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런저런1767 김경호씨 일가족 탈북 이후 다시 오른 서울타워 가지 말라는 화살나무 못내 떨쳐내고는 남산으로 오른다. 돌아 부러 이 계단을 이를 이용했으니, 이 계단이 실은 조선신궁의 그것인 까닭이다. 다만 저들 석재 자체가 조선신궁의 그것인지는 자신이 없다. 오르면서 그 점이 못내 궁금해 이곳 안중근기념관에 근무하는 이주화 군이 혹 알까 해서 카톡으로 물으니 계단은 신궁 그것인데 석재는 교체한 것으로 안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남산공원을 지나는 구간 서울성곽은 멸실이 극심하니, 조선을 식민지배하면서 일본이 하필 이곳에다가 조선신궁을 세웠기 때문이다. 사대문 안 서울 사람들이라면, 언제나 남산 북쪽 기슭을 정좌定坐한 조선신궁을 언제나 올려다 보았으리라. 근자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한양도성 기저부를 찾기 위한 발굴을 진행한 결과, 조선신궁을 구성한 여러 전각 중 하나인 배.. 2018. 10. 10. 남산공원 화살나무 찾아간 천불 단풍 절정을 보름쯤 앞둔 이맘쯤 나는 근 몇년 연속으로 남산공원을 같은 목적으로 탄다. 이곳 화살나무 단풍이 서울성곽과 어울려 오묘한 풍광을 빚곤 한다는 그 기억이 하도 강렬하기 때문이라, 나 혼자 그것을 즐기기엔 아깝다 해서 더러 그것을 공유하고픈 사람을 동행하기도 했더랬다. 공원으로 올라가는 동네 길목에 보니 해바라기 여물어 꽃잎 잃어버리곤 목 디스크로 고생하는 듯 푹 고개 수그렸다. 공원에 들어선다. 뭐 이 천만 도시 도심 공원이 아무리 좋다 해도, 별유천지 비인간이라 할 수는 없을 터, 그럼에도 인간계에선 이만한 곳 찾기가 쉽진 않다고는 해두자. 작년부턴가 이 공원 느낌이 확 달라졌는데, 내가 그리 좋아하는 화살나무는 꽤 많이 뽑아버렸음에 틀림없다. 나는 불타는 가을이 좋다. 내가 열이 많아선지 .. 2018. 10. 9. 남산의 자물쇠 빠다 기름 바른 유창 미국영어로 여친인듯한 동행한테 미국인 듯한 양코배기 젊은 친구가 남산을 장악한 열쇠 더미를 보고는 "love locks"라 설명하는 말을 우연히 엿듣고는 피식 웃고 말았다. 접때 어떤 아줌마는 남산이 처음인듯, 대뜸 하는 말이 "이게 대체 돈이 얼마야" 하는 게 아닌가? 열쇠로써 변치않는 사랑 상징한답시며 자물쇠 채우곤 그에다가 "변치 않는 우리 사랑"이니, "죽을 때까지 한가지로" 하는 오글거리는 몇 마디 적고는 그 아래다가 그를 맹서한 커플 이름과 날짜를 적어 걸어주는 저 전통이 중국에선 아주 흔한데 혹 그에서 흘러왔는지는 모르겠다. 볼 때마다 글쎄, 저리 요란스레 맹서한 사랑이 지금도 영속하는 커플 몇이나 될까 못내 의뭉한 까닭은 내가 냉소적이기 때문일까? 아님 그러지 못한 내.. 2018. 10. 9. 해방신학과 학생운동 일전에 두어번 어딘가 긁적거렸지만, 어딘지 모르고 검색도 되지 않으니 이참에 다시 정리한다. 데모하다 잡혀가는 놈은 대체로 나같은 데모 아마추어다. 1987년 7월, 한열이 장례식 때 시청 앞에서 노제가 있었다. 그거 끝나고 해산하는 과정에서 남산 지금의 하얏트호텔 쪽으로 가다가 나는 붙잡혀 남대문경찰서로 연행됐다. 그 남대문경찰서는 지금이나 그때나 위치가 같아, 서울역 맞은편 남산 기슭, 옛 대우건물 인근에 위치한다. 당시 나는 마침 교련복 바지까지 입었던 데다 거기 경찰서가 있는 줄도 몰랐다. 얼씨구나 날 잡아드시오 하고 제발로 호랑이굴 찾아간 멍청한 멧돼지였다. 얼치기가 뭘 알겠는가? 붙잡혀 경찰서로 연행되는 동안 몇 백 미터 끌려가며 양쪽에 도열한 의경인지 전경인지 하는 놈들한테 졸라 맞고 졸라 .. 2018. 10. 9. 성큼한 가을 산책 삼아 남영동 집 근처를 배회했다. 갈아탄 갤놋나인 카메라 성능도 실험할 겸 이런저런 풍광과 경물景物을 듬성듬성 담가봤다. 길을 나서자마자 마주한 오동나무는 이파리가 쭈구렁이라, 저러고선 무슨 계전오엽이추성階前梧葉已秋聲이겠는가 싶으니, 누르딩딩한 기운도 없진 않으나, 시퍼렇게 멍든 채 거꾸러지고 말리니, 저래선 어찌 가을 소리를 내겠는가? 미군 부대 담장에 기댄 산딸나무는 시뻘건 열매가 영롱하기는 한데 볼수록 저 열매는 식용인가 아닌가가 의뭉스럽다. 하이마트에 저 비스무리한 농산물은 본 적 없으므로 혹 독을 품지 않았나 모르겠다. 하긴 버섯은 화려할수록 독성이 강하다는데, 뭐 그러고 보면 수박 역시 속이 시뻘겋기는 저보다 심하지 아니한가? 아들놈 다닌 삼광초등학교엔 그 무성한 담쟁이 덩쿨이 화장기 완.. 2018. 10. 7. 여의도 불꽃놀이 왜 갔느냐 묻거들랑 뭐 귀차니즘 때문이었다고 해 두자. 뭐 사람 그리 복닥이는데 피곤하게시리 왜 가느냐 해서였다고 해 두자. 그런 귀차니즘과 피고니즘을 한 번쯤은 던져버릴 수도 있지 아니한가. 돌이켜 보니, 내가 뭐 그리 내 신념에 투철했던 것도 아니요, 그보단 수시로 변신 변심했더랬다. 그래 세상에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 조폭답사반원 한 분이 그제 생일이었단 소식을 접하고는 주말인 어제 번개를 쳤다. 태풍 여파로 전날부터 쌔리붓던 비가 오후 되니 일순 사라지는가 싶더니 가을 창공을 선사했다. 그래 하늘도 나를 돕는다 생각하고는, 번개쳐서 모인 반원 몇 명과 종로통 일대를 어슬렁이며 깔깔 웃다 밤이 이득해져 막 남영동에 내려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서쪽 하늘이 쿵쿵 거린다. 그래 그랬지. 오늘밤 여의도.. 2018. 10. 7. 이전 1 ··· 284 285 286 287 288 289 290 ··· 29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