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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는 왜 과로사 하는가? - 어느 해직기자의 충격고백 내가 2년 가까이 풍찬노숙했으므로, 이제 이건 어느 정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밥 산다는 사람이 많아서다. 나한테 밥 산단 사람 줄을 섰었고, 실제 밥 산 사람 많다. 한데 그렇게 산다는 밥 무러 다니다 보면, 진짜 가랭이 찢어진다. 혹 주변에 백수가 있거덜랑 밥 산다 하지 말며, 밥 사지 말고, 그 밥값 계좌로 입금해 주는 것이 진짜로 돕는 길이다. 백수에게 필요한 것은 밥이 아니라 돈이다. 돈!!!현금!!!! 미안하다. 나한테 밥 산 사람들아! 방법은 있다. 밥도 사고, 계좌 입금도 하고.농가서 해라. 담번에 또 해직되거덜랑 나 페북 자기소개란에 내 계좌번호 찍을란다. *** 이상은 내가 21개월간에 걸친 해직기간을 끝내고 복귀하고 조금 시간을 참다가 작년 오늘, 그러니깐 2017년 10월 25일.. 2018. 10. 26.
폭포수처럼 쏟고간 문학평론가 김윤식 이젠 오늘 일은 대강 끝났겠지 하니, 몸뚱아리 그대로 축 늘어진다. 오늘과 같은 또 다른 내일을 기약하며, 비몽사몽 막 헤매기 시작하는데 전화기가 울린다. 우리 공장 문학 담당 임미나 기자다. 이르기를 "김윤식 선생이 돌아가셨어요. 기사 넣었습니다"고 한다. 요새 나 스스로가 어찌 사는지 도대체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는 나날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그 무수한 사건 더미에서도 그날 하루하루를 기억할 만한 일이 꼭 한 가지 이상은 있기 마련이다. 한데 어쩐 일로 오늘은 그런 일이 없다시피 해서 못내 이상했더랬다. 그 바쁜 일상에서도 특출난 일이 없을 법한 오늘이 김윤식 타계를 위한 불길한 전조곡 아니었나 한다. 그의 타계는 실은 시간 문제였으니, 오늘내일 하는 일이었다. 그가 쓰러졌고,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 2018. 10. 25.
객선으로 밀려드는 한산사 종소리 한시, 계절의 노래(209) 풍교에 밤배를 대다(楓橋夜泊) [唐] 장계(張繼) / 김영문 選譯評 달지자 까마귀 울고서리는 하늘 가득 강가 단풍 어선 등불시름속에 졸고있네 고소성밖한산사의 한밤중 종소리가객선으로 들려오네 月落烏啼霜滿天, 江楓漁火對愁眠. 姑蘇城外寒山寺, 夜半鍾聲到客船. 우리는 불균형의 균형을 이야기할 때 흔히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을 예로 든다. 균형이 데칼코마니 같은 똑 같은 모양, 똑 같은 질량, 똑 같은 무게를 양쪽 천칭(天秤)에 얹어놓은 것일 뿐이라면 우주와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 하지만 천지자연은 그렇지 않다. 음과 양, 여와 남, 달과 해, 봄과 가을, 동청룡과 우백호, 종묘와 사직단 그리고 석가탑과 다보탑 등 모양, 질량, 무게가 다른 사물이 짝을 이루어 삼라만상을 조화의 세.. 2018. 10. 25.
낙엽은 기력 잃은 나무 탓이요, 애꿎은 바람 원망말지니 한시, 계절의 노래(208) 낙엽(落葉) [明] 주초(朱樵) / 김영문 選譯評 초록 잎새 그림자겹겹이더니 가을 오니 쑥덤불 따라굴러가누나 나무에 기댈 힘없는 탓이니 함부로 서풍을원망치 말라 綠葉影重重, 秋來逐轉蓬. 自無依樹力, 莫謾怨西風. 가을은 뭐라 해도 낙엽의 계절이다. 전국시대 초나라 시인 송옥(宋玉)은 「구변(九辯)」이란 초사 작품에서 “슬프다! 가을 기운이여! 쓸쓸하다! 나뭇잎 떨어져 스러짐이여!(悲哉秋之爲氣也, 蕭瑟兮草木搖落而變衰)”라고 탄식했다. 지금까지 전해오는 한시 작품 중에서 ‘슬픈 가을(悲秋)’의 원조라 할만하다. 당나라 두보는 「높은 누대에 올라(登高)」라는 칠언율시에서 “가 없는 낙엽은 우수수 떨어지고, 끝 없는 장강은 콸콸콸 흘러오네(無邊落木蕭蕭下, 不盡長江滾滾來)”라고 읊었다... 2018. 10. 25.
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소설 얼마전 나는 이 블로그를 통해 움베르토 에코 소설이 새로이 국내에 소개됐음을 '하염없는 부러움'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으로 소개했으니, 그 소설이 내 머리맡에도 있지만, 요샌 책 읽기 엄두가 나지 않는 바쁜 나날임을 핑계로 들쳐볼 생각도 못했거니와, 오늘 아침 문제의 소설을 우리 공장 문학 담당 임미나 기자가 아래와 같은 기사로써 소개한다. 가짜뉴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움베르토 에코 마지막 소설'제0호' 출간…에코 "저널리즘, 가짜·조작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해야" '제0호'라는 제목이 약간은 이질적이라, 그러면서도 에코 작품은 하도 많은 소개가 이뤄졌으니, 이번 책 역시 혹 기존 번역에 대한 새로운 버전 아닌가 하는 의심도 없지는 않았으나, 임 기자 보도를 보면 얼마 전 타계한 이 거장(1932∼2016)의.. 2018. 10. 25.
BTS 보겠다고 쫄래쫄래 갔다가 개고생한 어느 기자 이야기 문화체육관광부가 해마다 이맘쯤 가을에 주최하는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 현장을 언론에서 다룬 적은 거의 없다. 이 시상식을 하기 전에 정부에서는 그 분야별 명단을 사전에 발표하기 마련인데, 이를 취급하는 언론 보도 행태는 거의 예외 없이, 부문별 수상자를 단신 형태로 간단히 전할 뿐이다. 하지만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은 특별해, 무엇보다 취재진이 빠글빠글 몰렸으니, 바로 그 수상자로 방탄소년단이 포함된 까닭이다. 북미와 유럽투어를 마치고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파리에서 귀국한 이들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한테서 화관문화훈장을 받았으니, 역시 월드스타가 뜬다 하니, 그의 열성팬이 행사장으로 몰려든 것은 물론이려니와, 예년 같.. 2018.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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