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580 그림 사진을 다 잡아먹는 AI, 이젠 예술의 삼두마차 시대 그림 하나로 개성을 발휘하려는 친구들한테 AI는 재앙이다. 이 충격파는 사진이 회화에 가한 그 충격에 버금할 것이다. 하지만 그냥 죽는 법은 없다. 미술은 사진의 공격을 비틀기로 돌파했다. 처음엔 조금 비틀었다. 짬뽕이 개중 하나라 고흐는 육안으로 보이는 것들을 짬뽕으로 타개하려 했으니 예컨대 우키요에 각 요소를 배경으로 담요처럼 깔았는가 하면 해바라기니 사이프러스나무니 하는 것들은 화염 모양으로 돌파하려 했다. 그것이 사진을 피하는 방식이었다. 이들은 현실을 비튼 것들만 찾아다녔다. 공상이 나래를 펼치기 시작해 각종 원시미술을 게걸스레 먹어치웠다. 왜? 그건 사진이 아니니깐. 선과 도형은 그에 안성맞춤이었다. 얼굴도 각지게 그렸다. 그러다 칸딘스키에 와서는 아예 도형으로 갔다. 그 다음은 아예 몽상으로.. 2024. 1. 5. 요시노가리가 아닌 두오모를 보라 발굴보고서는 고찰 편이 있어 이것이 뒤에서 말하는 논문과 어느 정도 접점을 이루기는 하나 절대 존재 근간이 기술 description이라, 어디를 팠더니 어느 구역에서 뭐가 나왔고 그것들이 배치 양상은 어떠하는지를 종합하는 데 있으니, 그에다가 그 계통을 기술하며, 요새는 자연과학 분석 결과를 곁들여 수록하는 것이다. 이것이 보고서다. 반면 고고학 논문이란 저런 기술 너머에 대한 탐구이며 해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한데 한국고고학이 양산하는 논문이란 것들을 볼짝시면, 물론 그렇지 아니한 것으로 분류한 만한 경우가 아주 없지는 아니해서 근간이 보고서랑 차이가 없어 기술이 태반을 넘는다. 이것이 어찌 논문이리오? 거개 논문이라 해서 싸질러 놓는 것들을 보면서 나는 이것이 거질 발굴보고서 하나를, 혹은 그 복.. 2024. 1. 5. 금사金絲, 개돼지와 고고학도의 갈림길 금사金絲라 금실이란 뜻이다. 사진은 부여 능산리 고분군 출토품이다. 기능은 현재까지는 오리무중이다. 까닭은 모조리 도굴된 상태에서 저리 남은 것만 건지기 때문이다. 맥락을 모른다. 저 금실이 어떤 상태로 어딘가에 착장된 것인지를 안다면야 기능 접근의 단서를 마련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그것이 불가하다. 나는 내심 짚이는 게 있다. 나는 몇 군데 다른 데서도 출토 사례를 보이는 저 금사를 두고 의문을 품는 고고학도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 저들은 언제나 다른 사안 다른 유물에서도 그렇듯이 왜? 를 묻지 않는다. 저들이 관심 있는 오직 한 가지는 그것을 출토한 사례 이것뿐이다. 그 사례 지리하게 표 만들기 딱 그것이다. 문제는 저런 양태가 비단 금사에만 그치지 아니한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다 이 모양이다.. 2024. 1. 5. 문화사 생활사가 각광받던 시절 연구를 돌아보면 대략 20년 전쯤이라 생각한다. 그때 문화사 생활사 붐이 있었다. 다들 기존 역사학 문화학으로는 안 된다며 들고 나온 새로운 돌파구가 생활사 문화사였으니, 저 흐름과 궤를 같이해서 나온 것이 고문서 붐이었고, 기타 그 부류에 속하기는 할 텐데 일기 연구가 붐이 일었다. 음식사라는 영역이 별도 학문 분파가 되는양 들고나선 시기도 딱 저 무렵이라, 하긴 음식이 생활문화사 핵심이니 어찌 따로 놀 수 있겠는가? 그래서 문화생활사라 해서 한역연인가? 이쪽 학술단체에서 생활사 시리즈인지 뭔지도 냈다고 기억하는데 문제는 생활문화사라 해 놓고 내놓은 그 질이었다. 그 내용을 볼짝시면 온통 삼국시대에는 우리 조상들이 뭘 자셨니 뭘 입었니 하는 얘기 밖에 없었으니, 간단히 말해 나열 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 이 꼴.. 2024. 1. 4. [독설고고학] 보루에서 왜 쇠스랑 보습이 나오는가? 서울시가 설립한 공립박물관이라는 이름에는 실로 어울리지 않게 유물 실물을 확보하지 못해 온통 짜가로만 채우는 복제 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한 켠에 전시품이라 해서 내어놓은 짜가 쇠스랑과 보습이다. 뭐 실물이야 다른 데 가 있다 치고! 저 쇠스랑은 하남 이성산성 출토품이라 하고, 보습은 광진 아차산성 출토품이라 한다. 같은 짜가 코너. 쇠보습은 구의동보루 출토품을 복제했다 하고, 저 쇠가래도 같은 지역 출토품이라 하며 쇠집게는 홍련봉 2보루 출토품을 복제했댄다. 묻는다. 산성에서 왜 저런 유물들이 출토하는가? 한국고고학이 왜? 를 물은 적 있는가? 맨 유형학이니 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정작 가장 중요한 왜? 를 묻지 않았다. 왜? 이걸 파고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어딜 팠더니 무슨 유물이 어디에서 나왔고,.. 2024. 1. 4. 상징조작, 이른바 달항아리의 경우 한자 壺는 짐작하다시피 호롱박 모양 기물을 본뜬 글자다. 이런 호 종류로 조선후기에 등장하는 대표 백자 기종으로 대호大壺라 이름하는 것이 있으니 이는 글자 그대로 항아리형 중에서도 대따시 큰 것을 지칭한다. 하지만 얼마나 큰것을 대호라 할 것인지는 미술사가들이 멋대로 정해서 높이 사십센티 이상이라는 준거가 대체로 통용하는 실정이다. 대호라 하지만 조선 당시에도 이렇게 불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더구나 기능 또한 오리무중이라 나같으면 요강으로 쓰겠더라. 한데 그 명칭과 기능이 무엇이건 이 대호가 이십세기 들어와 느닷없이 조선미의 상징 중 하나로 등극했으니 이를 어느 시점인가 달항아리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달, 개중에서도 보름달과 연동하기 시작한 이는 국립박물관장을 역임한 최순우라 알려졌거니와, 그.. 2024. 1. 4. 이전 1 ··· 117 118 119 120 121 122 123 ··· 43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