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1943 《어우야담》을 실록이 아니라고 비판한 계곡 장유 아래는 계곡谿谷 장유張維(1588∼1638)가 《계곡만필谿谷漫筆》에서 유몽인柳夢寅(1559~1623)의 《어우야담於于野談》을 비판한 대목이다. 당파로는 유몽인이 북인이요, 계곡은 율곡과 우계 적통 사계 김장손 제자인 서인이라, 그런 까닭에 당파가 달라 이리 비판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도 해 본다. 계곡이 서른살가량 어리기는 하지만, 생몰년을 보면 어우당과 직접 교유가 있었을 법하다. 아래 비판은 어우당으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 제목을 야담野談이라 했으니, 실록이 아닌 것이다. 그런 야담을 실록이 아니라 해서 비판한다면 어쩌란 말인가? 다분히 뭔가 억하심정에서 쏟아낸 비난 같다. 계곡만필 제1권 / [만필(漫筆)] [유몽인의 《어우야담》에는 사실과 다른 것이 많다[柳夢寅於于野談多失實]] .. 2023. 12. 28. 이순신 영화를 또 보게 되면서 아직 개봉도 안한 (아니 했나? 모르겠네) 남의 영화를 보고 왈가왈부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필자는 이 영화 전편 두 편을 다 봤다. 그런 류의 세 번째 영화가 나오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 것 같지가 않다. 이 영화는 내가 보기엔 게으른 영화다. 스토리를 이미 익히 알려진 충무공 이야기를 고민없이 그대로 차용하면서, 한국인의 캐시박스인 민족주의에 슬쩍 올라타려 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성공할지 모르겠지만 이런 류의 영화는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의 문화산업을 쇠퇴시키는 촉매제가 된다. 같은 시리즈 물이라도 나는 독특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생산한 범죄도시가 훨씬 성공한 수작이라고 본다. 이 영화는 전편 두 편과 다르게 제작되었다면 필자의 때 이른 평을 얼마든지 철회할 생각이 있지만, 앞의 두편 본 감회.. 2023. 12. 28. [백수일기] 차비는 나오는 거지? 부인, 일박이틀 경주를 다녀올까 하오. 날 찾지 마시고 아드님이랑 쌈질하지 말고 잘 지내시오. 오호 그렇습니까? 기차표는 예매하셨습니까? 그러하오. 요샌 내가 기차표도 잘 끊지 않소. 마일리지 쿠폰 사용 가능한데 특실 예약하셨는지요? 잉? 그런 게 있단 말이오? 몰랐소. 한데 어인 일로 뜸하시던 경주를 다시? 혹시 오작이라는 사진쟁이 만나러 가시오? 여차전차한 일이라오. 내 올해 마지막 공식일정이라오? 그렇사옵니까? 혹 차비는 나오는 행사겠지요? 모르겠소 가봐야 알겠소. (갑자기 그릇 날아가는 소리) 뭐야 당신 삼식이다. 차비도 안 나오는 데는 얼씬도 마! 네. 2023. 12. 28. 일주서逸周書 세부해世俘解가 말하는 주 무왕시대 인신공희 4월 22일 경술庚戌의 새벽에 무왕은 은허의 주족 사당에서 성대한 요제燎祭를 거행했다. 수레를 타고 도착한 뒤에 그는 종묘의 남문 바깥에 섰고, 사신史臣이 상제에게 제사를 바칠 테니 왕림하여 흠향하시라고 통지하는 제문을 낭독했다. 우선 100명의 ‘대아신大亞臣’—주왕을 위해 목숨을 건 고급 무관武官—에게 전문적인 제례복[佩衣]으로 갈아 입히고, 무왕이 직접 제사에 바쳤다. 집행 방식은 ‘폐廢’이니, 손발을 잘라서 핏물 속에서 뒹굴고 비명을 지르게 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비명이 하늘에 전달되면 상제가 만족스럽게 제수품을 흠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에는 태사 여상이 다른 40명을 바쳤는데, 그들은 주왕에게 충성한 상족의 씨족 수령[家君]과 점술을 담당한 관리[貞師], 사도(司徒)와 사마(司馬) 등.. 2023. 12. 28. 문화 콘텐츠는 금광 캐는 일과 다르다 문화 컨텐츠는 노다지 금광을 캐는 게 아니다. 농사 짓는 일이라고 본다. 한해 씨를 뿌리고 비료 주고 물대고 수확까지 해야 손에 돈이 들어오는 그런 게 문화컨텐츠에 더 가깝다고 본다. 사료와 역사책은 비가공품 수준도 아니고 이건 아예 공장 컨베이어에도 바로 넣기 어려운 원재료다. 세척도 안 되어있는 수준이다. 문화컨텐츠의 생산을 위해선 공장을 지어야 하고 그 공장에 컨텐츠의 원료를 넣어 돈을 쓰고 시간을 써서 돌려야 비로소 세계에 먹히는 문화컨텐츠가 끊임없이 생산된다. 한국문화가 요즘 좀 먹히는 것 같으니 아무거나 들어다가 포장해서 내놔도 다 열광할 것이라고 보는 건 세계인을 바보로 보는 짓이다. 기본적으로 문화컨텐츠는 돈 없이도 만들어지는, 과거의 해적판 소프트웨어 같은 거라는 생각을 하고 공짜로 얻으.. 2023. 12. 28. 콘텐츠가 역부족인 한국전통문화 기본적으로 한국 전통문화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콘텐츠가 역부족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티비에는 거란을 무찌르는 사극이 인기를 구가하고, 영화판에는 임진왜란 이순신이 또 나왔다. 외적을 무찌르는 영화와 사극은 한국 사극의 클리셰다. (한국사극만 그런게 아니라 한국사 자체의 클리셰이기도 하다) 가끔 질릴 만하면 여말선초의 조선 건국 이야기가 또 나온다. 한국인문학의 위기는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주제만 죽도록 판다는 데 있다. 한국인문학을 두드려봐야 미안하지만 한국 문화계가 상품으로 써 먹을 만한 것이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하던 것 또 만들고 또 방영하고를 죽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인데, 일본 사극도 보게 되면 몇 가지 주제를 죽도록 되돌린다. 전국시대와 막말은 도대체 영화와 티비.. 2023. 12. 28. 이전 1 ··· 1383 1384 1385 1386 1387 1388 1389 ··· 365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