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주택에서 2,000년 된 침대 바리케이드 발굴

베수비오 폭발 당시 화산재 막으려 안간힘 가족 흔적인듯


https://www.youtube.com/watch?v=R_SJmeOMvuc

 
2,000-year-old bed barricade unearthed in Pompeii house — likely a family's last attempt to escape Vesuvius' eruption 
May 8, 2025


폼페이 유적 한 주택에서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4인 가족이 침대로 문을 막으려 한 증거가 발견됐다.

벽에 기댄 상태로 발견된 침대 잔해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가족이 닫힌 문을 막으려 했던 침대의 잔해. (사진 출처: 폼페이 고고학 공원Archaeological Park of Pompeii)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닥쳐올 파괴를 피해 달아나려던 한 가족의 마지막 시도를 보여주는 가슴 아픈 증거가 고고학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최근 폼페이 한 주택을 발굴하던 중, 어린아이를 포함한 네 명의 유해가 침실 문을 막기 위해 옮긴 침대 옆에서 발견되었다.

이는 도시를 뒤덮은 뜨거운 재, 가스, 먼지를 피하기 위한 가족의 마지막 시도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 발견은 4월 30일 온라인 전자저널 스카비 디 폼페이(Scavi di Pompei)에 게재되었다.
 

벽에 기댄 상태로 발견된 침대 잔해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가족이 닫힌 문을 막으려 했던 침대의 잔해. (사진 출처: 폼페이 고고학 공원Archaeological Park of Pompeii)

폼페이 고고학 공원 Archeological Park of Pompeii 소장 가브리엘 추크트리겔Gabriel Zuchtriegel은 이탈리아어에서 번역된 성명을 통해 "이 작고 아름답게 장식한 집에서, 침대가 있는 작은 방 입구를 막아 목숨을 보전하려 한 주민들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은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화산 활동 중 하나로, 산기슭에 위치한 로마 도시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Herculaneum을 파괴하는 대참사로 악명을 떨쳤다.

베수비오 화산은 성층 화산stratovolcano으로, 마그마에 함유된 가스 농도가 높아 매우 격렬한 폭발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지하 압력이 훨씬 더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더욱 폭발적인 폭발이 발생한다.

베수비오 화산이 처음 폭발했을 때, 거대한 화산재column of ash와 화산암volcanic rock 기둥이 하늘로 솟구쳐 올라 인근 마을들을 덮쳐 지붕이 무너지고 주민들이 질식사했다.
 

이 집에서 발견된 한 사람의 유해 (사진 출처: 폼페이 고고학 공원 Archaeological Park of Pompeii)

그 후, 일련의 화쇄류pyroclastic flows(빠르게 움직이는 매우 뜨거운 가스, 화산재, 화산 파편의 산사태)가 산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모든 것을 태우고 매몰했고, 마을 주민들은 화산재 무덤에 묻혔다.

폼페이는 폭발 후 약 6미터(20피트) 깊이 화산재에 묻혔다. 그 후 도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라졌다가 천 년이 지난 후 다시 발견되었다.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은 1700년대에 공식적으로 발굴이 시작된 이래 고고학자들의 광범위한 조사 대상이 되어 건물, 프레스코화, 유품, 그리고 유해가 발굴되었다.
 

침대 바리케이드 집 벽화들 (사진 출처: 폼페이 고고학 공원Archaeological Park of Pompeii)

새로운 조사 대상이 된 문제의 집은 '카사 디 엘레 에 프리소(casa di Elle e Frisso)', 즉 헬레와 프릭소스의 집house of Helle and Phrixus이라고 일컫는다.

방 중 하나에서 발견된 신화 속 그림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림에는 쌍둥이 프릭소스와 헬레가 금빛 양털을 가진 마법의 양magical ram with a golden fleece을 타고 계모에게서 도망치다가 헬레가 물속으로 빠져 죽는 모습을 묘사한다.

헬레와 프릭소스의 집은 2019년 인근 '레다와 백조의 집House of Leda and the Swan' 유적 발굴 과정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침대 바리케이드bed barricade가 있는 방을 발굴한 헬레와 프릭소스의 집에 대한 최근 발굴에서는 집 안에서 물통water basin, 연회장, 지붕에 빗물을 모으기 위한 구멍이 뚫린 방 등 여러 가지 유물이 발견되었다.

또한 아이가 착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 부적bronze amulet, 즉 "불라(bulla)"와 여러 개 음료 용기, 저장 용기, 청동 저울, 청동 냄비bronze cooking pans도 발견되었다.

고고학자들은 가족이 지붕 구멍을 통해 쏟아지는 화산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 침대 모형을 제작했다.

추크트리겔은 "이는 공간으로 침투할 위험이 있는 화산암인 라필리lapilli가 아트리움 지붕 구멍을 통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살아남지 못했다. 결국 화산쇄설류가 도달했고, 매우 뜨거운 화산재가 맹렬하게 흘러내려 이곳을 비롯한 모든 방을 뒤덮었다. 지진의 충격으로 이미 많은 건물이 무너졌다."
 

이 집 이름을 붙이는 데 유래가 된 헬레와 프릭소스 Helle and Phrixus 그림. (사진 출처: 폼페이 고고학 공원Archaeological Park of Pompeii)

고고학자들이 집에서 발견했을 것으로 예상한 여러 장식과 기타 요소들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 가족은 화산 폭발 당시 집을 수리 중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

프릭소스와 헬레의 프레스코화와 중간 크기 집이 발견된 것은 이 가족이 로마 사회 중산층 또는 상류층에 속했음을 시사한다.

추크트리겔은 "폼페이를 발굴하고 방문하는 일은 예술의 아름다움과 마주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불안정함과도 마주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와서 보란 뜻이다. 왜? 그래야 벌어먹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