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배가 순식간에 광활한 바다에 수직으로 박혀 돛대가 된다?
놀랍게도 웹툰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부유식 계기 플랫폼 Floating Instrument Platform[RV FLIP)이 실제로 그렇다고
RV FLIP은 해양학 연구에 혁명을 일으킨 독특한 연구선(기술적으로는 플랫폼이지만)이다.
108미터(355피트)에 달하는 길이와 700톤 무게를 자랑하는 RV FLIP 능력 중 하나가 약 30분 만에 수평 견인 위치에서 수직 직립 위치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선미에 위치한 대형 밸러스트 탱크ballast tanks에 바닷물을 펌핑하는 정교한 과정을 통해 이룩된다.
이 탱크에 물이 채워지면, 배는 선미를 중심으로 천천히 "침몰"하며, 길고 가느다란 선체가 해수면과 수직이 될 때까지 회전한다.
수직으로 선 RV FLIP의 91미터(300피트)에 달하는 구조물은 물에 잠긴 채로 남아 있으며, 파도 위로는 5층 건물 높이에 해당하는 17미터(55피트)만 남는다.
이 독특한 디자인은 단순한 장관을 넘어, 가장 격동하는 바다에서도 탁월한 안정성을 제공하는 공학적 천재성의 결정체다.
수면 위를 항해하며 파도에 흔들리는 기존 선박과 달리, FLIP의 깊이 잠긴 부분은 거대한 진자처럼 작용하여 파도의 움직임에 놀라울 정도로 강하고 민감한 과학 장비를 위한 매우 안정적인 플랫폼을 형성한다.
RV FLIP은 1962년 취역 이후 해양 과학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도구였다(최근 DEEP라는 새로운 기관에 인수되어 현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뛰어난 안정성 덕분에 과학자들은 선박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음파, 해류, 온도, 대기-해양 상호작용 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 부표는 바다에서 움직이지 않는 "스파 부이spar buoy" 역할을 함으로써 지구에서 가장 크고 역동적인 환경의 심오한 미스터리를 연구할 수 있는 특별한 관측 지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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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장난일까 해서 찾아 보니 진짜로 저런 배가 있댄다.
저 이름을 뭐라 해야 할까? 원산폭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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