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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어영부영 보내 버린 파주 혜음원지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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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2013년 6월이 아닌가 한다. 북쪽 담장을 발굴한 때다.

 
단국대 매장문화재연구소, 그리고 그 후신이랄 수 있는 한백문화재연구원이 장기 연차 발굴을 벌인 파주 혜음원지는 왕립 호텔을 겸한 고려시대 사찰 갖춤 역원驛院 시설로는 실상 제대로 조사한 첫 고려시대 유적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의의를 둬야 한다. 

이 발굴은 마침 내가 현역 시절이고, 더구나 그 시절 대부분 내가 문화재를 담당하던 시절이라, 발굴 연차마다 거의 빠짐없이 내가 직접 현장을 목도한 현장이라 더 각별하거니와 

지금 현장은 보존정비가 실상 마무리되고 그 전면에는 전시교육관까지 들어선 마당이라 이제는 그 발굴하던 시절 여러 면모를 맛볼 수는 없는 곳이 되고 말았다. 
 

이건 2012년 6월 8일이라 날짜가 직혔으니, 혜음원 십자 출토 지점이다. 정비 방안을 논할 때다. 전체 사역 거의 한복판을 차지한다. 중심구역 표시판인지도 모른다. 혹 측량지점일 수도. 믿거나 말거나.

 
이 혜음원지 발굴은 저와 같은 점들에서 그 조사 내력과 그 발굴 성과를 총정리 혹은 집대성한 단행본이 두어 종은 이미 선보였어야 하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는 나밖에 남지 않았지만(물론 조사단 박경식 형과 서영일 형, 그리고 방유리 군 정도가 있기는 하지만 저들이 내가 말하는 단행본을 낼 수는 없다!!!)

그런 까닭에 그런 단행본을 생각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차일피일하다 영영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2013년 5월 13일이다. 당시만 해도 드론이 일반화하지는 않았을 때다. 비쌀 때다.

 
이걸 시작하려면 파주시청과 한백문화재연구원에서 관련 자료 일체를 넘겨 받아 검토해야 하는데, 그 일이 어찌 간단하겠는가? 

마침 앞에서 파주 용미리 석불을 이야기한 김에 그 인근 혜음원지 관련 내가 과거에 올린 자료들을 검색해 보니, 별로 걸리는 게 없어 아쉽기만 하다. 
 

아마 2013년 6월일 것이다. 북쪽 담장을 발굴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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