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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너무나 유명한 무명배우 이재용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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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책방 김별아 모임

 
대개 중장년 배우들한테서 전형으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데, 

여기저기 약방 감초처럼 하도 자주 나와서 얼굴은 너무 잘 아는데 성함을 모르는 그런 배우들이 있지 않은가? 

나는 이들을 너무나 유명한 무명배우라 부른다. 

강렬한 목소리 톤에다가 외모 역시 간단치는 아니한 배우 이재용 선생 또한 나한테는 그런 분이라,

어제 그 분을 느닷없이 남영동 사저 한 켠에 차린 술마시는책방에서 조우하게 되었으니 

어젯밤 모임을 뭐라 부를까 모르겠지만, 암튼 김별아 작가 '영영이별 영이별' 읽기모임? 말이 그렇지 실제는 김별아 팬클럽 행사라 부르고 싶은데,

이런 자리를 졸택拙宅 책방에서 하게 되었으니 저 배우님이 모습을 드러내서 처음엔 나는 깅가밍가 했거니와 
 

난 표정이? 젤 왼쪽이 이병두 선생

 
강원문화재단 이사장을 겸하는 김작가 역시 어제는 처음 조우였던 바, 다름 아닌 이 클럽 열성회원 분 중 한 분이 저 배우님과 절친이라 하거니와 모습을 드러냈으니 

이 자리에는 조선일보 기자로 땅의 역사로 독자들한테 너무 잘 알려진 박종인 기자를 느닷없이 조우하는 기쁨도 누렸으니

박 기자는 나랑 거의 연배가 같고 같은 시대를 호흡하며 일선 기자로서는 30년 넘게 같이 보냈지만 단 한 번도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없었으니 그런 그와 어젯밤 마주한 것이니 

이야기 나누다 보니, 박 기자가 98년 IMF 무렵 내가 쓴 것으로 기억한다며 탑골공원에 노숙자들이 더 몰리기 시작한다는 그 기사를 논급하는데,

나는 내가 그런 기사를 썼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었으나, 따져 보니 내가 마침 그 무렵 종로경찰서를 출입하던 시절이라 맞을 듯하다 하면서 그 기사가 어떤 것인지 한 번 꺼내 봤으면 싶다. 
 

앞줄 왼쪽이 박종인 기자

 
내 세대가 어찌 이재용 배우를 모를 리 있겠는가?

다만, 성함은 한 번도 기억한 적 없으니 이래저래 저 자리 들려오는 말이 이재용 아니면 이재영이라 기왕 이리 면담하게 되었으니

이참에 성함이라도 제대로 알아두자 싶어 몰래 폰을 꺼내서는 검색하니 이재용인지 이재영인지도 헷갈렸으니 

그 즈음 참석자들이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으니,

이르기를 춘천 출신이라 하면서 강릉 출신인 김 작가와의 간접 인연을 거론하는지라,

나중에 담배 한 대 같이 꼬나물면서 더 이야기 들어보니 나보다는 넉 살 연상인 이 양반 부산대 연극반인가 출신이라 하거니와 

부산 출신 연극배우들이 젊은날 고생 직살나게 하다 훗날 성공한 이들이 제법 있으니 송강호 이윤석이 대표적이어니와 선생 역시 이들을 거론하며 "(맨바닥을 살았기에) 다 성격이 거칩니다" 하거니와,

선생 역시 그런 모진 삶을 견디며 이 자리까지 왔음에 틀림없다. 
 

 
그때야 연극계에 빠따가 난무하던 시절이라 선생 역시 그런 세대를 경험했다 하며,

아마 저 목소리 저 외모 보면 선생이 혹 그 가해하는 위치에 서지도 않았을까 상상도 했지만 이는 차마 물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 대 빠는데 남편 백수되는 바람에 이곳저곳 강의로 우리 집안 생계 책임지는 마누라가 마침 야간 강의 끝내고 귀가하시는지라,

그 마눌님께 이제는 익숙한 이름이 된 이재용이라는 이름을 자랑스럽게 내밀며 "이 분이 그 분이다"고 했더니 

야간에 제대로 얼굴을 못 알아보던 마눌님, 뒤늦게 알아보고서는 대뜸 하는 말이 

"어머? 이재용 배우님 아니세요?"
하는지라

나중에 몰래 마누라한테 "대체 당신이 우째 저 배우 이름을 아노?" 했더니만 하는 말이 가관이라




"아 삼성이랑 이름이 같아서 내가 기억해" 하는지라

그러고 보니 삼성그룹 부회장인가 회장인가 하는 사람과 동명이니 그럴 만도 하겠다 싶다. 

암튼 대뜸 마누라가 이재용 배우 이름을 대는 바람에 내가 면이 섰다는 이야기는 해 둔다. 

그 역시 그 이름을 대뜸 불러주는 마누라가 고맙다 했다. 

살피니 이 양반 술을 엄청 좋아하는 듯하나 나는 넌알코홀릭이니 같은 과가 아니지만 대신 골초라 이 점은 무척이나 맘에 들었으니, 혹 다른 자리서 다시 만난다면 형님아우할 날 있겠다 싶다. 

그렇게 담배 꼬나 물고선 이런저런 이야기 나는데 느닷없이 

"저도 백수입니다" 하는 것이 아닌가?

아 내가 백수라는 게 소문 났다 보다 하며, 하긴 배우가 그런 직업 아니겠는가?




겉으로 화려하게 보이지만 작품이 없을 때는 백수인 그런 직업이니 말이다. 

담배 물고선 쪼그려 앉더니 책방 배경 사진 좀 찍어달라기에

"요새 담배 문 사진 안 좋아합니다" 했더니 한사코 상관 없다 해서 두어 장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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