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족보 이야기

마지막 싸움을 위해 선비를 키운다는 말의 허구

by 신동훈 識 2025. 12. 12.
반응형

 
송나라는 멸망이 장렬했다. 

남송의 마지막은 지금도 가장 위대한 왕조의 멸망으로 기억될 정도이다. 

송나라가 망할 때의 사대부들의 헌신에 대해 

송은 삼백년 역사동안 나라를 기울여 사대부를 양성했는데 

그 멸망의 순간에 그들의 헌신으로 보답받았다는 평을 받을 정도이다. 

그런데 왕조의 멸망 과정에서 이렇게 잘 키운 사대부의 보답은 항상 받느냐, 

가까이는 조선이 멸망할 때 대대손손 왕조로부터 갖은 혜택을 받던 

사직신이라 할 가문에서는 왕조와 함께 죽는 사람 몇 나오지도 않았고 

정작 왕조에서는 아무것도 받지 못한 이들이 줄줄이 죽었다. 

이건 뭐 조선만 그런 것이 아니고 일본도 마찬가지로, 

도쿠가와 막부가 서면서 막부는 최후의 날 벌어질 전쟁을 대비해 

전국 각지의 제후의 분봉을 정밀하게 시행하여 

반란의 가능성이 있는 다이묘들은 저 촌구석에 죄다 쳐 박아 버리고, 

요지가 될 만한 곳에는 친막부의 강력한 번을 심어 놓아 

막부를 뒤집고자 하는 마지막 전쟁이 벌어지는 순간에도 

절대로 한번에 밀리지 않고 싸울 수 있게 치밀한 계획을 해 놓았다. 

그런데 정작 마지막 전쟁이라 할 메이지유신-보신전쟁이 닥치자, 

에도 막부 260년 동안 막부로부터 대대로 대접받으며 혜택을 누리던 번들은 

줄줄이 항복하거나 아니면 심지어 막부에 총구를 돌렸고 

막부와 함께 정작 순사한 것은 별로 기대도 안했던 동북지역 번들과 

사무라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농민 출신 잡병들, 

이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싸웠지, 

대대로 녹봉 받아가며 누리던 상급 무사들은 

전부 숨 죽이고 납작하게 업드려 막부의 멸망을 방기했다. 

선비라는 놈들은 그런 것이다.

사습을 배양하고 선비 대접을 해주면 마지막 날 왕조를 위해 순사할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나라도 고려왕조가 망하고 조선왕조로 넘어갈 때 

집집마다 자기들도 전부 순절하거나 절개를 지켜 낙향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 와중에 작살나서 사라진 것은 개성왕씨 하나로, 

나머지 고려말에 잘나가던 집들은 거의 전부 조선으로 다 이어졌다. 

유교의 정리로 말하자면

전 왕조의 녹을 먹은 자 절대로 다음 왕조의 벼슬은 해서는 안 되는 것인 바, 

그런데도 조선이 망했는데 이전 왕조에서 잘먹고 잘 살던 놈들은

일제강점기가 열리자 조선귀족이 되어 다시 호사를 누렸다. 

선비를 대접해주면 그 은혜를 갚는다는 것은 그래서 허구다. 

대대로 대접해줘봐야

정작 필요할 때는 다 사라지는 것이 선비인 바, 

이런 선비를 믿고 사직을 유지하고자 한다는 그 설계 자체가 애초에 처음부터 글러먹었다 하겠다. 


*** [편집자주] ***

웃기지 않는가?

조선왕조에 이렇다 할 신세도 진 적 없는 안중근이 나라를 지키겠다 온 몸을 불사른 일이?

황현? 촌구석 촌로가 뭐가 답답했기에?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