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0011 돌무더기여, 방해하지 말지어다 한시, 계절의 노래(170) 어지러운 돌무더기(亂石) 唐 이상은 / 김영문 選譯評 범과 용이 웅크린 듯종횡으로 뒤엉켜서 별빛 점차 스러지니빗방울이 맺히네 동서로 오가는 길방해하지 말기를 술고래 완적이통곡하다 죽을 테니 虎踞龍蹲縱復橫, 星光漸減雨痕生. 不須幷礙東西路, 哭殺廚頭阮步兵. 이상은 시는 대부분 난해하다. 어휘 구사가 생경하고 느닷없다. 하지만 특이하고 기발한 특징을 보인다. 그의 시를 마주하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수수께끼를 풀 듯 시에 집중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복잡한 미로 속을 헤매느라 출구를 찾지 못한다. 그래도 이 시는 이상은의 시 중에서 평이한 편에 속한다. 기암괴석이 마구 엉긴 모습을 범과 용이 웅크린 것으로 비유한 기구(起句)는 쉽게 이해가 된다. 그럼 승구(承句) “별빛 점차.. 2018. 9. 13. 퇴락한 사당에서 생각하는 제갈량 한시, 계절의 노래(169) 무후 사당(武侯廟)(사당은 백제성 서쪽 교외에 있다) 당 두보 / 김영문 選譯評 남은 사당에단청은 퇴락 텅 빈 산엔초목만 가득 후주를 떠나는 소리들려오나니 다시는 남양 땅에눕지 못했네 遺廟丹靑落, 空山草木長. 猶聞辭後主, 不復臥南陽. 중국 남양(南陽), 성도(成都), 양양(襄陽), 기주(夔州) 등지에 모두 제갈량 사당이 있다. 이 시에 나오는 제갈량 사당은 기주에 있는 고묘(古廟)다. 옛 백제성 서쪽 교외로 지금은 충칭시(重慶市) 펑제현(奉節縣)에 속한다. 백제성이 어떤 곳인가? 촉한 선제(先帝) 유비가 세상을 떠난 곳이다. 유비가 세상을 떠난 곳에 자리한 무후사(武侯祠)이므로 한층 더 비장하고 엄숙하다. 유비의 삼고초려(三顧草廬)에 응하여 남양 땅을 떠나올 때 제갈량은 다시.. 2018. 9. 13. 말이 없어야 한다는 말은? 한시, 계절의 노래(168) 노자를 읽다(讀老子) 당 백거이 / 김영문 選譯評 침묵하는 지자보다말하는 자가 못하단 말 이 말을 나는야노자에게 들었네 만약에 노자를지자라고 말한다면 어찌하여 자신은오천 자를 지었을까? 言者不如知者默, 此語吾聞於老君. 若道老君是知者, 緣何自著五千文. 형용모순 또는 모순어법이라는 말이 있다. 한 문장 안에 모순된 상황을 나열하여 전달하려는 의미를 더욱 강화하는 수사법이다. 가령 “소리 없는 아우성”, “반드시 죽어야 산다(必死卽生)”, “눈을 감아야 보인다” “색은 곧 공이요, 공은 곧 색이다(色卽是空, 空卽是色) 등등, 곰곰이 따져보면 말이 안 되지만 일상에서 흔히 쓰이면서 말하려는 주제를 극적으로 전달한다. 우리 주위의 고전 중에서 형용모순으로 가득 찬 책은 바로 『노자(老.. 2018. 9. 13. Admiral Yi Sunshin 공활한 하늘, 창공(蒼空)을 가을을 수놓는다. 조만간 가동을 멈출 분수대도 틀어놓았으니, 아마도 이순신한텐 이번이 올해 마지막 수욕水浴일지도 모른다. 애국 열풍이 불던 시절, 광화문을 장식한 저 이신신 그 앞에서 윤발이 흉내 좀 내 봤으니, 아래서 올라다 보니, 하염없이 높구나! 2018. 9. 11. 가을은 홍새치다 청단풍 끝에 홍새치가 피기 시작하기는 이번 여름이었다. 계속 봐뒀다. 가을 하늘 시리도록 창공한 오늘도 역시 그랬다. 홍이야 홍으로 끝나려는지, 그리하여 무말랭이 비틀어지듯, 연탄불 오른 오징어 비틀듯, 그렇게 푸른색으로 질지 모르나, 홍이야 홍단이야, 붉구나. 그래서 나는 말한다. 가을은 청단풍 끝 매달린 홍새치처럼 온다고 말이다. 2018. 9. 10. 지자체 학예직은 지역토호? 계량화할 수는 없다. 문화재청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하나일 수도 없고, 그 시선 역시 양극점을 형성하기도 하며, 그 어중간에 무수한 다른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그런 다양한 시선 중 의외로 이 시선이 중앙과 지방을 극단으로 가르는 가장 격렬한 원인이 되는 그것을 골라서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그것은 무엇인가? 지자체 학예직 사람들은 지역 토호와 결합하거나 그네들 자신이 지역 토호라는 불신지옥이 그것이다. 상론한다. 문화재청에서 바라보는 지자체 학예직은 대체로 지역 논리 혹은 지역 이익에 매몰되어, 문화재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지역 이익을 대변하며, 특히 그 고용주에 해당하는 지자체장이라든가 지역 실력자 혹은 유지와 한통속이 되어 각종 전횡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들은 .. 2018. 9. 10. 이전 1 ··· 3035 3036 3037 3038 3039 3040 3041 ··· 333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