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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19) 등잔 밑이 어두운 법

by taeshik.kim 2023.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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뵈는지 모르겠다만 오리온이 선연하다.



날씨가 사납기 때문이었다 해둔다.

룰루랄라 하는 기분이 째졌기 때문이라 해둔다.

실상 이번 로마 살이 첫날이었던 어제는 춘배 영디기 골지르기 공작에 집중했으니 그렇다 친다.

셋째날 오늘 비로소 시차 바로잡혀 이 아침 깨어 사해가 적막한 밤하늘을 쳐다보며 간밤 잠깐 봐둔 오리온 자리가 이동했음을 보면서 숙소를 둘러본다.




겉은 허름들하나 에어비앤비를 위해 개비한 아파트임이 분명해서 가구들이 칠 냄새가 완연한 새것들이라

온 찬장 이제서야 다 열어보는데 일반 가정집이라면 모름지기 구비해야는 것들이 다 있다.

춥대서 고국서 전기장판까지 공수했는데 것도 있다.




각종 조리용품에 식기 양념 등등 다 있다.

화장실은 두 개임을 이미 확인하고선 부러 양쪽을 번갈아 사용한다.

빼다지에 짐들을 쟁여놓을까 하다간 어차피 한달 뒤에 떠날 것이요 또 어차피 이 넓은 공간이 다 내것이니 부러 바닥에 널부러진 채로 두기로 했다.




세탁기야 돌려보면 그만이나 어제까지도 질근질근 밟기를 했으니 이 재미는 마약과도 같아서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가 없다.

다행히 날이 풀려 메르소를 자살 충동으로 이끈 그 지중해 햇볕이 짱짱하다.




잔대가리만 느는 법

베란다 빨래널이 공간이 한 대 빨기 좋은 곳이라 커피잔 둘 데가 만만찮아 잠시 고민했다가

반찬동 대가리를 깐다.

테베르강에서 요란한 새울음이 난다.

새찍으러 가야겠다.

한데 갈매기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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