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원 풍속도첩을 일관하는 주제가 있다.
소재야 말할 것도 없이 이른바 民이라, 그 속에는 노비로 짐작할 만한 사람도 적지 않거니와 암튼 당시 최하층을 사는 사람들이다.
혹 저 그림들에 나타나는 민들 표정을 유심히 봤는가?
다 즐겁다. 다 행복하다. 다 함포고복한다.
누구 하나 굶어 주린 사람 없고 누구 하나 중노동 혹사하면서도 괴로운 표정 하나 없으며 누구 하나 막걸리 거나하게 빨면서도 욕설하는 이가 없다.

여자들은 여자들대로 애 없고 즐겁다.
맞다!
태평성대다. 그림을 보면 저런 태평성세 없다.
저런 세상이 있을 수가 있는가? 없다.
고통과 일그러짐, 주림이 자리해야 할 곳에 온통 웃음과 미소와 희희낙락뿐이다.
그랬다.


저 그림들은 당대 민의 풍경을 여과없이 전하는 실사가 아니라 실은 왜곡이다.
고통은 부러 눈을 감았으며, 찌그림은 미소 혹은 파안대소로, 주림은 막걸리로 대체했다.
누굴 위해서?
범인은 바로 그 딱 한 사람 독자를 위해서였다.
그가 누구인가?
저 그림이 필요한 사람
김홍도 직업을 고려할 때, 딱 한 사람밖에 없다.

조선의 왕이었다.
왕이 범인이었다.
그 범인을 위한 어용이었다.
단원은 어용화가였다.
[단원 풍속도첩을 묻는다] (3)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그림
[단원 풍속도첩을 묻는다] (3)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그림
이 그림첩을 소장처인 국립중앙박물관은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김홍도의 풍속도하면 바로 이 화첩에 속한 〈씨름〉〈무용〉 〈서당〉이 연상되리만큼 지금까지 이 분야의 대표작으로 잘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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