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뒤 비상율사 우영우는 나는 몰랐는데, 외우 이정우 선생이 중국에 저런 제목으로 소개됐단다. 글자 그대로는 비상非常한 재능을 갖춘 율사律師, 곧 변호사인 우영우禹英禑라는 뜻이다.
원전이 한국어이며 한국에서 한국어로 방영되는 이 드라마 제목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인데, 저 셋을 비교하면, 이제 반환점을 돈 16부작 이 드라마가 말하는 '이상한'은 조금 이상하며, 그보다는 영어 Extraordinary 혹은 비상非常 이라는 표현이 훨씬 본래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맥락에 가깝다고 나는 본다.
작가가 일부러 의식했겠지만, 이상한 이라는 말은 다분히 중의적이다. 이상異常이란 평범 혹은 상식과는 다르다는 뜻이니, 이 경우 부정의 의미와 긍정의 의미를 동시에 내포한다.
다만 한국어에서 이상이라는 말은 전자에 더 가깝게 많이 쓰는 말이 아닌가 한다.
한데 이 드라마를 제작자는 영어로 옮기면서 Extraordinary 라는 표현을 썼으니, 이 말은 실은 그런 사람이 genius라는 전제를 많이 깐다.
물론 저 말 역시 ordinary 에서 벗어난[extra]라는 문맥 그대로 의미이기는 하지만, 저런 수식어는 대체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베토벤 같은 사람을 표현할 때 많이 쓰는 것을 보면 분명 천재라는 전제가 있다.
그 점에서 이상異常이라는 단어 대신 비상非常 이라는 말을 쓴 중국어 표현은 훨씬 더 적확하다. 비상 역시 글자 그대로는 상식 혹은 보통이 아니다는 원초 의미가 있지만, 뛰어나다는 맥락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안다.
물론 우영우를 묘사하면서 이상한 이라는 말을 쓴 까닭은 정상을 벗어난 천재라는 의미와 더불어 그가 자폐를 안고 산다는 의미도 된다. 자폐가 비정상으로 취급되는 일이 많아서 그런 증상을 안고 사는 우영우를 저리 썼을 것이다.
한글 제목 이상한이 중의적이라 그것이 포괄하는 폭은 훨씬 넓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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