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가까운 곳으로 기간 들려보지 못한 데를 골라 오늘 아침 행차에 나섰다.
트레비 분수대 옆이라 떡본 김에 제사지내는 심정으로 분수대 잠깐 들러
그 보수 양태와 그에 따른 관람대비책을 겉핥기로 살피고선 행선지 삼은 곳으로 갔지만 뿔싸 여기도 보수공사한다 닫았댄다.
대략 난감해졌으니 이쪽 근처로 구찌 큰 데는 작년까지 웬만큼 다 훑었으므로 무작정 베네치아 광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니
그렇다고 안 가 본 데가 있나?
심지어 카페까지 작년 한달살이할 때 단골로 삼은 데로 가서는 커피 한 잔 시키고선 뭘해야 할지 오락가락이었다.
마침 만땅 채운 휴대폰 하나가 절반가량 이미 밧데리를 소진했으므로 충전기 꽂고선 날아간 미답지를 원망했다.
그렇다고 하염없이 있을 수는 없어 무작정 나서기는 했는데 작은 과오 하나를 저질렀으니 생리를 해결하지 않고 나선 것이다.
할 수 없었다. 그 인근 카피톨리니박물관으로 갔다.
이 박물관한테는 미안하나 나 이곳 너무 많이 봐서 이젠 좀 짜증이 난다.
그래도 어째?
급한 일 해결하고선 둘러보지 않을 수 없어 복습여행을 했다.
작년과 달라진 게 없다.
익숙해서 좋은 점은 초장에 진을 빼는 일 없이 그대로 다시 봤음 싶은 섹션으로 그대로 직진했다는 대목이다.
2층 넓은 원형 전시실에 유물이라 해봐야 대여섯 점
하지만 이 박물관을 대표하는 명품만 엄선한 그곳으로 직진해 느긋하게 감상하고 사진 찍으며 놀았다.
이 박물관은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전시실과 같은 2층 각실 벽화와 천장화, 그리고 실은 박물관 들어서면서 나타나는 마당 야외석조물 세 코너가 앙코다.
기타는 볼 것 없다.
하긴 이것도 내가 자주 가서 체득했으니 처음 가면야 알 수가 있나?
그래도 덕분에 종래보다는 한층 여유롭게 과감히 생략하며 박물관을 즐겼으니
그 삼층 카페테리아 야외에선 기존엔 눈뜨고도 알아보지 못한 판테온 지붕까지 봤으니
썩 보람 없지는 않았다.(어제 글인데 어쩌다 묵히고서 하루가 지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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