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19506 내발산동 PC방 살인사건 좀전 남영동 밥상 머리에서 나만 뺀 온가족이 PC방 살인사건을 이야기하며 분통을 터뜨린다. 장모님 마누라는 물론이고, 고등학교 재학생인 아들놈까지 가세했다. 난 무슨 소린가 했다. 나로선 금시초문이었기 때문이다. 명색이 기자란 놈이, 것도 대한민국에서 어느 정도 지명도 있는 언론사에서 문화부장질이라고 하는 놈이, 나중에 알고 보니 발생 일주일이 지나고, 지금도 한창 논란 중인 그 PC방 살인 사건조차 까마득히 몰랐던 것이다. 우리 공장 편집국 문화부 바로 옆이 담당 사회부인데 그 옆에서 그런 일을 다룬다는 사실도 몰랐으니 말이다. 그래, 바빠서 라고 해둔다.내 일에 치여서라 해두자.문화부 일만으로도 치어서 죽을 판이라 옆부서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해두자.까꾸로 저들이 BTS가 그제 파리공연을 .. 2018. 10. 21. 서거정이 말하는 내장산 백양사 단풍철이다. 그런 대명사로 내장산을 으뜸으로 꼽는다. 그 내장산에 백양사가 있다. 조선초기 사가정 서거정의 다음 증언은 현재의 내장산 백양사 내력 중 고려말~조선초 일단을 증언하거니와, 이에 의하면, 당시에는 백암사라 일컬은 백양사가 실은 행촌 이암 집안 고성이씨 원찰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그런 성격이 언제까지 지속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사가정 당대까지 100년이나 이어졌다는 사실을 소홀히 보아넘길 수는 없다. 이는 당대 불교사를 고찰할 때도 여러 문제의식을 고취하거니와, 불교가 일방적인 탄압대상이었다는 데 대한 반론 역시 요즘 만만치 않거니와, 불교가 그리 호락호락하니 당하지는 아니했다. 강고한 유교사회에서도 불교는 여전히 효용이 있었으며, 특히나 가정 주도권을 장악한 이는 남자가 아니라 여성들이었.. 2018. 10. 21. 몇번이나 다시 올 수 있으려나 한시, 계절의 노래(207) 죽림사에 부쳐(題竹林寺) [唐] 주방(朱放) / 김영문 選譯評 세월은 사람 삶재촉하는데 안개와 노을이곳에 많네 은근한 죽림사여기 절집을 다시 또 몇 번이나올 수 있으랴 歲月人間促, 煙霞此地多. 殷勤竹林寺, 能得幾回過. 오늘은 매화산 청량사에 들르는 날이다. 가을 단풍 속 선경에서 하룻밤 묵을 예정이다. 경향 각지의 도반들과 오랜만에 두런두런 격조했던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한시 몇 수를 준비하여 조촐한 저녁 시간을 즐길 것이다. 가을 저녁 산등성과 산골짝으로 두루 퍼져가는 그윽한 범종 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다. 아마 하늘에서는 반달을 지난 가을 달이 수만 골짝 개울을 비출 것이고, 어쩌면 그 공산명월을 스치며 날아가는 이른 기러기떼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을벌레 소리는 .. 2018. 10. 21. 추수 끝나도 붉은 찰벼는 드문데 한시, 계절의 노래(206) 술이 익다(酒熟) 첫째 [明] 굴대균(屈大均) / 김영문 選譯評 빚은 술 원액 새로 내와그 맛이 달콤한데 아이들은 지게미 먹고아버지는 술 마시네 안타까워라 추수 끝나도붉은 찰벼 드문지라 포의 선비 더 이상동쪽 울로 가지 못하네 酒娘新出味如飴, 兒女餔糟父啜醨. 恨絕秋收紅糯少, 白衣無復到東籬. 이런 시를 올리면 틀림없이 어떤 분은 왕조 시절 한가한 유생의 비현실적 신세타령이라고 비웃을 것이다. 먹을 것 다 먹고, 입을 것 다 입고, 벼슬할 것 다 한 후 시골로 내려와 고고한 은사인 척 폼을 잡는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비판하는 분들 대부분도 현재 노동자 농민의 현장에서 동떨어진 삶을 사는 분들이다. 책상 앞에 앉아 관념 속 색깔론에 물들어 프롤레타리아도 아닌 자들이 프롤레타리.. 2018. 10. 20. 그대 떠난 이곳 강산은 텅 비어 맹호연의 죽음을 곡한다[哭孟浩然] [唐] 왕유(王維) 죽은 친구 다시 볼 수 없는데한수는 오늘도 동쪽으로 흐르네 묻노니 양양 땅 늙은이여 채주엔 강산이 텅 비었는가 故人不可見 漢水日東流 借問襄陽老 江山空蔡州 맹호연은 당대 중기 저명한 시인으로, 동시대를 살다간 왕유와는 절친이었으니, 둘은 소위 전원시라 해서 전원을 소재로 하는 시들로 일세를 풍미했거니와, 그런 까닭에 이 둘은 항용 왕맹(王孟)이라 병칭되었다. 양양 땅 늙은이란 맹호연이 지금은 호북성에 속하는 양양(襄陽) 출신임을 빗댄 말이거니와, 그가 죽어 허무 허탈하기 짝이 없는데 하염없이 동쪽으로 흘러가는 한수(漢水)란 장강 지류 중 하나로 섬서성 남부 미창산(米倉山)에서 발원해 호북성을 통과해 무한(武漢)에서 장강에 유입한다. 채주(蔡州)란 일명 .. 2018. 10. 20. 이발소 요구르트 머릴 쳤다. 오늘 그리해야 할 작은 까닭이 있어서다. 요저납시, 공장에서 한참 조는데 어딘지 전화가 와서는 아리까리한 기관 누구라 하면서 이르기를 블라블라 북콘서트를 하니 나와 달래나 어쩌래나, 음냐음냐 그러마 하고는 오로지 전화 빨리 끊고 다시 달콤새콤 오수에 접어들 생각에 덜커덩 승낙했더니, 이후 이런저런 연락이 추가로 더 와서 알고 봤더니 난 시다라,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나는 그 주인공 시인 장단맞추기를 해야 한단다. 그래도 꽤죄죄 덮수룩한 모습으로 나가긴 못내 저어해 만원 주고 동네 이발관서 급하게 친다. 머리를 가시개 전동바리깡 슥삭슥삭하는 소리, 토끼 풀 먹는 소리 같고 한밤중 누에 뽕 갉아먹는 소리 같다. 생살을 떼어내고 뭉탱이로 잘라내는데도 하나도 아프지 아니하니, 난 드디어 그 어떤 고.. 2018. 10. 20. 이전 1 ··· 2916 2917 2918 2919 2920 2921 2922 ··· 325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