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458 발굴현장은 배우러 가는 곳이지 가르치러 가는 곳이 아니다 고고학 발굴현장 풍광도 사뭇 달라졌다지만 내가 처음 이 업계에 발을 디딘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단 하나도 달라지지 않는 꼴불견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저것이라. 남의 발굴현장을 배우러 가는 것이 아니라 한 수 가르쳐 주고 말리라는 사명의식으로 투철한 자가 하고 많은지라, 기껏해야 그 현장이라곤 발굴현장 설명회니 공개회니 하는 자리 잠깐 빌려 본 자들이 무에 그 현장에 대해 아는 것이 그리 많다고 미주알고주알, 이건 토층을 잘못 그렸니, 이 유구는 범위를 잘못 잡았니, 이 토기는 일본 스에끼라 조사단에서 오판했니 어떻니 저떻니 하는 선생 흉내 끝내 못 버리는 자들을 말함이라. 객客에 지나지 않는 이런 뜨내기들이 그 현장 무엇을 얼마나 안다고 저리 구는지 내가 참말로 알다가도 모르겠다. 물론 조사단이 오판.. 2019. 2. 21. "발굴은 곧 파괴다"는 시대에 뒤쳐진 구닥다리 구호다 우리 문화재 현장의 주특기는 폐쇄다. 툭하면 폐쇄라 해서 문을 쾅쾅 닫아버리고, 심지어 영구폐쇄라는 이름으로 영원이 그 현장을 사람한테서 단절하고 격리한다. 명분은 그럴 듯하다. 보존을 위해 그리 한단다. 그리하여 툭하면 보존 보존을 외치며 그것을 빌미로 툭하면 폐쇄다. 그러면서 매양 하는 말이 "매장문화재는 땅속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발굴은 곧 파괴다"라고 한다. 그런가? 발굴은 곧 파괴인가? 나는 이 따위 구닥다리 말이 아직도 문화재 현장에 불문률처럼 통용한다는 일이 비극이라고 본다. 아직도 이 말이 위대한 문화재현장의 권리장전, 마그나 카르타로 통용하는 일을 비극이라고 본다. 땅 속에 있을 때 안전해? 그래서? 그러면 뭐가 보이니? 발굴은 파괴?내가 보는 발굴은 창조다. 창조를 위한 파괴다. .. 2019. 2. 21. 한국고고학에 필요한 것은 armchair archaeologist다! armchair archaeologist...글자 그대로 발굴현장 대신 연구실 의자에 앉은 고고학자를 비아냥조로 두고 한 말이다. 고고학도는 현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데 이 말이 연전에 한국고고학계에서 회자된 적이 있다. 매장문화재 조사 관계 법령 공포시에 이 법령이 고고학도를 armchair archaeologist로 만들 것이라고 들고 일어난 것이다. 나는 이 말이 지닌 원천의 경고를 존중한다. 하지만 한국고고학이 과연 삽질을 아니하거나, 덜해서 학문을 못하는것인가? 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돌이켜 보면 40억년전 지구 탄생 이래, 수백만년전 인류의 탄생 이래 작금의 대한민국만큼 고고학 발굴이 성행한 적은 없다. 지금은 그 여파를 걱정하거니와, 부디 나는 한국고고학이 다른 모습으로 다시 .. 2019. 2. 21. 엘긴 마블 반환 거부하는 영국 문화제국주의 브리티시 뮤지엄 British Museum이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에서 뽑아다 놓은 소위 엘긴 마블 Elgin Marbles 전시실에 근자에 비치하기 시작한 소형 팜플렛이다. 근자 이곳을 찾은 어느 지인을 통해 받았다. 내가 이곳에 들른 때가 2015년 8월이라 기억하거니와 그땐 저런 팜플렛이 없었으니, 이후 어느 시기에 비치하기 시작한 듯하다. 이 엘긴 마블을 브리티시 뮤지엄은 근자 러시아인지 어딘지에 대여한 적이 있으니, 그때 역시 그리스 정부가 왜 우리 문화재를 너희가 우리 허락도 없이 함부로 대여하냐 해서 강력 반발했다. 이 무렵에 이 팜플렛을 비치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한다. 이 엘긴 마블은 명백히 약탈품이며, 그런 까닭에 이는 그리스에 반환되어야 한다. 실제 그리스도 정부 차원에서도 줄기차게 반환.. 2019. 2. 21. 삼척 죽서루서 생각하는 이사부 쟁탈전 삼척 죽서루는 2년 전 겨울에야 처음으로 찾았다. 어찌 된 셈인지 삼척과는 지질이도 연이 닿지 아니했다. 하도 사진으로만, 것도 건물만 덜렁 봤기에, 더구나 삼척이라기에 해안 정자이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 물론 죽서루라면 맨먼처 떠오르는 글이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이다. 본격 탐사에 앞서 그 전면 주차장에 선 안내판을 보니 자연미 운운하는 구절이 있어, 이 빌어먹을 자연미는 또 나오네 욕을 한 되빡 퍼붓고는 돌아보는데.. "이건 자연미 맞네" 하고 누군가 맞장구 친다. 현장도 확인 아니 하고, 미리 욕부터 퍼부은 내가 무안할 정도로 이건 자연암반을 깎아 초석으로 썼으니 자연미를 맘껏 살린 것 부인할 수 없다. 도착이 늦어 죽서루에는 괜실히 내가 미안했다. 이 좋은 곳을 이제야 보다니 하는 그런 한.. 2019. 2. 17. 이런 농촌은 어디에도 없다 난 농촌을 이렇게 바라보는 시각...느무느무 싫다.나한테 농촌은 고통이었다. "봄바람에 몸을 맡긴 풀잎과 괭이자루를 들고 땅을 파는 농부들의 몸짓을 보라. 자연의 질서와 순리와 순환을 따르는 농부들이 창조해내는 새로운 생명의 질서와 연대와 조화를 이룬 논과 밭을 보라. 모두 한몸이다. 구분이 없다. 경계가 없다. 작품이다." 어느 시인의 근작 산문집에서.. Taeshik KimJanuary 29, 2014 at 10:50 AM 2019. 1. 29. 이전 1 ··· 371 372 373 374 375 376 377 ··· 41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