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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질곡에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아 과감히 마스크 벗어제끼고 무작정 차를 몰아 야외로 나섰다.
어디로 갈 것인가?
언제나 이럴 때면 언제나 달려가는 그 코스를 잡았으니 냅다 이른 고달사지 원종대사 무덤 앞을 지나치는데 버들강생이 한껏 물 길어 터질 듯 하다.
그러고 보니 나만 퇴보를 거듭해 이젠 낭으로 떠러지하기 일보의 직전이라
저는 성큼섬큼 코끼리 걸음처럼
코뿔소 들이받듯
그리도 질풍처럼 달렸구나.
내친 김에 껍데기 홀라당 벗겨 버들피리라도 맹글어 만파식적마냥 불어제꼈음 싶지만
이제는 불쌍터라.
남한강 건너 원주 치달으니 이곳 역시 다름이 없어 생강 산수유 모두 뻥튀기 직전 강냉이였으니
잊고 살았노라
봄이 득시걸하는 계절임을
능선 오르는데 음지도 아닌 등산로 따라 이끼 연두 놀음 한창이라.
문득 생각나서 불러 세우고 물었다.
"잘 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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