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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근성의 가짜양반들

by 신동훈 識 2025.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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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가짜양반이란 17세기까지는 양반이 아니었던 집안이

18세기 이후 굴기하여 양반이 되고 신분이 상승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전술한 것처럼 우리나라 호적은 18세기 후반부터 크게 흔들려 

19세기가 되면 동네마다 유학이 가득해지는데 

이 사람들은 불과 100년전, 3대조 때만 해도 태반이 노비의 후손이었다. 

가짜 양반이라는 것은 그 이전까지 양반집안이었던 사람들의 시각으로 

일단 되고나면 무슨 가짜양반이 있겠는가? 

그렇게 치자면 무신의 난 이후 일어난 집안들도 모두 향리에 심지어는 천민밖에 없을 것이다. 

이 사람들은 신분상승이 거의 불가능했던 조선 후기 

그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입신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필자가 보기엔 절대로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다. 

불가능한 것을 되게 만드는 수완, 

이전까지 양반으로 내려온 사람들로선 따라가기 힘든 극성맞음의 소유자들이었을 것이다. 

이들이 19세기 이후 크게 성공할 기회를 어찌 놓치겠는가. 

필자가 보기엔 19세기 말 이후 성공한 집안의 상당수는 이들의 후손일 것이라 추측해 본다. 

미쓰비시-.

메이지유신과 함께 일어난 대표적인 일본의 재벌이다. 

이 미츠비시 개업 파운더라 할 인물이 바로 이와사키 야타로(아래 첨부 사진)인데

도사번 완전 하급 무사 중에서도 하급 무사의 자손으로 

태어났을 때는 그나마 있던 사무라이 신분도 아버지 대인가 팔아 먹고 

정말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아리밖에 없는 상태에서 태어났다. 

이와사키 야타로의 극성맞음은 잘 알려져 있다. 

자기 아버지의 성질도 보통이 아니어서 관가에 깽판을 치다가 갇혔다는 소문을 듣고 

에도에서 시코쿠 도사까지 16일만에 뛰어 왔다던가

아무튼 보통 아닌 성질머리와 두뇌, 극성맞음으로 

당대 입신하여 미쓰비시라는 대재벌을 이루게 되었다. 

한국이라고 달랐으랴. 

19세기 말부터 20세기를 거쳐 입신한 한국의 수많은 성공한 씨족 

대부분이 이랬으리라 생각한다. 

그 중에 일부는 양반집 지손이나 서자로 양반이라고는 해도 간신히 밥벌어 먹는 정도의 집안이었을 테고 

또 다른 일부는 원래 평민 노비였던 사람들이 양반을 사고 공명첩 몇 장 사서 자기와 아이들 이름을 적어 

양반으로 탈바꿈 했을 터

이들을 만만히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바로 필자의 생각이다. 

짐작컨데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일제시대를 거쳐

해방이후 한국의 근대화에 이르기까지 

극성맞게 사방을 돌아다니며 돈을 벌던 사람들은 바로 이들-. 

근성으로 공부하며 출세한 사람들-. 

일본으로 치면 하급 무사쯤에 해당하는 사람들이었을 것 같다는 말이다. 

절박함이 없으면 행동도 없고, 행동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든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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