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267 귀성전쟁..그 성립의 전제조건 추석이니 설날이니 해서 고향을 찾는 이 귀성행렬이 언제 생겨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근대의 발명품 아닌가 한다. 첫째 이 귀성전쟁은 이농離農을 전제로 하거니와 이농 탈농脫農은 근대산업화 도시화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 둘째 교통수단의 변화다. 말 타고 혹은 도보로 다니던 시대에 무슨 귀성전쟁이 있겠는가? 도로도 없다시피 했을 뿐더러 며칠 걸릴지 장담도 못하는데 무슨 귀성이란 말인가? 전근대는 귀성도 없고 귀성 전쟁도 없고 귀성 체증도 없다. 이 귀성전쟁은 내가 자세히 들여다보진 않았지만 우리한테 익숙한 이 풍경은 박정희 시대 중후반부 와서야 가능하다. 박정희 시대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라 사회 각 부분에서 획기를 이루는 시대다. 단군 개벽 이래 변동이 가장 큰 시대는 일통삼한도 몽골침략도 임란도 병란도 한국전쟁.. 2020. 1. 24. 뒤꿈치로 때려제낀 얼음 이런 비스무리한 풍광이 열대지방 숲에서 이른 새벽이면 빚어진다. 가끔 수송동 공장 17층보다 한층을 더 오른 옥상에 아침에 올라본다. 구녕에다 제2롯데월드 꼭대기로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해를 집어넣기도 한다. 분명 해는 쏜살보다 느린데 지나고 보면 그 백배라 오직 이 계절만 선사하는 그런 아침을 준다. 절구통 두어 개 있어 간밤 추위 어떠했느냐 묻곤 하는데 뒤꿈치로 쾅쾅 눌러 얼음 두께로 가늠해 본다. 뒤꿈치가 아프다. 저 두께만끔 나도 무뎌졌나 보다. 이젠 곪아터질 것도 없고 딱지만 남았으니 저 두께만끔 나도 무뎌졌나 보다. 그리하여 선언하노니 이젠 놓았노라 선언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 2020. 1. 21. 낭만닥터 김사부와 현실세계의 이국종 [시청자가 찜한 TV] 우리가 그리워한 히어로, '김사부2' 20% 목전송고시간 | 2020-01-15 08:00익숙하지만 촘촘한 만듦새와 한석규의 힘, 시즌 거듭해도 강력 케이블 채널 활성화에 따라 요즘은 채널을 켜서 만나는 프로그램도 이거이 본방인지 녹화인지, 녹화라도 그거이 어제 것인지 전달 것인지, 아니면 몇 년 전 것인지도 모르는 판국이라, 다만, 내가 최신 흐름이랄까 하는데서 조금은 얻어 걸리는 대목이 근자 기사로 다루는 사안 혹은 프로그램으로 기억에 남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제목처럼 시즌2라, 갓 시작했다는 소식을 봤으니, 어쩐지 며칠 전부터 이런저런 채널 돌리다가 용케 그것이 걸려들어 보게 되었는데, 드라마와는 관계없는 인생을 산 나한테도 이 드라마는 그런 대로 볼.. 2020. 1. 15. 교양은 ‘조커’나 ‘쌍피’가 아니다 교양은 ‘조커’나 ‘쌍피’가 아니다 글 김태식 연합뉴스 문화부 기자 얼마 전 서울시내 모 서점에 갔다가 이곳저곳 하릴없이 둘러보다가 대학 입시용 코너 한 군데에 눈길이 머물렀다. 그곳은 각종 ‘정석 수학’ 참고서를 위한 자리였다. 하도 판본이 많아 그 중 두어 판을 골라 출판 내력을 보았더니 초판 발행이 1966년이었다. 반세기 전에 나온 참고서가 이토록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니, 이 기간 이에 견줄 만한 베스트셀러는 운전면허 수험서나 성서 정도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를 것이다. 30년 전에 고등학교를 다니고, 더구나 인문계와 자연계로 나뉜 고교 교육시스템에서 인문계를 선택하고, 이에 발목이 묶여 대학이 개설한 학과 또한 절반은 지원 자격조차 없는 시대를 보낸 나에게 과연 이후 현재까.. 2020. 1. 15.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을 유감한다 [표]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주요 내용송고시간 | 2020-01-14 14:20 언제나 그랬듯이 오늘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도 그랬다. 그랬다. 문화 얘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 이전 신년기자간담회도 그랬고, 그 이전 역대 어느 대통령 신년간담회도 그랬다. 어디에도 문화가 주체로 등장한 적이 없었다. 오늘도 그랬다. 저 표에서 굳이 문화, 나아가 체육관광까지 포괄할 적에 그 넓은 범주에 포함시킬 만한 것이 없지는 않으니, 예컨대 북한 관련 대화에 논급된 ㆍ국제 제재라는 제한된 범위 안에서 접경지역 협력, 개별 관광 등 모색ㆍ도쿄올림픽 공동입장·단일팀 구성·2032년 남북 공동올림픽 개최 등 스포츠 교류를 추진 위한 구체적 협의 필요 두 가지 정도라 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문화 주체.. 2020. 1. 14. "그 친구 아직 어려서..." 일전에 어떤 문화 관련 기관에서 A가 공모 형식을 통해 관장이 되었다. 그가 지원했다는 소문이 돌자 문화계 원로들이 이 일을 회자하게 되었는데.... 어떤 원로 B가 말하기를 "그 친구 아직 어리잖아?" 하니, 동석한 다른 원로들이 다 이구동성으로 "그렇지. 아직 어리지" 맞장구를 쳤다. 그 모습을 보고는 내가 머리 끝까지 화가 돋았다. "무슨 말씀이세요? 그 친구 나이 오십이 넘었어요. 오십 넘었을 때 선생님들 뭐하셨어요? 뒷짐 졌자나요? B 선생님, 몇 살에 관장 되셨어요? 30대에 관장 자리 꿰차셨던 거 아니세요? C 선생님, 몇살에 연구관 되셨어요? 삼십대에 연구관 되시고 현장은 코빼기도 안 보이셨잖아요?" 본인 나이 드는 것만 생각하지, 그네들이 데리고 있던 후배들이 이미 나이 먹었다는 생각을 .. 2020. 1. 12. 이전 1 ··· 309 310 311 312 313 314 315 ··· 37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