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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소르의 추억 – 카르낙 신전 by 유성환 이집트에 체류하는 동안 한국전통문화대학 복원팀과 저는 모두 4개 신전을 방문했습니다. 이들 신전은 모두 지금의 룩소르 시, 고대의 테베(Thebes)에 있습니다. 테베 중심을 흐르는 나일 강을 기준으로 태양이 떠오르는 산 자의 땅인 동안에는 순수하게 신만을 모시는 의례전(儀禮殿: cult temple)이, 태양이 지는 망자의 땅인 서안에는 주신과 사망한 왕을 함께 모시는 장제전(葬祭殿: mortuary temple)이 각각 건립되었습니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중요한 방문지는 – 당연한 말씀입니다만 – 복원 대상인 신왕국시대 제19왕조 람세스2세(Ramesses II: 기원전 1279-1213년) 장제전인 라메세움(Ramesseum)이었습니다. 라메세움은 당연히 서안에 있습니다. 이어 동안에 위치한 의례전.. 2023. 5. 22.
용산, 한양으로 가는 길목 Yongsan, the gateway to Hanyang 한양의 길목 용산 Yongsan, the gateway to Hanyang 조선시대 용산은 도성 서쪽의 무악산, 오늘날의 안산에서 남쪽으로 뻗어나간 산줄기와 한강으로 둘러싸인 지역을 아울렀다. 그 구불구불한 능선이 한강에 이르러 봉우리를 형성하는데 전체적인 형세가 용을 연상시킨다 하여 용산이라 이름 불었다. 건국 초기 용산은 명확히 한양 땅은 아니었다. 당시 한양의 경계는 도성이었다. 다만 수도 한양을 관할한 관청 한성부는 도성과 함께 도성으로부터 10리(약 4km)에 이르는 성저십리城底十里까지 관할했다. 용산은 이 성저십리에 해당했다. 도성 밖 한적한 강변 마을이었던 용산에 물길 따라 포구가 발달하면서 삼남三南을 오가는 대로가 용산에서 갈라졌고, 각 지역의 세곡이 용산에서 집결되어 도성 안으로 운반됐다.. 2023. 5. 22.
한 번의 실험으로 끝난 국립박물관 국빈 만찬장 활용 과거의 오늘을 살피다 보니, 1년 전 어제(2022. 5. 20)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이 열린 모양이라, 이 일이 청와대 시대 청산과 더불어 그 만찬장을 어찌할 것인지 하는 논란을 불러일으켰거니와, 그 논란 복판에 휘말린 데가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은 반추가 필요하다고 본다. 어느 무렵인가부터 청와대가 제왕적 대통령제를 상징처럼 통용하는 바람에 대통령 집무실이 그곳을 떠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는 아니해서, 문재인 시대에도 그것을 추진하다가 대안 부재론에 휘말려 가오 상하게도 그런 방침을 스스로 접어야 한 일이 있거니와, 그런 비슷한 공약을 내세우고 당선한 윤석열이 그 전철을 밟을 수는 없다 생각했음인지, 용산으로 짐을 싸 갔다. 하지만 그에 따른 문.. 2023. 5. 22.
철도병원을 탈바꿈한 용산역사박물관을 찾다 20년 넘는 용산구민이라는 내력도 있을 테고 그것 아니라 해도 이런저런 일로 자주 지나치는 까닭에 저 용산역사박물관이라는 데는 생소함보다는 익숙함이 나한테는 크다. 물론 나한테는 중앙대병원이 익숙하지만 내가 문화재 담당 기자 생활하던 때 마침 그 건물 전체가 근대문화재로 등록된 까닭에 유심히였다고는 할 순 없지만 눈여겨 보는 정도이기는 했다. 다만 그 자세한 내력은 듣기는 했지만 흘려버리고 말았으니 그러다가 지난해인가 용산 구립 용산역사박물관으로 개관했다 해서 한번은 꼭 들려보리라 하던 차였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주말 이틀을 내내 방구석에 틀어박혀 빈둥거리다간 이래서는 아니되겠다 싶어 마침 저곳이 떠올라 조금전 다녀왔다. 내 기억에 이곳은 최초의 용산구립 박물관 아닌가 하거니와.. 2023. 5. 21.
라말여초의 "호족"과 일본사의 "무사단" 우리나라 라말여초에는 "호족"이란 세력이 있어 신라의 지배가 끝나자 한반도 전역에 호족의 세상이 펼쳐졌다. 한국사 라말여초의 "호족"에 상응하는 일본사의 세력은 누구일까? 바로 일본사에서 무가로 발전하게 되는 "무사단"이다. 무사단은 헤이안 시대 말기에 발생하는데 당초에는 귀족들의 보디가드로 출발했지만, 이내 귀족들을 무력으로 압도하고 무가정권을 수립한다. 가마쿠라, 무로마치, 에도 막부로 이어지는 사무라이 정권의 기원이 바로 이 무사단에 있다. 이 무사단은 그냥 몰려다니는 군사조직이 아니다. 무사단 자체가 땅을 차지한 봉건영주가 된다. 헤이안시대 말기에는 지방 영지를 점유하고 중앙의 통제(소위 율령체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무사단이 출현하기 시작하였다. 각지에 성립한 무사단이 서로 이합집산하며 싸우기 .. 2023. 5. 21.
곽거병霍去病과 기련천산祁連天山, 그리고 그의 무덤 망가진 몸을 이끌고 《사기史記》 이광李廣·위청衛靑 그리고 곽거병霍去病 열전을 막 통독했다. 그들이 묻힌 곳을 막 다녀와서인가? 이전에 읽을 때보단 조금은 새롭게 다가온다. 곽거병 죽음과 그에 따른 장송葬送 의례가 이 열전엔 잠깐 보이거니와, 그의 무덤을 기련산祁連山을 본떠 만들었다는 구절이 눈에 띈다. 기련산祁連山..기련은 흉노어로 '하늘'이란 뜻이거니와 그런 까닭에 이광 열전엔 이를 '기련천산祁連天山'이라 표기하기도 했으니 '역전앞'과 같은 표현 발상이다. 앞선 포스팅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한 무제漢武帝가 묻힌 무덤인 무릉茂陵을 위성처럼 감싼 소위 배장묘陪葬墓 중에서도 그 동쪽 위청과 김일제 묘 사이에 위치한 곽거병 묘만큼은 동아시아 묘제 역사에서는 돌발 중의 돌발이다. 쐐기형 방형 봉분인 그의 무덤에는.. 2023.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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