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지 포먼이 전설로만 남았었으면 싶었다.
이제 전설이었을 그가 돈을 벌겠다고 마흔다섯인가? 쉰을 앞둔 나이에 복귀를 했을 적에는 몹시도 안쓰러웠다.
물론 명분은 그럴 듯했다. 선수 은퇴 이후 목사로 전향해 불우이웃돕기에 헌신했으며, 그 활동에 돈이 필요했기에 돈을 벌러 나왔다 했다.
그렇게 매 맞고 번 돈으로 좋은 일 많이 하고 갔을 것이다.
그의 복싱은 많이 맞는 스타일이었다. 그는 마이크 타이슨을 능가하는 핵주먹이었지만 느렸다. 그래서 많이 맞았다.
저와 무하마드 알리, 그리고 조 프레이저가 삼각편대를 이루던 시절이 복싱계 전성시대였고 그 전성 시대 저들은 서로 물고물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복귀는 화려했지만, 나는 다 늙은 그가 매 맞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다.
물론 이겼다 하지만, 계속 얻어터졌다.
그럴 수밖에 없잖은가?
적잖은 나이에 가뜩이나 느린 스피드는 약점이니 계속 맞아야 했고, 그래서 그의 장기는 때리는 것보다는 실은 커버였다.
이 커버를 잘했다.
그렇다고 안맞는 것도 나이었으니 쉴새없이 터졌다.
나는 그래서 내심 그가 장수는 못할 것이라 봤다. 하긴 그리 맞은 복서 치고 장수한 사람 몇이나 되던가?
저 무하마드 알리만 해도 일찍이 파키슨병으로 고생하다 갔다.
생각보다 이른 나이에 갔다.
저들은 선수시절에는 으르렁했지만 은퇴하고 나서는 절친이 되었다.
하긴 그렇게 물어뜯고 싸우던 홀리필드랑 마이크 타이슨도 요새 보니 쇼 프로그램에 같이 나와 농담따먹기하며 아주 친한 모습을 보여주던데 돈을 위해 싸우던 시절이라 그렇고 그런 세월도 세월 앞에서는 장사 없는 법이다.
어제 조지 포먼 타계 소식을 접하고서는 한 켠이 계속 안쓰러웠다.
오늘도 이곳저곳에 관련 소식이 보이기에 한 줄 초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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