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연중 가을철 나라국립박물관 정창원 전 관람을 핑계로 일본 나들이하는 팀 말석에 끼는 여행을 몇년째 하는 중이라
작년은 유럽 석달살이를 하는 바람에 건너뛰고 말았으니
아마 올 가을은 이번 여행을 핑계로 또 건너뛰지는 않을까 한다만
일본이야 요새는 제주도 가기보다 편한 시대라
마침 같은 나라국립박물관에서 오사카 박람회 개최에 즈음해 각종 국보라는 국보는 다 내어놓은 전시를 이름하여 초국보超國寶 전이라 했으니

이 소식을 나로서는 아주 일찍이 전했거니와 이를 핑계로 예의 답사반이 다시 가동하기 시작해 석달 전에 이미 참관단은 관련 예약까지 완료했다.
와서 보니 근기 일대는 온통 박람회 열풍이라 꼭 나라박물관이 아니래도 이 일대 박물관 미술관은 각종 관련 특별전을 너도나도 내걸었으니
이런 때가 꼭 한일월드컵 공동 개최에 즈음해서도 있었다.
이번 근기近畿 여행은 거개하는 일정보다는 하루이틀 늘어났고 들어가는 길목은 간사이로 같았지만 귀향하는 통로는 바꾸어 오카야마를 골랐다.
물론 이런 일정은 내가 짠 것이 아니니 나는야 쫄래쫄래였으니 꽁무니만 보고선 따라만 다니는 일로 충분했다.

암튼 25일 오전 아홉시 김포공항 이륙으로 시작한 이번 일본국 근기 지방 유람을 끝내고 지금 시각 나는 열시반 뜨는 대한항공을 대기하며 오카야마 공항을 서성인다.
다시 인천에 안착하면 보통하는 일상, 곧 백수로 복귀한다.
도착과 더불어 곧장 오사카 시내로 날아 그곳 오사카시립미술관으로 향했으니 그곳에서 일본국 국보전이 열리는 까닭이었다.
전시장은 돗때기 시장이라 밀려드는 관람객에 치여 사람 뒤꼭지들만 관람하고선 나라로 가서 사흘을 내리 숙박했으니
나라국립박물관 초국보超國寶 전 관람을 시작으로, 그 이튼날은 이 박물관 개관 130주년 기념식 참관을 했으며, 또 하루는 교토로 달려가 교토국립박물관 특별전을 관람했다.
이 교토박물관 역시 박람회 전시 중이라 역시나 사람 구경만 하고선 서둘러 전시장을 빠져나왔다.
이어 효고현 아카시明石라는 데로 잠자리를 옮겨 하루 그곳을 유숙하며 그 일대를 돌아봤으니, 나로서는 이곳이 초행이었다.

그러고선 짐을 다시 싸고는 오카야마로 와서는 마지막 여장을 풀고선 이곳 오카야마 시립 오리엔트박물관을 관람하고 인근 오카야마 현립 박물관과 인근 뭐더라 저명한 정원, 그리고 오카야마 성을 둘렀으니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 여행을 준비하고 진행한 선생들이 힘을 써주는 바람에 나로서는 다시금 쫄래쫄래 꽁무니만 따라다녔으니 눈물겹도록 다시 고마울 뿐이다.
유럽 석달살이를 하고선 막 귀국한 마당에 아무리 짧은 여행이라도 짐을 다시 싸서 나오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떠날 무렵 이미 체력과 몸이 말이 아니었으니, 그에다가 오죽 많이 걸어다녀야 하는 여행인가? 진짜로 이러다 쓰러지는 줄 알았다.
막 도착한 첫날, 어처구니 없는 일이 생겨 느닷없이 새벽녘에는 호텔방에 쳐박혀 원고를 쓰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못 볼 것 하고많이 봤으니, 이젠 이런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감사할 따름이다.

돌아본 곳들과 그에서 보고들은 것들은 찬찬히 정리할 일이 있었음 하지만 언제나 이런 일은 현지에서 하지 않으면 망각에 사라지고 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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