 창간호(創刊號)에서 가장 중요한 기사는 ‘취직(就職)/입학(入學) 성공비결(成功秘訣)’이다. 당시 취직 준비, 특히 공직이나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했을까? 당시 일본인으로서 ‘경성부립직업소개소(京城府立職業紹介所長)’을 맡았던 미야하라[宮原] 소장이.. 2019. 11. 13.
세상의 지식과 상식을 담은 세책본 《고담낭전》 유춘동 선문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고소설 《고담낭전》은 미천한 신분의 소년 ‘담낭(談囊)’이, 어른이자 고을의 수령인 ‘태수(太守)’와 만나 ‘지혜 겨루기’ 문답(問答)을 나누고, 문답 내기 끝에 마친내 소년이 승리한다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이본에 따라서 이후에 큰 상이나 관직을 받거나 태수의 딸과 혼인하는 내용이 더 기재된 것도 있다. 고소설에서 이처럼 어른과 어린이의 대결, 어린이의 승리로 끝나는 작품은 《공부자동자문답公夫子童子問答》가 있다. 두 작품은 고소설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작품으로 평가을 받아 그동안 이 작품의 형성 과정, 구조와 의미, 문체적 특징 등을 구명(究明)하는 노력들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속시원히 이 작품의 형성을 해결해줄 만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이 소설.. 2019. 11. 12.
일제강점기 서울에 있던 ‘우유목장牛乳牧場’ 유춘동 선문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우리나라 우유牛乳산업은 일본인 오부에 고노스케가 1890년 조선朝鮮 정부에 허가를 받아 영업한 일을 시초로 본다. 조선이 일본 합병된 뒤로 우유는 일본의 대표적 유가공 업체였던 모리나가森永, 메이지明治 등이 국내 여러 곳에 농장을 세워 직영으로 운영하며 생산했다. 축산업 특성상 농장은 거대한 초원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대부분 목장은 북한 지역이나 지방에 많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경성京城에는 목장 세 곳이 존재했다. 바로 평산목장平山牧場, 동양목장東洋牧場, 경성목장京城牧場이다. 평산목장은 현재 돈암동 성신여대 부근에 있었던 목장이었다. 규모가 컸으며 우유 생산량이 많았다. 동양목장은 현재 신설동과 청량리 일대에 있던 목장이었다. 이곳에서도 우유 생산량이 비교적 많았.. 2019. 6. 27.
백원百圓만 있으면 누구든 성공하는 조선 고서점[古本屋]과 세책점貰冊店 창업(1) 유춘동(선문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1910년 이후부터 일본에서는 일본인들의 조선으로의 이주(移住)가 ‘붐’을 이루던 때였다. 러일전쟁에서 승리하고 대한제국을 합병한 일본으로서는 확장한 영토를 일본인들이 관리해야 한다는 명분에서 일본인들의 이주를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인들에게 “조선은 인생 역전의 마지막 기회의 땅”이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조선에 정착해서 수월한 생활을 위해 조선어를 배우려는 열기, 조선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졌다. 출판업계는 이러한 시대 분위기를 놓칠세라 와 같은 각종 책자들을 무더기로 간행했다. 일본 정부는 처음에는 주로 농업(農業) 이민을 적극적으로 장려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선인들을 대상으로 한 상업(商業), 공업(工業), 서.. 2019. 6. 17.
신소설新小說의 등장, 그에 따른 세책점貰冊店의 변화 유춘동 선문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 兪春東 鮮文大學 歷史文化Contents學科 敎授 20세기초 세책점의 모습, 위치, 영업 실태를 우리에게 알려준 대표적인 사람은 모리스쿠랑(Maurice Courant)과 최남선(崔南善)이다. 이들은 세책점을 이야기하면서, 1910년대 상황을 보아서는 조만간 한양에서 세책점이 모두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이 예언과는 다르게 1910년대 이후에도 서울에서는 세책점(貰冊店)과 세책이 존재했었고, 그 대본은(貸本)은 필사본(筆寫本)과 방각본(坊刻本)은 물론, 당시로서는 새 출판물이었던 구활자본(舊活字本) 고전소설까지도 빌려주며 영업했다. 문제는 이 시기에 우리 문학사에서 구태의연한 ‘고소설’을 탈피하고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소설을 선보이자는 취지에서 신소설(新小.. 2019. 5. 3.
근대 산책길-데이트코스로 부상한 당인리발전소 당인리 발전소. 식민치하 1929년 6월 경성전기주식회사(京城電氣株式會社)에서 발전소 건설을 시작하여, 다음 해인 1930년 11월에 완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화력발전소다. 현재는 이곳을 서울화력발전소로 부른다. 2010년 무렵, 당인리 발전소는 환경, 안전 문제 등으로 발전소를 폐쇄하려했다. 그러나 서울과 경기 일대의 전력 공급을 위해서 존속을 결정했고, 최근에는 발전소 일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여 2022년 개관 예정에 있다. 당인리 발전소는 현재 행정구역상 마포구의 합정동, 상수동 중간 지대에 있다. 합정동, 상수동은 최근 홍대 발전에 따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최근에 뜬 '핫플레이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곳은 이미 1929년부터 많은 사람들이.. 2019. 2. 18.
가자나와 쇼사부로 사전을 훔치고, 식민지새대 ‘책도둑’ 이야기 ‘도둑’이란 단어는 섬뜩하고 흉폭하지만 이상하게도 ‘책 도둑’은 지적이며, 낭만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인지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라는 말도 있고, 영화나 소설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하지만 ‘책 도둑’도 엄연한 범죄행위이다. 옛날 신문을 보며 자료를 찾다가 뜻밖에도 ‘책 도둑’, ‘서적절도범’에 대한 기사가 많아 이를 소개한다. 기사는 많지만 내용을 보면 사전 절도범 검거, 조직적으로 움직인 책 도둑 검거, 책을 훔쳐 유흥비로 탕진한 책 도둑 검거로 요약된다. 위 내용은 1925년 9월 21일 《매일신보(每日申報)》 기사이다. 제목은 ‘서적절도체포’, 내용은 서울 원동(苑洞)에 거주하는 안기설(安基卨, 당시 나이 26세)이란 자가 일한서방(日韓書房)에서 가나자와 쇼사부로(金澤庄三郞)가 지은 .. 2019. 2. 15.
학술전문출판의 위기, 민속원 빈 방에서 홍기원 회장을 추모하며 유춘동 선문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 兪春東 鮮文大學 歷史文化Contents學科 敎授 민속원은 우리나라 민속학(民俗學) 분야에서 대들보 같은 역할을 하는 학술전문 출판사다. 나는 2010년 학회 일로 이곳을 처음 갔다. 학술지 출판 문제로 홍종화 사장과 한참 이야기하던 중에, 노장(老壯) 한 분께서 나를 쓱 쳐다보며 전공을 묻고 나갔다. 그리고 곧 책 선물을 주셨는데, 《혜경궁의 읍혈록》이었다. 책을 받고나서야 그 분이 그 유명한 민속원 설립자 홍기원 회장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그때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했다. 그런 고마운 기억을 그동안 까맣게 잊고 살았다. 그러다가 2019년 1월에 사부(師傅)이시며, 근대서지학회장으로 책 수집가인 오영식 선생님과 민속원을 방문할 일이 생.. 2019. 2. 8.
공덕리 금표孔德里禁標에서 읽어내는 무상한 권력 유동 인구와 지하철 환승 인구가 많은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이 공덕역 3번 출구를 나오면 롯데캐슬이라는 고급 아파트가 우뚝하며, 그 앞에는 노송 몇 그루와 벤치가 있는 조그만 공원이 있다. 이 공원 앞에는 사진처럼 ‘공덕리 금표(孔德里禁標)’라는 안내문과 비석이 섰다. 금표는 조선시대 민간인 통행을 막기 위해 세운 경고 안내판으로, 지금으로 말하자면 ‘출입금지, 금지구역’과 같다. 이 금표는 조선 후기, 최고 권력자 흥선대원권 이하응 별장이 있었기에 일반인들은 함부로 출입할 수 없다 해서 세운 것이다. 흥선대원군이 거처한 집은 안국동 운현궁, 부암동 석파정, 공덕동 아소정 세 곳이 있었다. 아소정(我笑亭)은 고종이 등극하고 명성황후와 권력 투쟁에서 물러난 뒤부터, 흥선대원군이 거처하던 곳이다. 지금이야 .. 2019. 1. 27.
쩍벌남에서 애정 추태 꼴불견 젊은 커플...백년전 전차가 빚은 진상의 파노라마 일제강점기 전차(電車)의 진상손님 유춘동(兪春東) 선문대 역사문화컨텐츠학과 교수 현재 대중교통 총아라 일컫는 지하철. 현재에서 가까운 근대기 이 지하철에 필적할 만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전차(電車)다. 전차는 지하철과 달리 거리 위로 다녔다. 그래서 사람들은 전차를 ‘노면전차(路面電車)’라고도 했다. 조선(朝鮮)에 전차가 처음 개설되기는 1899년이었다. 전차가 처음으로 운행하던 날, 동대문 주변에 이를 보고자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이 모여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었다고 당시 신문은 전한다. 우리나라에서 운행하던 전차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대한제국 시대 한성전기회사(漢城電氣會社)에서 들여온 전차. 이 전차는 전차 가운데 태극마크가 붙은 점이 특징이다. 바로 앞 사진을 보면 태극마크가 .. 2019. 1. 23.
"책 주인더러 욕을 아니하면 개자석놈이라" 유춘동 선문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 兪春東 鮮文大學 歷史Contents學科 敎授 세책貰冊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 헌신적인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연구가 진행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통해서 이분들께 새삼 감사드린다. 이런 인연들을 기록으로나마 남겨 그 고마움을 새기고자 한다. 이번 글에서부터 이런 분들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내가 세책을 실물로 처음 보기는 1999년 2학기 대학원 석사과정에서였다. 지도교수께서, 오오타니 선생님께 어렵게 건네받은 세책을 복사해 당시 수강 제자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셨다. 그때 필자가 받은 고소설이 《금방울전》이었다. 이 소설은 금방울의 활약과 나중에 인간으로, 여자로 변신하는 재미난 이야기책이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은 "세책은 학계에서 연구가 되지 않았기 때.. 2019.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