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268 거지 로마의 미스터리 로마는 그 명성과는 달리 거지다. 실제로도 거지라 툭하면 북쪽에다 손을 벌린다. 이것이 미스터리다. 도시별 관광객 숫자 통계 수치가 있을 텐데 로마야 파리 바르셀로나와 어깨를 견주거나 그에 버금하지 않겠는가? 이리도 관광객이 쏟아져들어오는데도 왜 로마는 거지인가? 부패 때문일가? 조폭 때문일까? 모르겠다. 이태리는 남북 문제가 심각하다 하는데 로마보다 남쪽 나폴리는 같은 대도시지만 이보다 더 거지 슬럼도시라 김민재가 1년만에 왜 뮌헨으로 떠났는지 알겠더라. 마누라가 그 더러움을 참지 못했을 것이다. 그 등살 못이겨 냅다 튀었으리라. 2023. 11. 19.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45) 뜀박질하느라 정신없던 나폴리국립고고학박물관 이 박물관 명성은 일찍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예나 변함없이 따로 준비하고 들이친 것은 아니어서 무작정 부대껴 보자는 심산이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나폴리는 대도시지만 도시 자체는 로마보다 더 정신이 없어 이에 비하면 로마는 선진화한 도시였다. 암튼 이 혼란한 도시 저개발 지역이라 할 만한 지점을 정좌한 박물관 건물을 마주하는데 첫눈에도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으니 메트로 나폴리는 폼페이랑 헤르클라네움을 포괄하니 그 현장이야 외곽에 있다 쳐도 쓸 만한 물건은 모조리 이 박물관에 쑤셔 박아놨다. 그러니 출토 유물만 해도 오죽 넘치겠는가 마는 그에다가 각종 기증품까지 쑤셔놨으니 그 압도하는 유물에 넋이 빠지고 만다. 오후는 카타콤베 두 군데를 돌기로 한 마당에, 또 종일 박물관을 소요하는 일도 미친 짓이라 오전.. 2023. 11. 18. Dark Heritage란 말 함부로 쓰지 마라 이 말이 국내 문화재업계에 등장한지는 좀 되었지만 이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니 민간에서야 어차피 지맘대로니 뭐라 하겠는가마는 그것을 후원하는 국가기관 문화재청에서 버젓이 그 타당성은 검증도 하지 않고 인용했으니 어찌 이리도 개념이 없단 말인가? 그 부당성은 여러번 지적했으므로 중언부언은 피하되 설혹 그런 말이 어느 정도 합리성을 구비한다한들 도대체 폼페이 유적이랑 인근 같은 베수비오산 기슭에 서기 79년 화산폭발로 매몰했다 출현한 헤르클라네움(에르콜라노 Ercolano)은 bright heritage인가 dark heritage인가? 전쟁은 절반이라도 살아남지 이 인류사 비극은 참혹하기 짝이 없어 피난하지 못한 사람은 단 한명도 살아남지 못했고 동식물도 몰살했다. 이 참혹함이 보이는가? 저.. 2023. 11. 16. 이탈리아를 먹여 살리는 다섯 시체 오늘 로마에 근무하는 지인을 만나 저녁을 했다.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마침 본인도 그렇고 어부인께서도 미술을 좋아하신다지만, 그러면서도 바빠서 시스티나 예배당 한 번 못 가 보셨다기에 속성 이태리 미술 강의를 했다. "딴 놈들 다 필요없고 다섯 놈만 뽀개면 된다. 조토,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베르니니 이 친구들만 뽀개면 된다. 이 친구들이야말로 이태리를 먹여살리는 시체들이다." 그랬더니 "이 쪽에서는 카바바조 얘기를 많이 하던데요" 하기에 손사래를 쳤다. "카라바조 뿐이겠어? 보티첼리도 있고 몇 놈 더 있는데, 그 친구들이 로마 혹은 이태리를 먹여살리지는 않아. 곧 죽어도 내가 말한 저 다섯 분이야말로 오늘날 이태리 관광의 핵심들이시지. 이 분들이야말로 이태리를 관광 재벌로 만드신 .. 2023. 11. 14. 위대한 연구는 암체어에서 나오지 삽질에서 나오지 않는다 연구다운 연구는 해 본 적 없고 연구다운 연구는 할 능력도 안 되면서 이런 친구들이 반드시 보이는 증상이 있으니 새로운 자료만 출현했다 하면 그에 환장해 그걸로 맨 먼처 글을 쓰고자 안달복달한다. 왜? 이런 친구들은 댠순 리포트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기 때문이다. 그건 리포트지 논문이 아니다. 내가 늘상 말하듯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논문은 암체어에서 나오지 현장에서 땅 파는 친구들은 쓸 수 없다. 삽질하느라 피곤해 죽겠는데 한가롭게 무슨 논문을 쓴단 말인가? 농민시인은 없다. 농민이 언제 시를 쓴단 말인가? 우리가 아는 농민시인은 그런 농민들을 원두막에서 수박 까놓고 쳐 먹으며 완상하는 놈들이다. (2021. 11. 13) *** 이런 말을 현장 경시로 곡해하는 사람은 없었으면 한다. 좋은 글은 현장.. 2023. 11. 13. 지진구 진단구 때려부수는 데 10년이 넘게 걸렸다 내가 이 문제를 정식으로 거론하기 시작한 시점은 대략 15년이 넘는다. 애초 시작은 불교 사리장엄이었다. 불교건축물을 발굴하면 건물터 마루 바닥이나 담장, 특히 탑을 발굴하거나 해체하면 모름지기 무엇인가 그 건축에 수반하는 흔적들이 실물로 확인하거니와, 개중에서도 땅에 묻은 것, 특히 구덩이를 파거나, 그렇게 판 구덩이에다가 항아리나 철솥 같은 데다가 불교 공양구 같은 물품을 잔뜩 넣은 놓은 장면을 자주 보는데 이를 고고학도들이 이렇다 할 문제도 없이, 또 주로 일본고고학에서 그리 말하니 줏대 없이 그것을 한번도 의심치 아니하고서는 땅의 동티를 막기 위한 지진구地鎭具니 진단구鎭壇具니 하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도 많이 늘여놓기에 그것이 아니라는 말을 주구장창 했으니 나로서는 그 피크를 이룬 분노가.. 2023. 11. 13. 이전 1 ··· 83 84 85 86 87 88 89 ··· 37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