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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는 웁니다 "옛날 아버지께서 남쪽에 계시고 제가 서울에서 공부할 적엔 300리 길이 비록 멀다 해도 가기만 하면 뵐 수 있었는데, 지금 계시는 북녘 산기슭은 도성都城과의 거리가 몇 걸음 되지 않아 잠깐 사이에 갈 수는 있어도 간들 누구를 뵈오리까. 제 일생이 끝나도록 다시 뵈올 길이 없습니다. 말은 입에서 나오려 하나 목이 메어 사뢰기 어렵고, 다만 이 엷은 술잔으로 저의 속정을 표하오니 아, 슬프기만 합니다." ㅡ 이규보 《동국이상국집》 권37, "아버지를 위한 제문, 누군가를 대신해서 짓다[祭父文 代人行]" *** 이상은 국립박물관 강민경 선생 글이다. 2020. 12. 13.
달밤 님 생각에 눈물은 옷깃을 적시고 명월하교교明月何皎皎 밝은 달 어찌나 휘영청한지 내 비단 침상 휘장 비추네 근심 겨워 잠못 이루고 옷자락 잡고 일어나 서성이네 객지 생활 환락이겠지만 집에 돌라오는 일만 하리오 문밖 나서 홀로 방황하는데 근심걱정 뉘한테 하소연하리 목 빼고 기다리다 방에 들어서니 떨구는 눈물에 옷깃이 젖네 明月何皎皎 照我羅牀幃 憂愁不能寐 攬衣起徘徊 客行雖雲樂 不如早旋歸 出戶獨彷徨 愁思當告誰 引領還入房 淚下沾裳衣 註釋 ① 羅牀幃:羅帳。 ② 寐:入睡。 ③ 攬衣:猶言“披衣”,“穿衣”。攬,取。 ④ 旋歸;迴歸,歸家。旋,轉。 ⑤ 引領:伸頸,“擡頭遠望”的意思。 ⑥ 裳衣:一作“衣裳”。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 중 하나로 《문선文選》에 수록된 순서로써 본다면 마지막 열아홉 번째다. 이 역시 2천년 전 시임에도 어디 하나 설명이 필요없다. ***.. 2020. 12. 13.
아교로 묶은 우리 사랑 뉘가 떼어놓으리오? 객종원방래客從遠方來 멀리 손님 오셔서 비단 한 자락 전하네요 만리나 떨어져 있어도 당신 마음 마음 그대로네 한 쌍 원앙 무늬 넣어 잘라 합환이불 만드네요 솜은 가없는 사랑으로 넣고 테두리는 풀리지 않게 박았죠 아교풀로 옻칠 덧댔으니 어느 누가 이걸 떼내겠어요 客從遠方來 遺我一端綺 相去萬餘里 故人心尚爾 文采雙鴛鴦 裁爲合歡被 著以長相思 緣以結不解 以膠投漆中 誰能別離此 注釋 ① 端:猶“匹”。古人以二丈為一“端”,二端為一“匹”。 ② 故人:古時習用于朋友,此指久別的“丈夫”。爾:如此。這兩句是說盡管相隔萬里,丈夫的心仍然一如既往。 ③ 鴛鴦:匹鳥。古詩文中常用以比夫婦。這句是說締上織有雙鴛鴦的圖案。 ④ 合歡被:被上繡有合歡的圖案。合歡被取“同歡”的意思。 ⑤ 著:往衣被中填裝絲綿叫“著”。綿為“長絲”,“絲”諧音“思”,故云“著以長相思”。 ⑥.. 2020. 12. 13.
아모레퍼시픽미술관서 만난 선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창립자이자 아모레퍼시픽 그룹 창립자 서성환 선생이다. 2003년 타계한 그의 출생년을 보니 1924년이라 물었다. "연배 보니 징용이나 학도병 갔다오셨겠는데요? 아님 도망쳤거나?" 다녀왔단다. "음..지금 회장님은 아드님이죠? 어째 같은 아버지 같은 아들인데 이쪽은 문중소작농이요 그 아들은 물려받은 재산은 암것도 없네요 ㅋㅋㅋ" 1920년대생들을 볼 때 나는 매양 선친이 오버랩할 수밖에 없다. 한때 식민지시대 문건을 한창 뒤질 때 보니 식민지말 징용은 1919년 이래 1927년생까지가 집중 동원대상이었고 특히 1920년대 초반생들은 거의 예외없이 끌려갔다. 1921년생 선친도 탄광노무자로 강제동원되어 혹사당하다가 거기서 해방을 맞았다. 그런 선친이 곧이어 전쟁통에 부산으로 피난가고 다시.. 2020. 12. 13.
한국 사립박물관의 현재, 자신 없으면 기증하라! 주변 지인 몇몇이서 이곳을 다녀오고는 상찬을 거듭하기에 남영동 저택에선 버스 정거장과 지하철 정거장 기준 기준 각각 두개요인 지근거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을 찾았으니 첫째 이번이 용산에 이 미술관이 똬리 틀고선 나로선 첨이요 둘째 폭증하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추세에 내일이라도 완전봉쇄 들어갈 공산이 백퍼인 절박성이 작동했다. 이번 전시가 왜 그리 상찬받는지 나로선 그 이유를 나름 앞선 글에서 제시했거니와 미술관 자체 소장품을 내세운 이번 전시는 무엇보다 압도적인 컬렉션에서 힘을 찾아야 할 성 싶다. 국내 저명한 화장품 회사 부설인 이 미술관은 우리한테 익숙한 구분으로 보면 미술관 gallery 보다는 박물관 museum 이 가까우니 선대 서성환 회장 컬렉션을 토대로 삼는 이 미술관은 뿌리를 거슬러올라가면 .. 2020. 12. 13.
13세에 즉위해 18살에 친정한 진평 신라 제26대 진평왕眞平王은 재위 기간이 물경 53년(579∼632)에 달하니, 60년을 재위한 시조 혁거세에 이어 신라왕으로서는 두 번째로 긴 기간 왕위에 있었다. 그의 재위 마지막 해가 그가 죽은 해지만, 그가 언제 태어났는지는 사서에서는 누락되었다. 다만 그가 어린나이에 즉위했을 것이라는 근거는 우선 재위기간이 지나치게 긴 데다가, 그의 계보를 검토할 때도 그러하다. 삼국사기 그의 본기에는 그에 대한 정보를 약술하기를 “이름은 백정白淨이며, 진흥왕眞興王의 태자 동륜銅輪의 아들이다. 어머니는 김씨 만호부인萬呼夫人으로 갈문왕 입종立宗의 딸이다. 왕비는 김씨 마야부인摩耶夫人으로 갈문왕 복승福勝의 딸”이라고 했다. 나아가 체구가 거대한 듯 “임금은 태어날 때부터 생김새가 기이하고 체구가 장대하였으며, 뜻이.. 2020.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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