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 고고학, 특히 한국고고학에 시급히 필요한 것은 고고학의 과학으로의 재편이다.
내가 생각하는 고고학은 자연과학이다. 물론 그 자연과학은 인문학이라는 외피를 걸쳐야 한다. 이른바 문질빈빈文質彬彬이라 해서 외양이라는 文, 바탕이라는 과학이 버무려져야 한다.
현실은 어떠한가?
내가 보는 한 한국고고학은 文과 質이 따로 논다. 둘간 합종연횡이 만만치 않다 하나 여전히 전자는 과학을 팽개친 채 무늬 외양으로만 달려가서 글쓴 놈 혼자만 알아보는 각종 무수한 양식변화표를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일로 발전했고,
흔히 보존과학이라는 후자는 그 고고학의 도구로만 전락해 첫재 그 분석결과치라 해서 기계가 내놓는 수치를 무미건조하게 표로 만들어서는 고고학이 먹으라 던져주거나 아니면 해진 물건 수리하는 세공업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고고학은 과학으로 재편해야 한다. 그 학문은 대학 교육을 기준으로 인문학부가 아니라 자연과학으로 가야 한다.
왜? 과학에 기대지 아니하서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시대가 고고학이라 해서 예외가 아닌 까닭이다. 과학없이 무슨 고고학이란 말인가?
이를 위해 기존 고고학도입네 하는 자들은 모조리 자연과학도로 전직을 하거나, 그것이 불가능하면 변신에 실패한 그들은 모조리 퇴출해 버리고 자연과학도 중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자들로 모조리 물갈이를 해야 한다.
나아가 보존과학입네 해서 고고학 혹은 문화재에 더부살이하는 이들도 문제투성이라, 이들이 연구성과라고 내놓는 것들을 보면 인문학적 소양은 찾을래야 찾을길이 없고 고작 하는 일이라고는 고고학도가 던져준 유기물 시료 AMS로 돌려 연대 추청해주는 일로 끝나고 있다.
고고학은 동물학 식물학 광물학과 같은 자연과학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보존과학 역시 기계에 맡기는 분석이 아니라, 그 분석을 토대로 인문학을 가미한 완성품 제조에 나서야 한다.
붉은 물감을 분석했더니 산화철 혹은 황화수은으로 드러났다? 내가 아는 한국문화재보존과학은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 분석이 무엇을 말해주며, 그것이 어떤 역사적 위상을 지니며 그것이 한국문화사 인류문화사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것을 파고 들어야 하며, 그것을 구축하는 과정이 바로 인문학을 하는 과정이다.
농업사라는 이름으로 신석기시대는 밭이랑이 어떻네 그것이 어찌 변했네 수작 농업이 삼국시대에 발전했네 마네 하는 이 따위 고고학을 과학입네 포장하는 일은 개돼지나 하는 일이다.
기계로 넣었더니 산화철로 드러났네 마네 하는 일도 개돼지가 하는 일이다. 그건 기계가 하는 일이지 어찌 사람이 하는 일이겠는가?
무슨 무덤을 발굴했더니 뼈다구가 나왔네, 그 뼈다구를 분석했더니 상어가 나왔네마네, 조개가 나왔는데 오키나와산 이모가이네 마네, 그걸로 활발한 국제교류를 알 수 있네 마네 하는 짓거리는 개돼지가 하는 일이다.
이런 개돼지나 하는 일을 과학으로, 고고학으로 포장하는 일 그만해야 한다.
언제까지 목관이 썩지 않고 남았는데 그 분석을 저짝 기관에 던져주고 그 답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그래서 이를 공생이라 하며 이를 협업이라 하며 이를 융합이라 개사기 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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