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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붉은악마 태극기를 수장고 복도에 방치? 2014년 8월 25일이었다. 이제는 문화체육관광위로 분산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용인병)이 기자들에게 보도자료 하나를 배포했으니, 다음과 같은 제목이 무척이나 자극적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 붉은악마 대형 태극기......어디에?보도자료에 의하면, 2002년 대한민국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린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당시, 경기장에서 붉은 악마가 사용한 대형 태극기가 현재는 어디에 있을까? 이를 이 의원실에서 최근 조사한 결과, 국립민속박물관 수장고 밖 복도 한편에 방치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한 의원실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은 13만3314점으로 15개 수장고에 나누어 수장됐지만 수장률이 125.27%로 수장.. 2018. 8. 26.
원광대 고고학도 김선기 그저께 교통사고 여파를 끝내 이기지 못하고 24일 향년 만 63세를 일기로 타계한 김선기 선생과 나는 거의 인연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교수로서 대학 교단에 자리잡은 것도 아니요, 더구나 내가 문화재업계에 투신한 무렵만 해도 그가 생평을 몸담다시피한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고고학 발굴현장에서는 거의 손을 놓고는 발굴 주도권이 국립문화재연구소를 필두로 하는 국립기관과 문화재 전문조사기관 손으로 넘어간 때였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이런저런 현장에서 몇 번 얼굴을 마주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은 없다. 그런 점에서 그의 타계를 접하고 내가 직접 인연에 기반한 회상기를 쓸 수는 없다. 그럼에도 그가 원광대 고고학, 나아가 호남고고학, 나아가 한국고고학에 남긴 족적은 무시할 수 없.. 2018. 8. 25.
가을 서리처럼 내려앉은 백발 한시, 계절의 노래(154) 열일곱수 추포가(秋浦歌十七首) 중 열다섯째 [唐] 이백 / 김영문 選譯評 하얀 머리카락삼천 장(丈)인데 시름 따라 이처럼길어졌구나 모를레라 거울 속에비친 저 모습 어디서 가을 서리얻어왔을까 白髮三千丈, 緣愁似箇長. 不知明鏡裏, 何處得秋霜. 통 큰 시름이라고 해야 할까? 이백은 백발을 시로 읊으면서도 특유의 과장법을 사용한다. 백발이 삼천 장(丈)이라니... 말이 되는가? 이백은 「여산폭포를 바라보며(望廬山瀑布)」에서 “휘날리는 물살이 삼천 척 내려 꽂히니(飛流直下三千尺)”라고 읊었다. 여산폭포 물줄기도 겨우 삼천 척(尺)에 불과한데 백발은 그 열 배에 달하는 삼천 장(丈)이라 했다. 어떻게 이처럼 길게 자랄 수 있을까? 다음 구절에서 묘사한 것처럼 그건 시름 때문이다. 한(漢.. 2018. 8. 25.
산중에 가을이 오면 시를 지어야 한시, 계절의 노래(153)* 산속(山中) 당 사공도 / 김영문 選譯評 새들은 고요한 곳에서울기를 좋아하고 한적한 구름은 밝은 달을시기하는 듯 하구나 세상 속 온갖 일은내 일이 아니고 가을이 왔는데도시 못 지어 부끄러울 뿐 凡鳥愛喧人靜處, 閑雲似妒月明時. 世間萬事非吾事, 只愧秋來未有詩. 사공도는 당나라 말기에 활동한 관료이자 시인이다. 당시 당나라는 황소(黃巢)의 난 등으로 멸망을 향해 치달려가고 있었지만 힘없는 지식인 사공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는 결국 중조산(中條山) 왕관곡(王官谷)에 휴휴정(休休亭)을 짓고 은거한 후 도가와 불가의 경전을 읽으며 시작(詩作)에 전념했다. 그러다가 당나라 마지막 황제인 애제(哀帝)가 시해되자 음식을 끊고 향년 72세로 순절했다. 『구당서(舊唐書)』에는 「文苑.. 2018. 8. 25.
태풍, 신의 분노? 한시, 계절의 노래(152) 태풍(大風) 송 범성대 / 김영문 選譯評 태풍 앞서 이는 구름해신 집에서 불어와 하늘과 대지에도갑자기 모래 날리네 수고롭게 남은 더위깡그리 쓸어가도 미친 듯 불어대며벼꽃은 해치지 말길 颶母從來海若家, 靑天白地忽飛沙. 煩將殘暑驅除盡, 只莫顚狂損稻花. 올해 일본과 중국으로만 향하던 태풍이 드디어 한반도를 향해 질주해오고 있다. 100여 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린 사람들은 올해는 왜 태풍조차 우리나라를 외면하느냐고 원망을 품기도 했다. 재난의 상징인 태풍을 기다리다니…….그만큼 올 여름 더위가 극심했음을 반증하는 현상이다. 더러는 더위를 식혀주고 가뭄을 해소해주면서 바람은 약한 태풍, 즉 착한 태풍이 오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태풍은 강풍과 폭우를 몰고 와서 인간에게 엄청.. 2018. 8. 25.
불사不死를 꿈꾸며 한시, 계절의 노래(151) 꿈속(夢中) 당 사공도(司空圖) / 김영문 選譯評 사랑하는 이 몇이나이 세상에 남아 있나 노을 사다리 타고 올라만났다 돌아왔네 봉래산 영주산을길이길이 사들여서 우리 가족 함께 터 잡아고향 산천 삼으리라 幾多親愛在人間, 上徹霞梯會却還. 須是蓬瀛長買得, 一家同占作家山. 정말 몇 명 남지 않았다. 1953년 휴전협정 이후로 계산해도 헤어진 지 벌써 65년째다. 그 해에 태어난 자녀가 있다면 올해 우리 나이로 66세가 된다. 그럼 그 부모의 연세는 어떻게 되나? 헤어질 때 최소한으로 잡아 20세였다 해도 무려 86세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장에 나온 최고령 어르신이 101세 할아버지이고, 그 다음이 99세 할머니다. 난리로 헤어진 자식을 만나려고 저렇듯 끈질긴 삶을 이어오신 듯하다. .. 2018.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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