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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68

일하다 죽을 것만 같던 시절 문화부장 2년이 딱 그랬고 한류기획단장 3년 중 마지막 2년이 딱 그랬다. 문화부장 끝내고 1년 놀다시피 한 이유는 코로나라는 외적 여파도 있고 했으니 난 그게 내가 지금 살아있는 이유라 여긴다. 그만큼 미친 듯 일에 치어 살았다. 문화부장질 2년간 잠자는 시간 빼고선 일만 했다. 그 기간이 한류 전성시대라 내가 그 한류에 한 일은 암것도 없지만 그 시대는 곧 국경이 무너진 시대를 의미했으니 국외서 관련기사가 쏟아져 들어왔다. 가수 상태서 기사 봤다.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도망가다시피한 데가 한류기획단이었다. 신설부서라 맨땅 헤딩이었지만 1년간 탱자탱자하며 무엇으로 일감을 찾을 것인가를 대강 고민했지만 추스리자 딱 이거였다. 그러다 Kodyssey라는 한류전문 영문뉴스를 창설하고 또 아.. 2023. 10. 30.
[문장론강화] "적수들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첫 문장의 중요성 국내 작가가 창작한 루터 탐방 끝내자마자 외국 번안물을 집어들었다. 독자가 다르고, 문체도 다르며, 무엇보다 스토리텔링 기법에서도 소위 문화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다만 항용 내가 말하듯이 리드 문장은 그 책의 승패를 가늠한다. 이 번안물 봐라. 리드 문장 봐라. 강렬하자나? "적수들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나는 논문도 문학으로 본다. 그러니 논문을 쓰는 사람도 당연히 작가다. 한데 이 작가들 중 유독 직업적 학문종사자들이 쓰는 글은 둔탁하기가 짝이 없으니 글쓰기 훈련을 받지 못한 까닭으로 본다. 논문 쓰는 훈련? 미안하나 그게 글이니? (2017. 10. 29) *** 논문이건 책이건 첫 문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했다. 제목과 첫문장이 그 글의 생명을 좌우한다. 그러면서 나는.. 2023. 10. 29.
싹수 있는 친구가 끝까지 가는 경우 못 봤다 비교적 어리거나 젊은 시절에는 싹수 있다 해서 지켜본 친구로 간단없이 맹진해서 그 분야에 대성하는 친구 내가 거의 보지 못했다. 이 경우 싹수란 주로 학문을 두고 말하는데, 나도 이제 나이가 어느 정도 들고 보니, 장기지속으로 지켜보는 친구가 꽤 많은데, 다 중간에 여러 이유로 흐지부지하다가 범생이로 전락하고 마는 꼴을 너무 많이 봤다. 이것도 경로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예서 관건은 밥줄이다. 이 밥줄이 사람 환장케 하는 까닭은 밥줄을 확보하면 확보하는 대로 그대로 퍼질러져서는 어느새 기성이 되어 버리고, 또 그 반대는 밥줄 해결하느라 진을 빼다가 기어이 그 길을 단념하고 마니, 도대체 중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을 할 수가 없다. 히딩크도 말했듯이 결국 성공을 담보하는 절대 조건은 헝그리 정신이니, I.. 2023. 10. 28.
껍대기는 가라 역사가는 무엇인가? 피안 저편을 보는 사람이다. 아니, 정확히는 피안 저편을 보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피안을 피상이라 해도 좋다. 피상이란 무엇인가? 껍데기다. 돼지껍데기라 해도 좋고 북극곰 피하지방이라 해도 좋다. 속내는 그 껍데기, 그 피하지방 저 아래 잠복한다. 잠복하려는 자, 그를 일러 역사가라 한다. 그래서 어느 시인이 외치지 않았던가? 껍데기는 가라고. (2015. 10. 27) 2023. 10. 27.
틀릴 것을 우려해서는 안 된다 이런 증상이 특히 심한 곳이 고고미술 계통이다. 특히 그것이 물건 감정과 연동할 때, 격렬한 우려가 돌발한다. 왜 그런가? 소위 일반 대중의 전문가에 대한 요구 수준이 있다. 고고미술학과 유물 감정은 나는 다르다고 본다. 하지만 일반 대중이 보는 눈이 어디 그런가? 어떤 물건 느닷없이 갓다대면, 소위 전문가는 대뜸 그것이 무엇이며, 어느 시기 제작품인지는 알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모르겠다 하면 대뜸 돌아오는 반응은 "전문가랍시고 행세할 땐 언제고 물건 하나 볼 줄 모르냐"는 비아냥이 따르기 마련이다. 작금 천경자 작품이라는 어떤 그림을 둔 위작 논란이 첨예하거니와, 나는 전문가인 것과 물건 감정은 다르다고 본다. 물건을 가장 잘 보는 사람은 실은 인사동 골동품상들이다. 그들만큼 물건 잘 보는 이 없다.. 2023. 10. 27.
자문위 운영위가 말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제 경험을 보니 자문위원단이니 운영위원단이니 해서 이런 분들이 한번 지적질할 때마다 전시계획이 헝클어집디다. 이런저런 자문이니 의견 받아들이다 보니 누더기가 됩디다. 알아서 맘대로 하게 둡시다. 상설전시? 요새 상설전시라는 개념 자체도 무색해졌습니다. 5년을 못가는 상설전시가 무슨 상설전시란 말입니까? 지금 당장 맘에 안들면 5년 뒤에 가서 바꿉시다. 일단 그대로 갑시다." 얼마전 모 박물관 건립위원회에서 내가 한 말이다. 이 신념은 변함이 없다. 발굴현장? 이걸 망치는 사람들은 자문위원이니 검토위원이니 하는 사람들이다. 하루 잠깐 와서 보고는 감내놔라 배내놔라 하는 꼴 구토 난다. 진짜로 도움될 만한 이야기 있으면 그거 해주고 오면 된다. 이리 파라 저리 파라? 이건 뭐고 저건 뭐다? 구토난다. 자문.. 2023.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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