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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 공은 건원建元 14년(549)에 나서 건복建福 23년(606) 7월에 卒했다.
그때 미실궁주가 이상한 병에 걸려 여러 달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공이 밤낮으로 옆에서 모셨다.
미실의 병을 자신이 대신하겠다고 밤에는 반드시 기도하였다.
마침내 그 병을 대신하였다.
미실이 일어나 슬퍼하며 자신의 속옷을 함께 넣어 장사를 지내며,
‘나 또한 오래지 않아 그대를 따라 하늘에 갈 것이다’고 하니
그때 (미실 궁주) 나이가 58세였다.
***
화랑세기 설원공 전에 보이는 이 대목에 의하면
설원과 미실은 같은 해에 나서 같은 해에 죽었다.
둘 다 정식 부인 정식 남편이 있었으나 끝까지 서로에 대한 믿음은 배신하지 않고 함께했다.
특히 설원은 여러 문제로 미실이 곤궁에 처할 때마다 끝까지 미실 곁을 지키며 충성을 다했다.
그랬기에 병을 대신하겠다 했고 그러다 진짜 병을 얻어 먼저 죽었다.
이를 안 미실이기에 그 또한 자신이 평생 사랑한 유일한 남자를 따라 죽었다.
미실은 남편이 따로 있었기에 주검으로 그의 곁으로 갈 수는 없었고
대신 속옷을 넣어줌으로써 너가 함께할 사람은 미실임을 선언했다.
저런 사랑이 실존했다.
작가가 그려낸 사랑이 아니라 불꽃 같은 사랑이었으되 그 사랑은 죽을 때까지 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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