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리그가 마감한 지금 여름 축구계는 국가대항전의 계절이라 아시아에선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행 티겟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 중이며
유럽에선 미니 월드컵이라 일컫는 유로2020이, 남미대륙에선 그에 상응하는 대륙컵 쟁탈전인 코파아메리카컵이 레이스에 들어갔다.
리오넬 메시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손흥민 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이 모조리 국가의 부름을 받고는 각기 소속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차고는 활약 중이다.
그제 새벽 유로2020 덴마크와 핀란드 전을 시청하던 축구광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이 끝날 즈음 이렇다 할 충돌도 없이 드로잉 패스를 받고자 사이드라인 근처로 어슬렁어슬렁 가던 크리스티안 에릭센 Christian Eriksen이 그대로 앞으로 꼬구라졌다.
나중에 팀 닥터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사실이지만 cardiac arrest였다. 심장이 포로상태로 이른바 심정지라 실상 에릭슨은 죽었다.
팀 닥터들의 적절한 응급조치가 아니었다면 영영 저 세상을 갈 뻔한 끔찍한 순간이었다.
응급조치하는 장면을 바라보던 덴마크 선수들은 울음을 터뜨렸고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그의 부인이 그라운드로 뛰어들었다.
경기가 열린 곳이 코페하겐이요, 응급 닥터진이 비단 덴마크만이 아니라 핀란드에도 있으니 그네들 응급조치로 살아났거니와 그야말로 생사를 가르는 그 중차대한 순간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가슴이 벌렁벌렁했다.
에릭센이 누구인가? 덴마크 축구스타요 토트넘 핫스퍼스 시절 그는 당대 최고 반열에 오른 미드필더였다. 손흥민은 그와 동갑에 한솥밥을 먹은 처지이기에 충격이 더한 듯 이튿날 레바논 전에선 1-1로 맞선 상황에서 결승 패널티킥을 성공하고는 중계 카메라로 냅다 달려 아마도 크리스 아이 러뷰 정도로 생각되는 세러머니를 펼쳤다.
이어 그의 등번호를 손가락으로 표시하며 그의 쾌유를 기원했다.
재계약 대신 세리아아로 이적한 에릭센은 전성기 시절 폼운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안다. 그래도 그가 주는 묵직한 무게가 있다.
그는 당대 세계 최고의 미더필더 중 한 명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런 그가 왜 쓰러졌는지는 자세히 공개되지는 않는다. 다만 의학 상식으로는 저런 격렬한 운동선수들이 산소부족에 시달리거나 무엇보다 잘 잡아내기 힘든 부정맥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한다.
기적으로 생환한 그가 아마 다시 그라운드에 서긴 힘들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그라운드에서 쓰러졌기에망정이지 하마터면 골로 갈 뻔했다. 불행 중 다행이란 말은 이런 때 해당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목숨보다 소중한 게 있겠는가? 이래저래 뒤숭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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