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런저런1907 사마귀 귀뚜라미 천국 아들놈 방구석은 온통 사마구와 그 먹이 귀뚜라미라 장모님은 귀뚜라미 울음에 잠을 잘 못 주무실 정도다. 이 놈들이 자연 계절로는 이제 알집을 깨고 나올 때지만 방구석에서 따뜻한 겨울을 나다가 부화해 이 모양이다. 조만간 알을 까리라. 제깐엔 폼 낸답시고 이런 식으로 거실 방구석 곳곳에다가 한마리씩 거처를 마련해준다. 제철이 아닌 사마구는 하늘색이 더 돈다. 그랬다. 넌 사마구 비즈니스하라 고 말이다. 2019. 6. 2. 팔당호 수면으로 달 뜨길 기다리며 물이 흔들지지 않는데서 마음까지 침잠하진 아니한다.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잘 살았을까? 제대로 살고 있을까? 어찌 살아야 할까? 그댄 언제나 그리 행복해 보이오? 어찌하면 그럴 수 있소? 그리 보이오? 오얏나무 밑에선 갓끈을 매지마오. 세상 모두 혼탁해도 나만 깨끗하면 그뿐. 저으리까? 동산에 달 올라 저 사이 배회할 때까지 저으리까? 임술지추 칠월기망이 아닐지라도 저어보리까? 뱃머리 두들기며 사라진 영웅을 호명하리까? 천지간 우주에 나란 사람 살다갔노라 울부짖어 보리까? 그때 그 사람이 그럽디다. 잘 살라고. 글쎄 어찌 사는 것이 잘 사는 일인지 저 산이 희끄무레해지면 알 수 있으리까? 2019. 6. 1. 그가 한 말 김광석 노래였다. 개중 어떤 노래였는진 벌써 기억에 아련하나 아무튼 김광석 염소소리였다. 능소화 피던 계절이었다. 어깨 너머로 전율처럼 전하는 온기는 따듯했다. 얼마가 지났을까? 그가 말했다. 어깨가 결려요. 긴장해서 그런가 봐요. 2019. 5. 30. 걸신걸린 하루 요새 우리공장 문화부가 좀 사납다. 이래저래 현안이 많아 정신이 없다. 어젠 더했다. 걸신걸린 듯 써제끼니 난 데스킹이 아니라 연신 송고키만 눌러댔다. 어졔 하루만 근 80건에 달하는 기사가 송고됐으니 나중엔 내가 글자가 보이지 않더라. 사람은 없는데 벤딩머신 동전 넣은 듯 우째 이리들 써제끼는지 모를 일이다. 황금종려상은 이미 먼나라 얘기다. 세계보건기구가 촉발한 게임 논쟁은 게임 담당부서가 문체부라 이 또한 큰 현안이라 그젠 출근하자마자 문체부 출입기자더러 이번 사태에 즈음한 문체부 입장 쓰라 해서 기사 하나 내보냈더니 그걸로 난리가 났다. 칸 다녀온 기자는 체력바닥이라 이틀 직권 휴가를 줬더니 남은 기자가 부하가 너무 걸렸다. 각각 칸과 오슬로에서 두 기자가 돌아오기가 무섭게 가요 담당 기자는 런던.. 2019. 5. 29. 와사등 아래 장미 장미도 장미 나름인지 대체로 향기는 모란 절반도 되지 아니하고 라일락의 그것엔 십분지일도 차지 아니한다. 걷다 보니 칠흑같은 골목 가로등 아래 온통 붉은 송이 아동아롱이라 다가서 뭉탱이로 갖다 코끝에 대어봐도 이렇다 할 흥취 나지 아니한다. 와사등 비켜 올려 보노라니 장미야 너 같은 아름다움도 드물지라. 2019. 5. 28. 차마 못볼꼴을 두번이나 내 세대가 거개 그렇듯이 나 역시 중고교 때 라디오로 이른바 팝송을 접하고는 그에 열광했으니, 그 시대 최고 스타는 마이클 잭슨이었다. 그 시대 디스코텍은 온통 문워크moon walk였다. 그때 걸출한 두 DJ가 있었으니 김기덕과 김광한이었다. 김기덕이 텁텁했다면, 김광한은 조근조근했다. 매주 일요일인지 토요일은 특집 방송이라, 그 주 빌모드 차트 100위까지 순위를 알려주며 주요한 곡들을 틀어주었으니, 대략 1~10위권 노래는 거의 다 틀어줬다고 기억한다. 빌보드 차트는 우리한테는 꿈이었다. 그건 토르가 태어나고 자란 아스가르드였다. 달나라는 이미 밟았으니 미지가 아니었으되, 아스가르드는 시간 공간 저밖에 존재하는 그 무엇이었다. 빌보드는 우리한테는 이데아였다. 한데 내가 이 꼴을 보다니. 것도 1년 .. 2019. 5. 27. 이전 1 ··· 286 287 288 289 290 291 292 ··· 31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