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쉰이 넘어갈 무렵부터 나는 그 이전 생평을 놓지 않은 책을 놓았다는 말을 여러 번 했거니와 무엇보다 노안과 그에 동반하는 체력 저하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이른바 배움을 게을리하지는 않은 듯하나 그 배움하는 통로가 변했다는 말은 하고 싶다.
그 배움이 꼭 책과 같은 장편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요새를 예로 들면 나는 sns를 통해 배운다.
내 관심 분야야 새삼 반복이 필요없을 테고 요새는 그런 정보 콘텐츠를 제공하는 매체가 무궁무진해서 그것을 어찌 다 따라가겠는가?
자연 공부하는 방식도 변할 수밖에 없어 그 sns정보는 무엇보다 너무 소략하고 무엇보다 ai가 대세를 장악하고서는 그 정보 신뢰성조차 곳곳에서 의심해야 하거니와
말은 이리하면서도 자주 낚이곤 한다.
암튼 그 소략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런저런 키워드 돌려가며 구글링을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정보 지식 상식을 터득해 가는 중이다.
나이에 따른 노화와 이런 환경 변화에 내가 제대로 적응한다는 자신은 못하겠다.
다만 그 배우고픈 갈망만큼은 환경이 변했을 뿐 여전하다는 데 감사할 따름이다.
이 나이가 되니 독서를 통한 사색? 깨침보다는 내 눈으로 보고 듣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한 게 아닌가 한다.
같은 자리 시간을 달리해서 갔을 뿐인데도 그때는 생각하지도 못한 것들이 그래도 가끔식 보이는 걸 보니 아직 죽지는 않은 듯하다는 안도는 있다.
언제까지 이리 갈구하는 삶을 살런지는 모르겠으나 어차피 언젠가는 이 짓도 끝나게 되어 있고
그 짓도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은 자주 한다.
그래도 신이 생소 깨침을 여행하는 일은 아직은 언제나 즐겁다.
나랑은 관계없었을 시체 한 구 물끄러미 보며 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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