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는 인육(人肉)을 일삼던 '버닝썬 게이트'라는 백경(White Whale)이 오늘은 영역 확장을 꾀해 마침내 저명한 예능 프로그램 하나를 집어 삼켰으니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 그것이다.
몰카 동영상 촬영과 그 유통으로 일파만파 평지풍파 일으키는 가수 겸 방송인 정준영이 2016년 이미 이번과 아주 흡사한 '몰카' 논란을 일으켰을 때, 그가 출연한 '1박2일' 제작진은 하차 3개월 만에 복귀시킨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무제한 제작 중단을 15일 선언한 것이다.
우리는 1박2일 팀' 차태현(왼쪽부터), 김준호, 정준영, 데프콘이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2018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2.22. 연합DB
그 소식을 우리 공장에서는 아래 소식으로 전했으니,
정준영 복귀 터준 '1박2일', 뒤늦은 제작 중단 선언(종합)
여담이나, 이 기사는 모처로 휴가를 떠난 우리 공장 방송기자가 휴가지에서 랩탑 켜 놓고 쓴 기사다. 그렇다고 내가 참으로 징글 맞은 부장은 아니라고 나는 본다. 본인이 그리한 걸 난들 어떡하겠는가? 하라고 시킨 적 나는 결코 없다고 단군 할아버지께 맹세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휴가 하루를 제해 주는 것뿐이다.
2016년 정준영 사건과 그의 섣부른 복귀를 둘러싼 문제는 이 블로그에서 한 차례 다룬 적 있거니와, 그때야 제작진은 검찰의 무혐의 결정을 들었지만, 내가 그때도 지적했듯이 그 사안은 실은 심각했다.
무혐의 결정과는 별개로, 당시에 이미 정준영은 그것이 몰카이건, 합의에 의한 것이건 관계없이 여자친구를 촬영했다는 것이며, 그때문에 문제가 이미 밖으로 불거졌다는 점이 중요했다. 이는 다른 누구보다 그 자신이 기자회견을 자청한 자리에서 실토한 팩트fact였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불과 3개월만에 슬그머니 그를 '1박2일'에 복귀시켰다.
"수구리" 2016년 사과 기자회견 당시 정준영. 연합DB
버닝썬 게이트가 터지고, 그에 연동해서 정준영과 그 일당의 후안무치한 일탈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1박2일' 제작진 역시 온갖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현재 문제가 된 그 사건들이 다름 아닌 2016년 어간에 있었던 일임에랴.
한데 우리가 유의할 점은 이번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진다는 형식을 빌려 제작진이 제작 중단을 결정했음에도, 가장 중대한 한 가지가 빠졌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무엇인가?
왜 서둘러 정준영을 복귀시킬 수밖에 없었냐는 것이다. 나는 이 점 심대하다고 본다.
"일단 사과하는 모양은 보이고..." 2016년 사과 기자회견 당시 정준영. 연합DB
앞선 포스팅에서 이미 다루었듯이, 2016년 정준영 사태와 그에 따른 그의 하차 이후 외려 '1박2일'은 상승 곡선을 탔다. 그가 빠져, 시청률이 빠졌다면야 모를까 외려 정반대였다. 그럼에도 무리해서까지, 더구나 욕까지 얻어먹으면서까지 그를 복귀시킨 이유를 우리는 여전히 납득하기 힘들다.
검찰이 무혐의로 판정했기에? 이건 아니라고 본다.
여전히 나는 제작진이나 방송사가 필설로 다하지 못한 그 무엇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심증을 지니게 된다. 혹 이를 위한 외압이 있지는 않았는가? 있었다면 그 외압은 실체가 무엇인가? 나는 이것이 궁금하며,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러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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