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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선 서울 물 먹어라! 나는 낙향을 준비하는 사람이다. 꼭 고향 김천을 고집하지 않는다. 내심 평균을 산다했을 때 75살 정도까지는 서울을 벗어나거나, 혹은 적어도 년중 절반 이상은 서울 아닌 다른 곳에서 보내다가 나중에 다시 서울로 기어올라와서 죽을 준비를 하려 한다. 나는 도저히 대학, 특히 사립대학 다닐 형편이 안 되는 집안이었지만, 내가 그 지역에서 대학생활까지 보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어케든 서울로 올가가서 결판 한 번 내 보겠다 해서 바득바득 서울로 기어올라왔다. 다른 직장 생활 잠시 거쳐 이쪽 업계 기자가 되었을 때, 날더러 부산지사로 내려가지 않으면 합격을 취소한다 했을 때 청천벽력이었던 까닭은 그 꿈이 산산조각날 판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그 부산에서의 생활 1년이 지옥과도 같은 나날이었던 까닭이 바로 이때.. 2024. 6. 25.
지자체 학예연구사에게 전공이란 오늘 용인 건지산 봉수 건물지 발굴조사 현장 자문이 있었다. 다행히 봉수군이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잘 나왔다. 용인 석성산 봉수는 작년에 국가 사적이 되었고, 이 건지산 봉수는 앞으로 국가 사적 지정 신청을 위한 학술대회가 계획되어 있다. 봉수에 대한 나의 관심과 열정을 좋게 보셨는지, 오늘 어떤 분에게 전공을 봉수로 바꿨냐는 질문을 받았다. 아니라고 했지만, 생각해 보니 지자체 학예연구사에게 전공은 별로 의미가 없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유산까지 폭넓은 유적과 유물을 알아야 하고, 그 일을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공 분야는 일하는데 있어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전공보다 훨씬 다양한 분야의 유물과 유적을 알아야만 한다. 다행히 나는 시대를 가리지 않고 모든 유적과 .. 2024. 6. 25.
포켓판이라기에는 너무나 두꺼운 단테 신곡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양피지 필사본은 독특한 문학 유물이다. 이탈리아어로 된 단테의 신곡을 매우 컴팩트한 형식으로 보여준다.나아가 복잡한 펜 드로잉과 도움 없이는 읽기 어려운 작은 글씨체가 특징이다.이 원고는 오스트리아 국립 도서관 Austrian National Library 소장품 중 이런 종류로는 가장 작다는 특징도 있다. Dating back to the 16th century, this parchment manuscript is a unique literary artifact. It showcases Dante's divine comedy in Italian within a very compact format, featuring intricate pen drawings and a tin.. 2024. 6. 25.
핑크빛 비단을 펼치는 짜구나무 2년 전 오늘 창경궁 춘당지서 포착한 짜구나무 꽃이다. 저 짜구나무를 서울 근교에선 자귀나무라 한다. 지금 김천에서도 저 짜구가 만발했다. 저 짜구를 영어권에서는 Pink silk tree 라 부르는데 훨씬 즉자적이다. 핑크색 나는 비단 같은 꽃을 피우는 나무라 해서다. 이 짜구 나무가 자연상태서는 드물지는 아니하나 그리 많다고는 할 순 없지만 요샌 그 꽃이 이쁘다 해서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나무는 잘 부러지는 성질이 있어 땔감으로도 그리 환영받지는 못한다. 속성수에 속하나 그런 종류로 아카시아를 따를 자가 없고 단단함에서도 참나무와 버금하니 무엇보다 아카시아는 결이 아름다워 목재로는 최고급에 속한다. 2024. 6. 25.
프랑스 브리타니 가브리니즈 섬을 정좌한 신석기시대 거대 돌무덤 가브리니즈Gavrinis는 프랑스 브리타니 모르비앙 Morbihan 만에 있는 작은 섬이다. 여기에는 기원전 4200~4000년 무렵에 만든 신석기시대 통로 무덤 passage tomb [한일 고고학에서 말하는 횡혈식석실분] 인 가브리니즈 무덤 하나가 있어 그 이름을 따서 가브리니즈 무덤 Gavrinis Tomb 이라 일컫는다. 이 유적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힌다. 통로 passage 와 방 chamber 내부 돌은 온통 거석 예술 megalithic art 로 덮여 있다. 그것을 만든 연대, 그 구조, 그 문양으로 보아 이는 같은 브리타니 바르네네즈Barnenez라든가 아일랜드 뉴그레인지Newgrange와 같은 다른 신석기 시대 통로 무덤과 상통한다. 이 신석기시대 통로무덤.. 2024. 6. 25.
1960년대 강남 압구정 임태우 군이 1960년대 압구정 풍경이라 해서 소개한 흑백사진인데 AI로 증폭했다. 그의 말마따나 이곳은 1963년 서울 편입 이전에는 행정구역이 경기도 광주군 언주면 압구정리였다. 겸재가 그린 압구정이 있는데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한다. 저걸 보면 온산이 민둥산이요, 그런 까닭에 비만 오면 툭하면 토사가 밀려내려와 한강 주변은 온통 모래사장이었다. 저리 하상이 높아지니 걸핏하면 서울이 온통 물바다가 되지 않겠는가? 매양 하는 말이지만 엄마랑 누나랑 놀던 강변 백사장은 실은 환경파괴가 초래한 재앙이지 낭만이 아니다. 이걸 낭만으로 치환하여 백사장이 자연이 주신 선물이라 해서 좋아라 상찬하는 놈 천지다. 백사장 가에 살아봐라 고기밥 된다. 저짝에 왜 한명회가 정자를 짓고는 압구정이라 했을까? 육상수로 교.. 2024.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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