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이탈리아의 아카데미' 도나텔로 외국어영화상 수상
송고시간 2020-02-19 00:52
전성훈 기자
2002 월드컵 어느 시점이었던가? 아마 8강 무렵이아니었던가 하는데 히딩크가 "I am still hungry"를 외치며 선수단을 채찍하며 4강에 올랐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으로 시작한 기생충 수상행진이 아카데미상 4관으로 그치나 했더니, 또 남았나 보다. 이번에는 우리 공장 로마특파원이 이탈리아 다비드 디 도나텔로 David di Donatello 영화시상식 수상소식을 타전한다. 이 영화제 외국어영화상 부문을 먹었다는데, 재미나는 대목이 오스카상 작품상을 두고 피튀기는 전쟁을 벌인 기생충과 1917, 그리고 봉준호가 감독상 수상소감에서 "우리 퀜틴 형님"이라고 부른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무대를 로마로 옮겨서는 외국어영화상 부분을 두고 경쟁했다는 사실이다. 뭐 이태리 영화를 주된 대상으로 삼는 시상식이니깐...
이 영화제를 두고 저 기사는 이태리판 아카데미상을 묘사했거니와, "1956년 첫 시상 이래 6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나텔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조각가 도나텔로의 유명 작품인 다비드상에서 그 명칭이 유래됐"으며 "미국 아카데미와 같은 기준·방식으로 각 분야 수상작을 낸다"고 한다.
더 찾아보니, 이 영화제는 영어 번역이 Donatello's David이며, 이탈리아영화아카데미 The Academy of Italian Cinema 정도로 번역하는 라카데미아 델 치네마 이탈리아노 L'Accademia del Cinema Italiano(ACI)가 주관한단다. 어째 이 영화제는 마피아들이 총질할 듯한 그런 느낌을 준다.
봉준호가 받은 외국어영화상은 일 다비드 다나텔로 페릴 밀리오르 필름 스트라니에로 Il David di Donatello per il miglior film straniero....뭐 졸라 복잡한데, 영어로 직역하면 옮기면 David di Donatello for the best foreign film 정도라, 밀리오르 miglior 이건 best에 해당하니, 밀리오레라는 말이 예서 나왔나 보며, straniero 스트라니에로는 어원을 같이하는 영어 단어가 strange라 말할 것도 없이 낯설다는 것이 외국을 말함이 아니겠는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뭐 워낙에나 큰 구찌 두 개를 먹은 마당에 이태리 유수 영화제 외국어영화상 하나를 보탠 일이 얼마나 감흥이 더 있겠냐만,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겠는가? 덧붙여 우리 특파원 전언에 의하면 "이탈리아 전역에 개봉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시는데, 상 먹고 돈 벌어 꿩 먹고 알 먹고 아니겠는가?
16일 귀국한 봉준호는 칩거를 끝내고 오늘 마침내 국내 취재진 앞에 공식으로 선다. 오전 11시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생충 출연배우, 제작사 대표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응원해준 국민께 감사를 표시할 것으로 본다.
내일인가는 푸른집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러 간다. 밥은 먹여서 보내줄려나?
기생충이라 그런지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단 말이 없다. 그 행진은 게걸이다.
지금 보니 기생충은 그 정체가 게걸스레 다 먹어치우는 메뚜기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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