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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왕릉 귀부聖德王陵龜趺 성덕왕릉 귀부 聖德王陵龜趺 Tortoise-shaped Pedestal of Tomb of King Seongdeok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96호 Gyeongsangbuk-do Tangible Cultura Property No. 96 慶尚北道有形文化財 第96号 이 귀부는 신라 성덕왕(재위 702-737) 능 앞에 세운 비석 받침돌이다. 거북머리는 깨졌지만, 발은 앞으로 나아가려는 형상을 한다. 귀부 등 가운데는 비신碑身을 꽂은 네모난 홈이 있다. 이에 새긴 거북등 무늬나 당초문唐草紋은 8세기 전반 신라 왕릉에 건립된 귀부 제작 양식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된다. 비신과 머릿돌은 없어졌지만 경덕왕景德王 때 만든 것으로 삼국사기에 보인다. 무열왕릉武烈王陵과 서악동 귀부와는 같은 양식이고, 창립사지昌林寺址 귀부.. 2018. 6. 9.
꽃봄 다 갔다 하지 말라 한시, 계절의 노래(68) 채련곡(采蓮曲) 당(唐) 하지장(賀知章) / 김영문 選譯評 회계산 안개 걷혀우뚝 솟았고 경수엔 바람 없어도저절로 물결 봄이 가서 화사한 꽃다 졌다 말라 따로이 물 속에서연꽃 따나니 稽山罷霧鬱嵯峨, 鏡水無風也自波. 莫言春度芳菲盡, 別有中流采芰荷. 회계산(會稽山)과 경수(鏡水)는 모두 지명이다. 지금의 중국 저장성(浙江省) 샤오싱시(紹興市)에 있다. 경수는 현재 젠후(鑑湖: 감호)로 불린다. 하지장은 두보의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 첫머리에 등장한다. “하지장이 말을 타면 배를 탄 듯한 데, 어질어질 우물에 떨어져 물 속에서 잠을 잔다(知章騎馬似乘船, 眼花落井水底眠)”는 대목이 그것이다. 그는 무측천(武則天) 때 장원급제한 천재였고 구속 없는 미치광이 행동으로 한 세상을 풍미했다.. 2018. 6. 9.
동심초로 맺은 사랑 한시, 계절의 노래(67) 춘망사 네 수(春望詞四首) 중 셋째 당(唐) 설도(薛濤) / 김영문 選譯評 꽃잎에 바람 불어늙어가는데 아름다운 기약은아득하여라 님과 나 한 맘으로맺지 못하고 하릴없이 동심초만맺고 말았네 風花日將老, 佳期猶渺渺. 不結同心人, 空結同心草. 설도는 조선의 황진이에 비견할 만한 당나라 여류 시인이다. 그는 대략 768년에 태어나 중당 시기에 활동했고, 황진이는 조선 중종(재위, 1506~1544) 때 사람이므로 거의 800년에 가까운 시차가 있다. 설도와 황진이 모두 기녀였으며 시서(詩書)와 가악(歌樂)에 능했다. 이 시는 우리에게 ‘동심초’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아름다운 원작에다 뛰어난 번역이 더해졌을 뿐 아니라 애잔한 곡조까지 보태져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 2018. 6. 8.
여도사가 노래하는 별리의 고통 한시, 계절의 노래(66) 밝은 달밤의 이별(明月夜留別) 당(唐) 이야(李冶) / 김영문 選譯評 떠나는 님 말이 없고달님은 소리 없지만 밝은 달님 빛이 있듯사람에겐 정이 있지요 이별 후 그리움은달빛과 같은지라 구름 사이나 강물 위곤륜산까지 가 닿아요 離人無語月無聲, 明月有光人有情. 別後相思人似月, 雲間水上到層城. 당나라 여류시인 중에서는 설도(薛濤)가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졌지만 그보다 한 세대 정도 앞서 명성을 드날렸던 이가 있다. 바로 이야다. 곱고 섬세한 시를 남겼다. 이야는 중당 초기 여도사(女道士)다. 그는 유명 문인들과 교류하며 문명을 떨쳤다. 특히 그 시절 문단의 거장 유장경(劉長卿), 시승 교연(皎然) 등과 깊은 교분을 나누며 많은 일화를 남겼다. 당시 문단의 프리마돈나인 셈이다. 이 시.. 2018. 6. 8.
기와, 굽는 사람과 머리에 인 사람 한시, 계절의 노래(65) 도공(陶者) 송(宋) 매요신(梅堯臣) / 김영문 選譯評 문앞 흙이 다 닳도록기와 구워도 지붕 위엔 한 조각기와도 없네 열 손가락에 진흙을안 묻힌 이는 번쩍번쩍 큰 기와집에살고 있다네 陶盡門前土, 屋上無片瓦. 十指不沾泥, 鱗鱗居大廈. 한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이 시를 읽으면 금방 우리나라 허난설헌(許蘭雪軒)의 「빈녀음(貧女吟)」을 떠올리시리라. 금 가위를 들고 다른 사람 혼례복을 만들지만 자신은 해마다 독수공방만 하고 있다는 그 시 말이다. 우리는 한시를 읽으며 흔히 인간과 자연의 심미적 조화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그러나 한시 전통을 살펴보면 고통 받는 약자에 대한 묘사도 매우 유구한 연원이 있다. 시나 노래가 개인 감정의 발산에서 시작됐는지, 백성의 노동에서 시작됐는지는 판단.. 2018. 6. 7.
초여름엔... 한시, 계절의 노래(64) 초여름(初夏) 송(宋) 주숙진(朱淑眞) / 김영문 選譯評 맑은 대 그늘 흔들리며그윽한 창 내리 덮고, 쌍쌍이 노는 철새석양에 지저귀네 해당화도 다 지고버들 솜도 잦아든 때 노곤한 날씨에해는 처음 길어지네 竹搖淸影罩幽窗, 兩兩時禽噪夕陽. 謝却海棠飛盡絮, 困人天氣日初長. 초여름은 아직 봄 여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계절이다. 화사한 봄꽃이 진 자리에는 초록빛 신록이 점차 푸르름을 더해간다. 아직 더위와 장마가 오지 않아 밤에는 다소 한기까지 느껴진다. 이 계절 저녁이면 새로 모낸 논에 개구리 울음이 지천이고, 앞산 뒷산에 소쩍새 울음 또한 온 산천을 가득 채운다. 아직은 천둥 번개도, 폭우도 잦지 않아 저녁 적막이 사람 심신을 정갈하게 다독여준다. 자연의 기틀에 귀 기울이기 좋은 .. 2018.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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